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MBA는 ‘세계를 변화시킬 리더를 양성한다(We make a leader who make difference in the world)’는 교육이념 아래 전 과정이 ‘글로벌 리더 양성‘을 향해 있다. 그중 핵심은 단연 케이스 교습법! 학생들은 2년 동안 500여 개의 케이스를 다루게 되는데, 실제 기업사례를 그대로 옮겨놓은 각 케이스에서 학생들은 각자 최고경영자가 되어 의사결정을 내리는 훈련을 한다.
HBS에서 내가 배운 첫 번째 케이스는 일본 전통식 레스토랑 베니하나에 관한 것이었다. 교수는 케이스에서 무엇을 중점으로 읽어야 할지를 미리 알려준다. 1) 베니하나의 조리과정이 동종 음식점과 다른 점은? 그 차이가 고객의 서비스 체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2) 바쁜 시간에도 고객 대기시간이 1시간 이내로 짧은 이유는? 3) 동종 음식점과 수입 및 비용구조를 비교했을 때 베니하나의 재료비가 적은 이유는? … 이 케이스는 90명의 학생들에 의해 조목조목 해체되고 분석된다.
‘HBS의 교육모델’ 중에서
--- p.90
하버드를 방문하는 명사들의 특별초청 강연회를 쫓아다니는 것도 학점으로 봐줘야 한다고 투정할 정도로 하버드에는 세계 명사들의 강연이 끊이지 않는다. 이 역시 리더십 훈련 과정의 연장선상에 있다. 미국에는 ‘유리천장’이란 말이 있다. 비즈니스계에서 보이지 않는 차별로 인해 여성이 고위임원으로 승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유리천장’에 도전하여 그 천장을 아예 뚫어버린 사람이 있다.
바로 HP의 전 CEO 칼리 피오리나다. 그녀는 HP의 여비서로 사회에 발을 들여놓은 지 23년 만에 CEO의 자리에 등극했다. 칼리 피오리나는 강연에서 자기 내부의 강한 나침반을 갖고 옳다고 믿는 바를 강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러면서 HP 합병 당시를 돌이켜볼 때 자신이 실수했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진솔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당시에는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무척 과격하고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사실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나는 비즈니스를 하면서 이미 20년 전에 나 자신이 여자라는 것을 잊어버렸는데, 다른 사람들은 안 그랬던 모양입니다.”
‘여비서에서 미국 최고의 여성 CEO로, 칼리 피오리나 전 HP 회장‘ 중에서
--- p.408
MBA에서 배우는 이론과 지식을 어떻게 경영현장에 활용할 수 있냐는 질문에, 웰치는 이렇게 대답했다.
“MBA 과정에서 배우는 이론은 나중에 기업 현장에 와보면 그다지 도움이 안 될 겁니다. MBA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을 다루는 법입니다.… 여러분은 나중에 최고의 멤버들로 팀을 구성해야 합니다. 그렇게 팀을 구성하고 나면, 어떤 문제든 그들이 알아서 최선의 해결책을 찾아낼 것입니다.”
그의 엄격한, 그래서 비판을 받기도 하는 근무성적평정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핏대를 세웠다.
“우리는 학교를 다닐 때 성적을 받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모두 정당하게 받아들입니다. 그런데 학교를 나와 직장에 들어가는 순간, 갑자기 평가받고 성적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왜 직장에서는 능력과 성과에 따라 평가받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20세기의 위대한 CEO, 잭 웰치 GE 회장’ 중에서
--- p.412
하버드 MBA 과정에서 전설처럼 전해 내려오는 콜드콜의 전통은 케이스 수업의 불가결한 요소다. 콜드콜이란 원래 어떤 물건을 팔기 위해 예고 없이 전화를 하거나 방문하는 것을 말하는데, HBS에서는 수업을 시작하면서 교수가 예고 없이 학생을 지목해 질문하는 것을 의미한다.
HBS 교수 : “존, 오늘 케이스를 한번 시작해보지?”
존 : (자신 있는 표정으로) “네!”
HBS 교수 : “이 상황에서 GM의 CEO인 스미스는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지?”
존 : (당황하여) “어, 오늘 케이스는 포드사에 관한 것 아닌가요?”
HBS 학생이면 누구나 케이스 준비를 끝내지 못하고 깜빡 잠들었다가 아침에 비명을 지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허겁지겁 강의실로 뛰어가며 하나님, 부처님, 천지신명을 찾으며 ‘오늘만은 제발 콜드콜에서 무사히 벗어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오늘만 무사히 넘어간다면 다음부터는 철저히 준비할 것’을 맹세하기도 한다.
‘공포의 콜드콜’ 중에서
--- p.85
프리실라볼이 열리는 날은 턱시도보다 드레스를 입은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 이유는 남학생들이 여장을 하고 파티에 나타나기 때문. 남학생들은 이날을 위해 몇 주 전부터 만반의 준비를 한다. 패션잡지를 보고 최신 유행을 파악한 후, 가장 섹시한 의상을 고른다. 파티 당일에는 가발, 립스틱, 초미니스커트, 인공가슴 등을 총동원해 여자로 다시 태어나는데, 이때 가장 고통스러운 부분은 다리털을 면도하는 과정! 스타킹을 신었을 때 맵시를 뽐내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새롭게 태어난 이 여성(?)들은 파티 도중 화장실에 갈 때, 남녀화장실 앞에서 잠시 멈칫하다가 당당히 여성화장실을 택하기도 한다. 거울 앞에서 화장을 고치는 숙녀의 특권을 누리기 위해서.
‘상상초월, 엽기무도회’ 중에서
--- p.272
HBS에서의 구직활동은 흔히 ‘지옥에서의 한 주’라고 불리는 2월 초에 정점을 이룬다. 기업설명회와 인턴십 지원 마감이 끝나면, 기업들은 인터뷰할 학생들을 선정한다.
컨설팅펌의 경우 케이스 방식의 인터뷰로 악명이 높다. ‘보스턴에는 주유소가 몇 개 있는가?’, ‘디트로이트에서는 고양이들이 매일 몇 마리나 태어나는가?’ 등의 다소 황당한 질문들을 던져 즉석에서 어떤 논리적 추론을 통해 해답을 찾는지 그 과정을 본다. 컨설팅이라는 것 자체가 비즈니스 현실에서 정답 없는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찾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옥에서의 한 주’ 중에서
--- p.196
국제기구가 주는 또 하나의 매력은 다민족, 다인종으로 구성된 이질적인 문화 속에서 여러 배경을 가진 외국인들과 함께 일한다는 데 있다. 대부분의 우리 젊은이들은 성인이 될 때까지는 다른 인종, 다른 문화를 가진 외국인들과 같이 일할 기회가 거의 없다. 그러다 보니 항상 한국적인 틀 안에서만 보고, 느끼고, 생각하며 커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앞으로 우리의 국력이 신장되고, 한국의 기업들이 세계시장으로 뻗어감에 따라 이런 다인종 문화에서도 잘해낼 수 있는 글로벌 인재들이 더욱 더 필요해질 것은 자명한 일. 반기문 UN 사무총장도 지난 30여 년간 한국의 외교관으로서 전 세계를 상대로 일을 해왔지만, 그동안 한국적인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한국의 젊은이들이여, 국제기구로 도전하라!’ 중에서
--- p.204
HBS가 가장 중시하는 것은 리더십이다 | HBS에 들어온 학생들은 결코 천재들이 아니다. 다만 한 가지 공통점은 있다. 월스트리트에 일하는 애널리스트든, 아프리카 난민촌에서 자원봉사를 했든, 언론사에서 기자로 일했든 장차 리더로서의 자질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리더십 자질은 자신이 밟아온 커리어의 궤적, 이력서, 에세이, 인터뷰 과정 등 어디에서든 분명하게 나타나야 한다.
자신의 커리어 목표에 대한 중장기적 비전을 보여라 | HBS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커리어 경력이 매우 중요하다. 앞서 말했듯이 HBS는 ‘학문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예비 학자’를 뽑는 것이 아니라, ‘실무에서 성공할 수 있는 미래의 리더’를 뽑는 실용적 학위과정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심사위원의 입장에서 자신의 차별화 전략을 세워라 | 먼저 자신이 HBS 입학사정자가 됐다고 생각하고, 모든 입학원서를 준비하라. 흔히들 한국의 지원자들은 HBS 입학사정자 입장에서 흥미로운 지원서를 만들기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지원서를 만드는 경향이 있다.
‘하버드 MBA에 입학하려면’ 중에서
--- p.3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