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가 크고 체력이 빈약하며, 얼굴이 크고 태양을 숭배했던 호모 사피엔스가 혹한의 바위투성이 대륙에 살던, 한랭 기후에 특화된 네안데르탈인을 정복했다는 것은, 새롭고 색다른 것에 적응하는 우리의 재능을 입증한다. --- pp.32-33
눈에 띄는, 창조적인 인물들의 전기에는 예외 없이 그들이 새로운 것에 이끌리고, 그것을 배워나감으로써 그 업적을 이룩하는 데 필요한 통찰력의 조각들을 축적할 수 있었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 --- p.52
새로운 대상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 반응은 우리를 재난에서 보호해줄 수 있지만,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이득이 될 만한 일을 추구하는 데 방해가 될 수도 있다. 누구나 두려움 때문에 포기했던 기회들을 훗날 후회하
며 돌이켜보는 일이 있지 않은가. 휴가지에서 스쿠버다이빙을 하는 데 겁을 집어먹지만 않아도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보게 될 것이다. 막 개발이 시작된 인근 지역에 멋진 콘도를 사는 것을 지나치게 걱정하지 않는다면, 후일 터무니없이 비싼 값을 치르지 않아도 된다. 소개팅 자리에서 꽁무니를 빼지 않는다면 멋진 이성을 만날 수도 있다. --- p.56
심리학자 폴 실비아는 개방성의 화신인 듯한 사람들에 대해 이렇게 정리했다. “그들은 곧잘 ‘내가 인생에서 뭔가 놓치고 있는 건 아닌가? 내가 뭘 해야 하지?’라고 생각한다. ‘서부로 이주해서 뭘 해야 할지 정확히는 모르겠어.’ 혹은 ‘내 사업을 시작하자.’라는 식으로 그 답의 결과가 지나치게 불확실해도, 이들은 이런 가변적 특성조차 매력적으로 느낀다.” 반대로 혁신회피자들, 빅5모델에서 ‘경험에 대한 폐쇄성’으로 묘사되는 사람들은 자신이 누구인지,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철저한 현실감각을 가지고 있다. --- p.73
생물학적 요소가 근본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도 사실이지만, 경험은 새로움과 색다름에 대한 개인적 반응을 형성하는 데 매우 중대한 역할을 한다. 때문에 잘드는 혁신애호가 아들을 어떻게 길러야 할지 걱정하는 부모들에게 이렇게 조언해주곤 한다. “그 성향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이끌어주세요. 암벽타기는 내버려 두시고, 유흥업소에 가는 건 막으면 됩니다. 그렇게 약간의 제약을 두고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걸 하게 둔다면, 많은 경험을 쌓게 될 겁니다.” --- pp.112-113
코지넷은 “우리가 신제품에 흥미를 느끼는 이유는 그것에 내재된 새로움뿐만이 아니라 그 새로움이 ‘개인을 표현하는 수단’과 같이 새로운 영역으로 가는 통로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 p.155
이메일 수신음, 블랙베리의 메시지 수신 불빛에 대한 집착은 한 가지 실험을 떠올리게 한다. 쥐들은 코카인 양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레버를 누를 수 있게 하면, 죽을 때까지 레버를 눌러 코카인을 흡입했다. 우리는 이미 소형 전자기기에 대한 관계 수준이 정신건강의 척도임을 알고 있다. 우리는 온라인상에서 너무 오랜 시간을 보낸다고 우려하는 한편, 접속이 끊기면 어떤 정보를 놓치게 될까 전전긍긍한다. 놀라운 스마트 기기들에 열정을 불사르면서도, 그것에 중독될지도 모른다고 불안해한다. 새로운 정보의 양이 증가할수록 이런 관심과 불안간 사이의 갈등, 즉 접근-회피 갈등이 극대화되고 있다. --- -p.186-187
“우리는 작동법을 이해하지도 못할 디지털 카메라를 삽니다. 그러고 나서 또 이해도 못할 스마트폰을 사지요.”라고 슈바르츠는 말한다. 그는 전자 정보를 다루는 데 있어 지나치게 많은 선택의 부정적인 측면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구글은 우리에게 세상의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게 해줍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중 어느 것 하나 좋은 게 없다는 걸 알고 있죠.” 선택 가능성이 적은 인생은 일견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지만, 슈바르츠는 “우리를 진짜 자유롭게 하는 건 제약 속에서 자유를 누리는 겁니다.”라고 말한다. --- p.204
미디어 학자인 로버트 톰슨에 따르면 “21세기의 전환점에서, 인류의 이야기는 필사적으로 자극과 새로움을 추구하는 종족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을 얻기 위해 무한한 자료더미를 걸러내야 하는 종족으로 이동했다. 우리는 정보 수집가이자 사냥꾼에서 정보 편집가로 전환해야 한다.”
--- p.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