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들을 들여다보면 저희끼리 살아가는 모습이 참 신기하고 오묘합니다. 새끼를 낳아 돌보고, 먹이를 구하고, 치장을 하고, 겨울을 날 준비를 하는 과정이 사람과 다를 게 없습니다. 그래서 벌레마다 그 특징을 살펴 사연을 붙여 주기 시작했는데, 하면 할수록 벌레들이 진짜 그렇게 살았을 것 같은 생각이 들면서 이웃사촌처럼 정답게 여겨졌습니다. 그 재미에 빠져서 처음에는 혼자 벌레 이야기를 쓰다가 지금은 가르치고 있는 중학생 친구들을 끌어들여 같이 쓰고 있습니다. 이 책에 실린 곤충 전설은 그렇게 만든 이야기 가운데 열두 편을 골라낸 것입니다. 동화이긴 하지만 이야기의 바탕을 이루는 각 곤충의 생김새와 생태적인 특징을 정확하게 살피느라 나름대로 애를 썼습니다. 관심을 갖게 되면 모든 것이 새롭게 보입니다. 지난여름 강화도 산자락에서 이 글을 쓰고 다듬는 동안 온갖 벌레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난 뒤에 벌레들이 새롭게 눈에 띄는 경험을 했으면 좋겠고, 그렇게 만난 벌레들을 외면하거나 무시하지 않고 단 1분이라도 쪼그리고 앉아 지켜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관심을 가지면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 생겨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