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옥(賈寶玉)이 돌이 되자 아버지 가정은 아들 앞에 갖가지 물건들을 늘어놓고 돌잡이를 시켰다. 그런데 보옥은 다른 물건은 쳐다보지도 않고 손을 뻗어 여인들의 지분과 장신구를 손에 쥐고 노는 것이 아닌가. 이를 본 가정은 “이 놈은 기껏해야 주색에 빠진 탕아가 되겠구나!”라며 크게 노하였다. 그리고 그 후로는 보옥을 전처럼 귀여워하지 않았다. 그러나 가정의 어머니 사태군(史太君)만은 이 손자를 유독 사랑하여 금이야 옥이야 애지중지했다.
꽃 장례 치러주는 내 어리석음 비웃지만 나 죽으면 뉘 있어 나를 묻어줄까? 봄날은 다하고 꽃은 시들어 떨어지니 청춘의 무상함도 그와 같아라 봄은 지나고 홍안은 늙어 백발이 되나니 꽃은 지고 사람은 떠나는 것이거늘
조운은 처첩 중에서 소식의 심경을 가장 잘 헤아렸다. 한 번은 소식이 퇴청하여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고 후원을 거닐고 있다가 돌연 시중들고 있던 첩과 시녀무리에게 자기 배를 가리키면서 물었다. “너희들이 보기에 이곳에 무엇이 들어 있는 것 같으냐?” 한 시녀가 “대감의 뱃속은 명문(名文)으로 가득하십니다.”라고 대답하자 소식은 고개를 저었다. 이번에는 또 다른 시녀가 “지식과 견문이 가득하십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소식은 역시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때 조운이 살포시 웃으면서 “시류에 영합치 않으려는 고집으로 가득 하신 줄 아룁니다.”라고 대답하자 소동파가 배를 움켜쥐고 껄껄 웃으면서 “나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너뿐이로다.” 라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