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이바라키 현 출신. 코쿠가쿠인 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 오리쿠치 박사 기념 고대 연구소에서 근무 후 저술에 전념했다. 1963년 《F1 지상의 꿈》으로 닛타 지로 문학상 수상하고 1994년 《귀향》으로 나오키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감독》,《F2 그랑프리》, 《미식예찬》 등이 있다.
역자 : 오경화
이화여자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한국학 한국어교육을 수료했다. 현재 실용, 소설, 만화 등 다양한 분야의 번역가로 활동 중이며 역서로는 《굿바이 요통》, 《굿바이 어깨통증》, 《2012년 지구멸망》, 《우리 개가 달라졌어요》, 《5분 안에 우리 개 똑똑하게 만들기》, 《저축생활 교과서》 등이 있다.
야구에 문외한인 신쵸사의 출판부장이 “5백 장이 넘는 원고를 하룻밤 만에 다 읽어버렸다. 너무 재미있어서 중간에 멈출 수가 없었다.”는 에피소드를 보고 백퍼센트 공감했다. 무얼 숨기랴? 실은 나도 야구에 관해선 대략적인 규칙 정도밖에 모르는 문외한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빠르게 읽어 내려갈 수 있었던 것은 작품 속에 나오는 인간 군상들이 비단 야구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는 꼴들이기 때문이었다. (중략) 이 작품이 더욱 재미있는 것은 히로오카 타츠로라는 가상의 인물에게 실제 모델이 있다는 점이다. 작가가 헌정사에 언급한 또 한 사람의 히로오카 타츠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작중의 히로오카 타츠로처럼 히로시마 쿠레 출신의 해군 소령인 아버지를 뒀고 와세다 대학을 졸업한 뒤 현역 시절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유격수로 활약했으며 실제로 자신을 트레이드 대상에 올린 카와카미 테츠하루 감독에게 저항하며 ‘트레이드될 바엔 차라리 쿄진의 히로오카로 끝내주십시오!’라며 1966년에 은퇴했다. 그 후, 히로시마 토요 카프의 코치, 야쿠르트 스왈로즈, 세이브 라이온스의 감독직을 역임했다. (중략) 사실 나는 작중의 히로오카 타츠로를 보면서 야신 김성근 감독이 떠올랐다. 2002년 한국시리즈에서 힘겨운 접전 끝에 LG 트윈스를 꺾은 삼성 라이온즈의 김응룡 감독이 상대 팀의 김성근 감독에게 ‘마치 야구의 신 같다’라고 말하면서 그에게 붙게 된 별명이다. 소위 ‘신바람 야구’를 기치로 내걸고 있던 LG 트윈스에 ‘데이터 야구’를 들여온 것 또한 작중 히로오카 타츠로와 비슷하다. 2006년 시즌을 저조한 성적으로 마감한 SK 와이번스를 2007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것 또한 작품과 오버랩된다. 그래서 이 작품을 읽고 나니 야구 문외한인 나도 2011년 야신이 경질되었을 때 SK 와이번스의 팬들이 보여주었던 폭발적인 분노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흔히들 축구는 ‘전쟁’에 비유하고 야구는 ‘인생’에 비유한다. 흥망성쇠, 희로애락이 담겨있고 ‘야구는 9회말 투아웃 투쓰리 풀카운트까지 모르는 것이다’라는 말로 ‘인생역전’을 꿈꾸는 이들에게 희망을 던져주기 때문이다. 이 작품이 야구팬들뿐만 아니라 나처럼 야구를 잘 모르는 분들에게도 좋은 선물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그럴 거라 믿는다.---역자 후기 중에서
히로오카는 별로 놀라지 않았다. 패전이 잇따르면 감독을 갈아치우는 게 프로야구 구단주의 습성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해도 인정할 순 없었다. 물론 엔젤스는 계속된 패배로 팀도 분열되어 있고 감독은 선수들의 신뢰를 잃은 지 오래 되었다. 부진의 원인을 감독 책임으로 돌리려는 선수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일은 누가 감독을 맡아도 시즌 동안 한두 번은 있는 일이다. 그때마다 감독을 갈아치우는 방식에 히로오카는 반대였다. 결국 그것이 팀을 약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구단을 떠나는 것이 선수가 아닌 감독이라는 것을 선수들이 알게 되는 순간부터 선수들은 감독의 명령을 듣지 않는다.---p.26
6회 말, 엔젤스는 4번 허드슨의 스리런 홈런으로 3점을 만회했다. 하지만 자이언츠는 이미 13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허드슨은 다음 회가 되자 더 이상 수비를 나가려고 하지 않았다. 다른 주전 선수 대부분이 이미 그렇게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타카야나기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번 경기는 틀렸어요. 내일을 위해 우린 쉬고 젊은 선수들한테 기회를 주는 게 어때요?” ---p.62
히로오카는 자신이 그 여자를 의식한 것이 언제부터였는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걷기 시작한 직후였는지 아니면 5분 후였는지. 그러나 어느새 그녀는 그의 앞에서 걷고 있었다. 히로오카는 불현듯 마루젠 건물을 찾았다. 걷고 있는 방향에서 그것을 발견하고는 자신도 모르게 휴우, 하고 안도했다. 그녀를 미행하고 있었던 것이 아닌 것이다.---p.82
지금까지 오랜 세월 동안 엔젤스 선수들에게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일은 그 누가 감독을 맡아도 일본 프로야구계에선 불가능한 일이라 여겨져 왔다. 실제로 그들은 두 달 전만 해도 공공연히 감독에게 반항하거나 사보타주를 일삼고 자신들이 하고 싶은 야구를 할 수 있도록 감독과 별의별 흥정까지 감행했다. 그러나 지금 그들은 달라졌다. 히로오카가 감독이 됨으로써 그들은 탈바꿈한 것이다.
최고의 구단 자이언츠에서 쫓겨난 히로오카 타츠로가 리그 만년 꼴찌팀 엔젤스의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시작한다. 엔젤스 선수들에 대한 답답함과 분노를 인내하며 자신만의 무소의 뿔 같은 추진력으로 철저한 히로오카식 야구팀을 만들어간다. 페넌트레이스는 시작됐고 엔젤스는 전력질주를 시작한다. 드디어 꼴찌팀 엔젤스와 우승팀 자이언츠의 대결이 시작됐다. 승리의 여신은 누구의 손을 잡아 줄까?
NC 다이노스의 감독 그리고 한 사람의 독자로서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특히, 야구 소설만이 가능한 세밀한 상황 묘사와 빠른 이야기 전개로 소설을 다 읽었을 때 마치 한 시즌을 다 치른 느낌이었다. 또한 감독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을 해 보는 기회가 되었다. 이 소설은 야구 감독을 소재로 했지만 어쩌면 정치·경영 등 다른 분야에 계신 분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책을 다 읽는 순간 누구나 야구 감독이 되어있을 것 같은 책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김경문 감독 (NC 다이노스)
이 책은 감독의 입장에서 바라본 야구이자 인생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실제로 야구는 감독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선수가 하나가 되어 싸워야 한다. 몸이 아닌 글로 경험한 색다른 야구였지만 실제 경기의 긴장감이 고스란히 전해져 또 다른 야구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었다. 한대화 감독 (한화 이글스)
이 책엔 야구와 드라마 그리고 사람이 있다. 특히나 약자가 어떻게 강자로 변모하는지, 실패 속에서도 어떤 과정으로 성공의 교훈을 찾을 수 있는지 그 과정과 내용을 깊이 있게 다뤘다. 한 편의 야구 드라마를 보고 싶다면, 그라운드 이면의 숨겨진 야구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학자와 유명 CEO의 뻔한 성공담이 아닌 생생한 야구현장을 통해 자기계발과 처세술을 익히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한다. 이 책을 펴는 순간 당신은 생애 최고의 인생 감독을 만나게 될 것이다. 박동희 기자 (스포츠춘추, ‘MBC 베이스볼투나잇’ 야 고정해설)
이 책의 저자 에비사와 야스히사의 야구 지식은 전문가 뺨치는 수준이다. 이 해박한 지식을 주인공 히로오카 타츠로 감독의 눈으로 고스란히 전달하고 있다. 단지 야구를 좋아하기만 한다면 이 책을 통해 야구를 감상하는 새로운 관전 포인트를 가져보는 건 어떨까? 현재의 야구와도 일맥상통하는 이 책을 야구팬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허구연 (KBO야구발전 실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