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mann Hesse, (1877~1962)
남독일 뷔르템베르크의 칼프에서 전통적인 신학자 집안에서 태어났다. 헤세는 4세부터 9세까지, 한 때 스위스의 바젤에서 지낸 것 외에는 대부분 칼프에서 지냈으며, 후년에 이 거리를 '겔바스아우'란 이름으로 묘사하였다. 1890년 라틴어 학교에 입학하고, 이듬해에 어려운 주(州) 시험을 돌파하여 마울브론의 신학교에 들어갔다.
그러나 천성적인 자연아(自然兒)로서, 개성에 눈뜨면서 미래의 시인을 꿈꾼 헤세는, 신학교의 속박된 기숙사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그 곳을 탈주, 한때는 자살을 시도하기까지 하였다. 노이로제가 회복된 후 다시 고등학교에 들어갔으나 1년도 못 되어 퇴학하고, 서점의 견습점원이 되었다. 그 후 한동안 아버지의 일을 돕다가 병든 어머니를 안심시키기 위해 칼프의 시계공장에서 3년간 시계 톱니바퀴를 닦으면서 문학수업을 시작하였다. 1895년 가을 튀빙겐의 서점에서 다시 견습점원이 되는 한편, 여가에 낭만주의 문학에 심취, 처녀시집 『낭만적인 노래 Romantische Lieder』(1899)와 산문집 『자정 이후의 한 시간 Eine Stunde hinter Mitternacht』(1899)을 출판하여 세상의 인정을 받았으나, 그의 문학적 지위를 확고하게 해 준 것은 최초의 장편소설 『페터카멘친트 Peter Camenzind』(1904)였다.
그는 이 해에 9세 연상의 피아니스트 마리아 베르누이와 결혼하였고, 이어 스위스의 보덴 호반(湖畔)의 마을 가이엔호펜으로 이주(移住)한 후 시작(詩作)에 전념하였으며, 1923년 스위스 국적을 취득하였다. 그후 그는, 인도 여행으로 동양에 대한 깊은 관심을 드러내기도 하였으며, 이러저러 불행한 가정사의 과정중에 작풍이 크게 달라지기도 하였으나, 1962년 8월9일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의 정신을 관통하고 있는 사상은 자기완성에 대한 갈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주요작품으로 장편소설 『수레바퀴 밑에서 Unterm Rad)(1906), 음악가소설 『게르트루트 Gertrud』(1910), 화가소설 『로스할데 Rosshalde』(1914), 3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서정적인 『크눌프 Knulp』(1915), 정신분석 연구로 자기탐구의 길을 개척한 대표작 『데미안 Demian』(1919), 주인공이 불교적인 절대경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싯다르타 Siddhartha』(1922), 제1차 세계대전 후의 혼돈시대를 살아온 탐구의 서 『황야의 늑대 Der Steppenwolf』(1927), 신학자로서 지성(知性)의 세계에 사는 나르치스와, 여성을 알고 애욕에 눈이 어두워진 골트문트와의 우정의 역사를 다룬 『나르치스와 골트문트 Narziss und Goldmund)(1930)가 있다. 또한 1946년에는 『유리알유희 Das Glasperlenspiel』(1943)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이 밖에『헤세와 로맹 롤랑의 왕복서한』(1954) 등을 비롯하여 단편집, 시집, 우화집, 여행기, 평론, 수상(隨想), 서한집 등 다수의 간행물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