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예술이란 사회현실을 반영하고 사람들을 사상 정서적으로 교양하는 사회적 이데올로기다. 곧 예술은 주체사상을 교양하는 사회적 도구다. 예술이 이데올로기적 도구로 작동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과 그 생활을 현실 그대로의 모습대로 그리는 과정, 즉 ‘형상화’ 과정이다. 이는 달리 표현하면 형상대상, 형상수단, 형상방식의 문제이다. ---p.4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가요를 가극화하는 내용이다. 이는 혁명적 대작의 내용을 말한다. ‘혁명적 대작을 더 많이 창작하자(1963.11.5).’에서 말하는 ‘혁명적 대작’은 역사적 사건을 줄거리로 조선혁명의 발전과 함께 투쟁 속에서 자라나는 주인공들의 전형적인 모습을 그려낸 것이다. 특정한 묘사방식이나 형상 수단에 관계없이 소설, 연극, 영화, 가극 등 모든 형식으로 창작되며 혁명과 투쟁을 위한 전형적인 인간의 성격과 생활을 형상화하여 인민 대중들로 하여금 혁명적 세계관을 세워 혁명 투쟁의 경험과 방법을 체득하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p.11~12
영화예술론에서는 영화의 사회적 소통과정을 ‘영화문학의 창작 → 영화예술의 제작 → 국가 및 당의 보급’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소통과정은 당 조직의 지시에 따라 행정조직을 거쳐 사회단체로 전달되면서, 그 작가가 구성원으로 소속되어 있는 집단에 의해 이루어진다. 당 조직은 영화예술과, 예술지도과, 선동과를 하부조직으로 가지고 있는 선동부와 그 상위조직인 선전선동부로 구성된다. 행정조직은 내각 문화성 산하에 있는 보급처, 계획처, 생산처, 기술처, 제작처, 재정처, 자재상사를 하위조직으로 두고 있는 영화총국이다. 당의 영화예술과에서 제작 지시가 내려오면 내각 문화성의 영화총국은 관련 실무 행정을 담당하고, 사회단체에서는 영화 제작에 착수하게 된다. ---p.48~49
이러한 작품의 주제와 창작 방향의 제시는 혁명적 문학예술의 지침이 된다. 그 지침은 대내적으로는 김일성의 지배체제를 강화하고 대외적으로는 수정주의로부터 체제를 보존,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그 결과 이 시기 혁명적 대작 영화는 김일성을 중심으로 한 항일빨치산들의 집단적 영웅주의를 형상화하면서 혁명적 낙관주의와 노동계급의 공산주의적 풍모, 사회주의적 애국주의 그리고 반미구국투쟁과 조국통일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경우에 따라 다부작으로도 제작된다. 이 시기 혁명적 대작 영화는 공산주의 체제의 강화를 시대 사명으로 삼고자 한 것이며, 혁명적 대작의 다부작 영화는 김일성을 중심으로 한 항일빨치산들의 집단적 영웅주의 영화로서 김일성의 유일 체제를 형상화하는 수령형상영화로 나아가는 토대가 된다.
--pp.64~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