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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우리는 지구를 떠나요

안녕, 우리는 지구를 떠나요

: 일어났던 멸종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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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6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196쪽 | 350g | 135*188*20mm
ISBN13 9788946186248
ISBN10 8946186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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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글 : 지은이
어린이를 위한 과학 콘텐츠 기획자로 활동하며 책을 만드는 사람보다 책이 만드는 사람이 훨씬 많다는 믿음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상상력의 경계를 허무는 과학을 사랑하며 지구 곳곳의 아름다움을 찾아다니는 탐험가이기도 합니다.
그림 : 이연옥
평소 따뜻하고 유머 있는 그림을 그리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린이 동아일보에 「티나의 다이어리」를 연재하였으며, 과학동화 『사이보그 소녀 치치』 (전 3권) 그림과 영화 크로싱에 나오는 동화를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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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대기를 뚫고 들어온 감마선은 하늘에서 폭발하는 거대한 핵폭탄 같아요. 이 엄청난 폭발력은 오늘날 지구 전체에 흩어져 있는 핵폭탄을 한꺼번에 다 터뜨린 것보다도 수천 배나 강력하지요. 공기 입자 하나하나가 다 파괴될 정도니까요. 하지만 폭발하는 순간 하늘은 화려하고 아름다운 레이저쇼가 펼쳐지는 것 같습니다.

수온이 점차 상승한 바다와 강은 끈적끈적한 조류에게 점령되어 물속에는 산소가 부족했어요. 조상님 물고기들은 더 이상 물에서만 살 수 없다는 것을 알았지요. 살아남기 위해 새로운 환경을 찾아 나섭니다. 그리고 수백만 년이 흘러 진화라는 무장을 갖추고는 상륙작전을 시작합니다.
드디어 육지로 올라온 조상님 물고기는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육상으로 이주한 손이 달린 물고기들은 지느러미를 포기하는 대신 손과 발을 튼튼하게 만들어 관절을 발달시켰어요.

대재앙으로부터 바다는 안전할까요?
삼엽충 가문의 마지막 후손이 먹을거리를 찾아 바다 밑을 기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보글보글 물방울이 피어오르더니 사방에 방울이 가득해졌어요. 오랜 세월 수온이 낮은 해저에 얼어 있던 메탄이 녹기 시작한 것이지요. 메탄은 우리들이 뀌는 방귀에도 아주 조금 들어 있는 가스인데,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강력한 온실가스랍니다.
용암 때문에 따뜻해진 바다에서 엄청난 양의 메탄이 분출되면서 바다는 물기둥을 쏘아 올립니다. 메탄가스 기둥에 휘말린 삼엽충은 빠져나오지 못하고 바다 위로 빨려 올라갑니다. 누가 최후의 삼엽충이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삼엽충의 시대는 여기서 끝나버리지요.

지름이 10킬로미터나 되는 거대한 소행성의 끝 부분이 지금의 멕시코가 있는 유카탄 바다에 닿는 순간, 소행성의 반대쪽 끝은 아직 성층권이라 불리는 대기권 바깥에 있습니다. 대기권을 통과한 부분은 수천 도의 온도로 끓어 고체가 액체 상태를 거치지 않고 바로 기체가 되어 날아가고 있어요. 유카탄 바다에 살고 있던 암모나이트와 상어, 버스보다 긴 악어처럼 생긴 모사사우루스는 소행성이 바다에 닿는 순간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져버렸습니다.

천적이 없는 평화로운 섬에서 위험에 처한 적이라곤 없던 도도는 난생 처음 보는 사람들을 경계하기는커녕 호기심에 부풀어 다가갔지요. 어쩌면 사람들과 친구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는지도 몰라요. 그러나 도도에게 돌아온 건 인간의 손에 멸종된 가장 유명한 동물이라는 서글픈 묘비명이었답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새를 죽였던 걸까요? 이건 조금 무서운 이야기입니다. 너무나 흔해서 절대로 없어지지 않을 거라고 믿었던 새가 멸종하고 만 것이니까요. 최후의 여행비둘기 ‘마르다’는 그 새를 보호하기 위해 대통령 부인의 이름까지 붙여주며 애쓰던 사람들에게 경고를 남기고 떠나갔습니다.
“자연이 언제까지나 너희 곁에 당연히 있어줄 거라고 방심하지 마!”

중국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양쯔강에는 모터 달린 배들이 씽씽 내달렸고, 모터 소리가 요동치는 물속은 끔찍한 소음 왕국이 되었어요. 아주 밝은 귀를 가졌던 양쯔강돌고래는 온갖 배들이 다니면서 24시간 내내 부르릉거리는 엔진 소리에 그만 귀가 멀고 말았어요. 수많은 양쯔강돌고래들이 방향을 잃고 배에 부딪쳤고, 보트의 프로펠러에 몸이 찢기고 그물에 걸렸어요. 게다가 마구잡이로 버려진 유독한 쓰레기와 산업 폐기물에 중독되었습니다.

여전히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30킬로미터를 걸어왔는데, 이게 무슨 일일까요? 꽁꽁 얼어붙어 있어야 할 바다에 파도가 넘실거리네요. 물범이 사는 바다 얼음은 차가운 바다 너머로 멀어지고 있어요. 아직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잘 모르는 아기곰은 엄마곰의 다리 사이에서 얼굴을 내밀고 바다가 신기한 듯 바라봅니다.
엄마곰과 아기곰이 있는 섬과 북극을 이어주어야 할 바다 얼음은 모두 어디로 간 걸까요?

어린이들이 앞장서서 게이코를 바다로 돌려보내자는 운동을 벌였답니다. 전 세계 수만 명의 어린이들이 게이코를 구해 달라고 부탁하자 어른들은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었어요. 마치 영화에서처럼 게이코에게 자유를 찾아주길 바랐던 어린이들의 마음이 기적을 만들어낸 거예요. 게이코의 주인과 멕시코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게이코를 바다로 돌려보내는 대대적인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그 고래의 눈을 본 순간 내 인생은 영원히 바뀌었어요. 고래는 알고 있었어요. 내가 무엇을 하는지, 인간들이 무슨 짓을 하는지를 알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 순간부터 모든 것을 바쳐 고래를 지키기로 했어요. 인간을 위해서가 아니라 동물을 위해서 말입니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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