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한국전쟁 직전 미국과 소련에 의해 남과 북으로 갈린 채 살아가야 하던 경북 안동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이다. 열세 살 여자 아이 연수는 미군 흑인과 고모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 후정이를 친 동생인 귀남이와 함께 동생처럼 돌본다. 낮이나 밤이나 틈 날 때마다 지나다니는 폭격기 소리는 점점 커져오는 전쟁을 예감하게 한다. 결국 전쟁이 터지고, 미군과 국군은 인민군을 잡는다며 죄없는 마을 사람들까지 위협하고 죽이기까지 한다. 미군의 폭격으로 덕수는 어머니마저 잃고, 연수네와 살게 된다. 다시 인민군이 마을을 차지하며 연수 아버지는 인민위원회에 들어올 것을 강요당한다. 잠시 인민군이 후퇴하는 사이에 연수 아버지는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국민방위군’에 자원한다. 연수네는 아버지를 기다리는 가운데, 미군의 폭격으로 불에 탄 마을 당산나무 아래에서 국민방위군으로 들어갔다 죽기 직전에 탈출하여 쓰러져 있는 대학생 운현을 구해 준다. 전쟁으로 가족을 다 잃어버린 운현에게서 국민방위군의 참혹한 상황을 전해들은 연수 엄마는 운현에게 가족을 부탁한 채, 아버지를 찾아 부산으로 떠난다. 마침네 연수네는 혼혈아 후정이, 아버지가 인민군으로 가 버린 덕수, 전쟁의 상처를 온 몸으로 안고 사는 운현이 오빠. 이들은 한 가족이 되어 차가운 겨울을 이겨내고 새봄을 기다린다. 그리고 부산에 간 엄마에게서 반가운 편지를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