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4년 프랑스의 루앙에서 부유한 선장의 아들로 태어났다. 27세 때 신문기자가 되었고 신문에 몇 편의 단편소설과 장편 연재소설을 발표했다. 그의 초기작들은 주로 구스타프 플로베르와 모파상의 영향을 받은 심리소설들인데, 몇 권의 단행본을 내었으나 별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였다. 그러나 그 뒤 추리소설로 방향을 바꾸어 1905년 아르센 뤼팽을 주인공으로 한 단편을 발표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고, 그 이듬해에는 단편집 『괴도 신사 아르센 뤼팽Arsene Lupin, Gentleman Cambrioleur』을 간행하였는데, 도적과 명탐정의 1인 2역을 하는 괴도 뤼팽의 통쾌한 행동이 독자의 환영을 받았다. 그 뒤 계속하여 뤼팽을 주인공으로 하는 일련의 소설을 발표하여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그의 작풍은 차차 추리소설에서 모험소설 내지 스릴러로 옮아갔으며 뤼팽도 국민적 영웅으로 변모해 갔다. 대중소설 작가로서의 공적으로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아르센 뤼팽 대 헐록 숌즈Arsene Lupin contre Herlock Sholmes』(1908) 『L’Aiguille Creuse』(1909) 『813』(1910) 『수정(水晶) 마개Le Bouchon de ristal』(1912) 등이 있다. 1941년 페르피냥에서 사망했다.
역자 : 이주영
숙명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월 한불과를 수료했다. 「로트랙」, 「빨간 모자 소녀」, 「멋진 게임」, 「골든 걸」등의 영화와 『어린왕자』, 『순수한 열정』, 『마음의 마술』등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아를레트는 냉정을 되찾고 강해졌다고 느낀 나머지 감정적인 이끌림에 굴복해 그야말로 경솔하게 행동하고 말았다. 남자가 현관 문을 밀고 공범인 여자가 타일 위를 가볍게 걸어가다가 잠시 아를레트의 어깨에서 손을 뗐다. 아를레트는 갑자기 머리를 덮고 있던 천에서 풀려나자 눈 깜짝할 사이에 빠른 걸음으로 계단을 올라가서 대기실을 지나 살롱으로 들어갔다. 살롱으로 들어간 아를레트는 재치를 발휘해 조심스럽게 문을 닫았다.
두꺼운 전등갓을 씌운 손전등에서 동그란 모양의 빛이 나오며 방 안을 희미하게 비추었다. 이제 무엇을 해야 하지? 이제 어디로 도망쳐야 하나? 아를레트는 방 안쪽에 있는 창문 두개 중 하나를 열려고 했지만 허사였다. 납치범들이 자신을 찾아 살롱부터 조사를 시작했다면 벌써 들이닥쳤을 시간이다. 그들이 살롱으로 들어가 자신에게 달려드는 상상을 하자 아를레트는 두려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