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 책에서 보여 주고자 하는 것은, 콘체른의 권력 남용과 음모가 개별적인 사례라기보다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는 자연의 법칙이 아니며 콘체른의 로비와 정부에 의해 법칙이 되었다. 이는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였지만 모두의 손해가 되었다.
이 책의 끝에서 우리가 비판의 대상인 콘체른들을 선별해 놓았는데,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목록에 없는 기업들이 공정한 거래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단순히 이 책에서 선별된 브랜드 상품을 구입하지 않는 것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공동의, 조직화된 행동과 법적인 규제를 통해서만이 다국적 기업의 변화를 강제할 수 있다.
---「서문」중에서
자본주의의 세계화,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의 정치적 지배, 국제 콘체른들의 권력 집중, 그리고 금융 시장에서의 투기는 전 세계의 부가 극단적으로 집중되는 결과를 낳는다. 흔히 은행과 투자펀드들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당신의 돈을 우리에게 주면 우리는 그 돈이 당신을 위해 일하도록 만들겠습니다!” 그러나 돈은 저절로 일하지 않는다. 부유한 사람의 자본이 주식 투자와 스스로의 노동 없이 증가한다면 그것은 단지 다른 이들이 너무 적은 임금으로 뼈 빠지게 일해야 했기 때문이며, 환경과 사람들이 착취당했기 때문이다.
--- p.47
기아와 빈곤의 원인은 인구 과잉 때문도 아니고, 가난한 나라들의 농업과 기후적인 조건들이 나빠서도 아니다. 기아와 빈곤은 무엇보다 전 세계 부의 불공정한 분배가 가져온 결과다. 다르게 말하자면, 식료품 콘체른과 원료 콘체른 들이 이 부를 자신들만을 위해서 쓰며, 부유하고 힘 있는 자들, 콘체른, 은행, 정부가 이윤 창출을 위해 세계의 나머지를 거리낌 없이 착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 p.49
브랜드 기업들은 콘체른이 세계에서 특별한 역할을 수행한다. 우리는 단지 품질이나 가격 때문에 브랜드 상품의 구매를 결정하지 않는다. 우리는 즐거움을 사는 것이다. 따라서 브랜드의 이미지는 기업의 경제적 성과에 영향을 미친다. 소비자들은 ‘나이키냐 아디다스냐’, ‘마이크로소프트냐 애플이냐’, ‘아이폰이냐 갤럭시냐’를 두고 논쟁할 때 아주 감정적이 된다. 이것은 브랜드 기업들이 광고와 이미지 관리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 결과다.
--- p.49
자본주의 시장 경제는 경쟁에 기반을 둔다. 모두가 균등한 힘을 갖고 규칙에 합의했다면 경쟁은 많은 이들에게 높은 성과를 위한 자극이 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의 경제 생활에서는 거의 항상 같은 이들이 이긴다. 부유하게 태어난 사람은 자본, 교육, 네트워크 등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약자들을 간단하게 제친다. 신자유주의자들이 말하는 “자유 시장”은 없다. 왜냐하면 모두가 똑같이 자유롭지는 않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에서 부유한 자들은 기울어진 축구 경기장을 위에서 아래로 뛰는 것과 같다. 거기다 그들은 경기 규칙까지 일방적으로 정해 놓았다.
--- p.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