좁아 터진 교실 안에서 아웅다웅하고 있을 우리 반 조무래기들을 생각하니 이렇게 나오기를 아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란 역시 큰 물에서 놀아야 하낟. 넓게 펼쳐진 바다를 보자, 벌써 어른이 되어 버린 느낌이었다. 그 동안 좁은 새장에 갇혀 던져주는 먹이나 받아 먹으며 새장이 세상의 전부인 줄 알고 살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 p.97
엄마는 이제 자자고 했다. 하지만 지금 보는 엄마 얼굴은 졸졸린 것 같지 않았다. 그런데도 엄마는 그만 자자고 했다. 이불을 펴고 누웠다. 나도 생각이 많아져서 잠이 잘 안왔다. 그래도 억지로 눈을 감고 자려고 했다. 그러는데 엄마가 내 쪽으로 돌아누웠다. 엄마는 내가 자는 줄 알았는지, 머리를 쓸어 주었다. 오늘따라 왠일인지 엄마는 나를 세게 끌어 안았다. 숨이 막혔다. 그 상태에서 엄마의 젖가슴은 크게 부풀었다가는 떨리면서 작아지곤 했다. 그 애 엄마는 안 울었지만, 우리 엄마는 울고 있다.
--- p.243
언제나 그런 생각을 해 왔었다. 학생부에 불려오는 아이들은 왜 꼭 차디찬 시멘트 바닥에 개처럼 엎드려 경위서니 반성문이니를 써야 하는 걸까를. 설령 아주 큰 잘못을 했다 할지라도 아이들을 그렇게 대접해서는 안되다는 생각을.
--- p.135
"난 그 자식한테는 하나도 미안하지 않아! 그런 식으로 엄마를 놀리면 또 때려줄 테야. 하지만 눅 그러는데, 부모 없는 애를 괴롭히면 그 애도 벌을 받아 똑같이 고아가 된대. 녀석에게 잘 못했다고 빌어서 벌을 안 받는다면 그렇게 하겠어. 하지만 난 엄마가 죽는 건 싫어. 엄마가 없으면 나도 땅에서 남이 발로 밟은 것 주워....." 내 의지와는 전혀 다른 무관한 망할 놈의 울음이 껄떡껄떡 목에 걸려 나는 말을 채 마치지 못했다.
--- p.35
"난 그 자식한테는 하나도 미안하지 않아! 그런 식으로 엄마를 놀리면 또 때려줄 테야. 하지만 눅 그러는데, 부모 없는 애를 괴롭히면 그 애도 벌을 받아 똑같이 고아가 된대. 녀석에게 잘 못했다고 빌어서 벌을 안 받는다면 그렇게 하겠어. 하지만 난 엄마가 죽는 건 싫어. 엄마가 없으면 나도 땅에서 남이 발로 밟은 것 주워....." 내 의지와는 전혀 다른 무관한 망할 놈의 울음이 껄떡껄떡 목에 걸려 나는 말을 채 마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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