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관찰과 추리의 경계를 명확히 가르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겠어. 나는 자네 발등에 황토흙이 묻어 있는 걸 관찰을 통해 알았네. 그런데 윅모어가 우체국 건너편에는 도로 공사를 하느라 길을 파헤쳐 놓아서 흙이 드러나 있지. 그 흙을 밟지 않고선 우체국에 들어가기가 어려워. 그리고 유난히 붉은 황토는 내가 알기로는 이 근방에서 거기 말고는 없네.
사건 의뢰가 뜸하자 무료함을 달래지 못하고 약물에 빠져 있는 홈즈. 그때 갑자기 참하고 단정한 한 숙녀가 자문을 구하러 온다. 모스턴 양에겐 몇 년 전부터 무슨 이유에선가 일 년에 한 번씩 아주 귀한 진주를 보내오는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그 사람이 그녀에게 직접 만날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혹시 무슨 일이 있을까 싶어 홈즈와, 그녀에게 한눈에 빠진 와트슨과 동행하여 찾아간 집은 아주 호화로운 새디어스 솔토라는 사내의 집. 그리고 그에게서 진주의 사연을 듣게 된다. 그리하여 모스턴 양의 실종되었던 아버지가 그의 아버지 숄토 대령과 인도의 동인도 회사에서 함께 근무했던 사실이 밝혀진다. 그러나 재물 욕심을 버리지 못한 그의 아버지는 임종 직전에 가서야 자기보다 먼저 죽은 친구의 딸에게도 그때 갖게 된 보물들을 나눠줘야 함을 얘기하고, 쌍둥이인 숄토 형제는 집 안에 어마어마한 보물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나 보물을 위치를 얘기하려던 찰나, 창가에 비친 누군가의 모습에 숄토 대령은 말을 못 끝내고 임종한다. 온갖 꾀를 동원하여 마침내 보물의 위치는 찾아냈으나, 욕심 많은 형은 모스턴 양에게 보물을 전해 주기를 마뜩찮아 한다. 그러나 새디어스 숄토는 그에 반대하여 모스턴 양에게 연락을 취하고, 결국 형의 집으로 간 그들은 끔찍하게 뒤틀린 미소를 지은 채 죽어 있는 형의 시체만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안에서 잠겨 있는 방 안에 놓인 시체 옆에는 <네 사람의 서명>이라는 말이 씌어져 있는데.......사건의 해결을 찾아, 보물의 원 주인이었던 네 사람이 서명을 하게 된 동인도 회사의 세포이 항쟁이 일어난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