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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 취한 꽃을 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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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 취한 꽃을 줍다

리브 | 동아 | 2018년 08월 23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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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8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512쪽 | 670g | 147*210*55mm
ISBN13 9791163020707
ISBN10 116302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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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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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뱀파이어라고 하면, ‘흡혈귀’로서의 이미지가 강하다. 사실 그들은 인간보다 아름다운 외모와 강력한 체력 및 힘, 긴 수명, 개인마다 다른 고유 능력 등 무수한 장점을 제외하면 인간과 별다를 바 없었다. 순수한 혈통의 뱀파이어는 인간의 피를 전혀 섭취하지 않았다.
하지만 뱀파이어와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뱀파이어들은 사정이 다소 달랐다. 두 혈통의 피는 그 성질이 워낙 달라서 융화되기 힘들었다.
그래서 그들은 인간의 피를 지속적으로 섭취하여 양측 피의 균형을 맞추거나 뱀파이어의 피를 지속적으로 섭취하여 순수 혈통에 가까운 뱀파이어가 되는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했다.
과거, 인간과 뱀파이어 사이에 대규모 전쟁이 발발한 후 순수 혈통의 뱀파이어들은 오지로 숨어 버렸다. 그래서 혼혈 뱀파이어들에게는 인간의 피를 지속적으로 섭취하여 육체의 균형을 유지하는 방법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이런 점 때문에 대부분의 인간들이 뱀파이어가 인간의 피를 섭취하면서 살아간다고 오해하게 된 것이다.
“빌어먹을! 인간이나 뱀파이어나 하여간 남자들이 문제예요. 아니, 자식을 낳았으면 책임을 져야지. 엄마에게 날 맡겨 놓고, 지는 이날 이제껏 머리털 하나 안 보이고. 딸인 내가 피를 못 먹고 뒤지든 헌터들에게 잡혀서 뒤지든 상관없다 이거지? 아, 놔! 어디든 걸어가다가 넘어져서 얼굴이 갈려도 시원치 않을 놈!”
순혈 뱀파이어인 그녀의 아버지는 무책임했고, 비겁한 헌터들은 강한 순혈 뱀파이어는 자신들을 건드리지 않는 한 그냥 내버려 두면서 상대적으로 약한 혼혈 뱀파이어는 죽어라 쫓아다녔다.
쓰러진 모델 K 말고는 근처에 아무도 없겠다, 배는 고프고 짜증도 나겠다, 이설은 그간 쌓인 울분을 털어 내려는 듯 쉬지 않고 입을 놀렸다.
한바탕 떠들고 나니 마음은 조금 후련해졌지만, 배는 더욱 고파졌다. 이설의 시야가 차츰 흐려졌다. 머리도 어찔어찔했다.
“적어도 여섯 시간 내에는 사냥을 해야 하는데…….”
그리 중얼거리던 이설의 눈에 잘빠진 모델 K의 얼굴이 들어왔다.
그래, 배고픈 와중에도 잘생긴 놈은 반짝반짝 빛나 보이는구나. 거참, 보면 볼수록 맛있게 생겼…….
“헐! 나, 바본가 봐. 음식이 바로 눈앞에 있는데!”
이설이 자신의 머리를 가볍게 쥐어박았다. 그리고 K의 매끄러운 목에 이를 박으려다가 잠시 멈칫했다.
“잠깐. 이 사람은 유명한 존재고, 일이 잘못 풀렸다간 골치 아파질 수 있는데. 뭔가 뒷감당 대책을 세워 놓지 않으면…….”
허기와 갈증으로 미쳐 가던 그녀의 시선에 K의 바지 주머니에서 비죽 튀어나온 휴대폰이 들어온 순간 신의 한 수가 떠올랐다.
“그래, 좋아!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흐흐흐.”
마녀처럼 음침하게 웃은 이설이 K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하늘색 와이셔츠의 단추를 풀자 백옥 같은 피부가 드러났다.
어쩜, 젖꼭지마저 이리 사랑스럽게 생겼는지. 진정한 미남은 뭐 하나 빠지는 구석이 없구나.
유혹의 기운을 가진 저보다 더 섹시한 그를 보면서 이설은 가슴이 설레는 것을 느꼈다.
“피뿐만 아니라 다른 곳도 한 번쯤 먹어 보고 싶게 생겼어.”
이설의 손이 아래로 향했다. 벨트를 풀고 그의 바지를 쑤욱 벗겨 내자, 고지식한 취향의 속옷이 보였다.
“좀 더 섹시한 느낌의 속옷도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에이, 재미없게시리.”
마침내 그의 분신을 감싸고 있던 얇은 팬티마저 벗기자 침을 꿀꺽 집어삼킬 만큼 매력적인 모델 K의 나체가 드러났다.
잠시 멍하니 있던 이설은 곧 정신을 차리고, 휴대폰으로 그의 나체 사진을 여러 장 찍어 댔다. 휴대폰에 패턴 잠금이 걸려 있었지만, 그가 전화를 걸 때 슬쩍 훔쳐보았기 때문에 별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미안해요, 모델 K 씨. 내가 살려면 정말, 정말 어쩔 수 없거든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해 못 할 변명을 중얼거리면서.
많은 이들이 자신을 괴물이라고 손가락질하며 욕한다 해도, 이설은 살고 싶었다. 때로는 삶이 너무 힘들고 팍팍해서 다 포기하고 싶어졌지만, 그래도 살아야 했다. 자신을 위해 희생한 어머니를 생각하면 악착같이 살아남아야 했다. 이설은 살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었다.
K의 육체는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이설은 인터넷 설문조사에서 그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섹시한 남성 1위’에 오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오랜만에 눈 호강 하는 기분이다.
“이것으로 뒷감당 작업 끝! 그럼 잘 먹겠습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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