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표지의 하얀 순면 티셔츠는 싸구려 할이 매장에서는 3달러에, 최고급 브랜드 매장에서는 30달러에 팔릴 수도 있다. 티셔츠에 어떤 가격이 매겨지고 어디에서 팔리게 되는가는 오로지 옷깃에 붙은 브랜드 이름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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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는 회사의 가장 가치 있는 자산들 가운데 하나이다. 그런 만큼 현명한 회사는 그들의 브랜드를 자산화하는 것의 중요성을 잘 안다. 사실 브랜드는 제품이나 서비스 그 이상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그 회사가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더 나아가서 어떤 회사인지 나타낸다. 그렇다 보니 브랜드는 회사의 존재 이유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브랜드를 자산화하면 회사의 성장 목표를 더욱 빠르고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회사들은 브랜드의 힘을 극대화하지 못하고 잠재적인 재무 이익을 잃어버리고 있다.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어 보자. 현재 1억 달러 매출을 올리는 회사라면 적절한 브랜드 관리만으로 5년 안에 3천에서 5천 달러 이상 매출을 더 증가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브랜드가 가장 중요한 성장 무기로 이용될 때만 얻을 수 있는 이익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브랜드는 무형이지만 회사를 나타내는 중요한 구성 요소이다. 실제로 소비자들은 제품이나 서비스와 관련을 맺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와 관련을 맺는다. 그런 면에서 브랜드는 고객과의 일련의 약속으로서 신뢰와 일관성을 포함한 소비자들의 기대를 모아놓은 것이다. 때문에 강력한 브랜드는 소비자의 마음 한 곳에 자리 잡고서, 그 브랜드가 언급되면 모든 사람들이 같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예를 들면 3M은 혁신이라는 생각을 불러일으키고, 홀마크 카드는 소비자를 배려한다는 생각을 주며, 페덱스는 정확한 배달을 의미한다. 반대로 어떤 단어들은 특정 브랜드를 생각나게 해주기도 한다. 즉 패밀리 엔터테인먼트(family entertainment)는 디즈니를 생각나게 하고 개별적인 서비스(personal service)는 노드스트롬 백화점이 튀어나오게 하는 한편, 자유분방함(irreverence)은 버진을 나타내고, 개인의 능력(individual performance)은 나이키를 연상시킨다.
한편 브랜드는 비슷한 제품이나 서비스들 중에서 고유한 특징, 속성 등을 차별화해 주는 역할을 한다. 타이드 세탁 세제가 서프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는가? 스타벅스가 카리브 커피보다 더 맛있는가? 소니가 JVC보다 더 월등한가? 아마도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PATH는 어떠한 작용으로 앞서가는 브랜드를 만드는가? PATH는 약속(Promise), 수용(Acceptance), 신뢰(Trust), 희망(Hope)의 약자로서, 무형이며 감성적이지만, 그것들이야말로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속성이다. 실제로 약속, 수용, 신뢰나 희망을 구매할 수 있는가? 그렇다. 잡을 수 없는 걸 잡아낼 수 있도록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그게 바로 강력한 브랜드 파워이다. 물론 빈약한 브랜드는 그렇지 못하다. 그런 점에서 벤츠 구매자들은 잘 정비되고 내구성이 강한, 다시 말해 신뢰할 수 있는 자동차를 산 것과 동시에 독일의 기술과 명성, 그들이 "만들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돈을 지불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나이키 신발 구매자들은 더 나은 운동 능력을 얻게 되고, 페덱스 사용자들은 그들이 보낸 물건이 정시에 도착할 거라는 확신을 구매하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존 디어 구매자들은 최고의 기계류를, 볼보 구매자들은 최상의 안전을 구매했다고 확신한다.
이렇게 브랜드는 자신감과 안전성을 나타낸다. 오늘날 소비자들은 매년 2만 5천 개씩 쏟아지는 신제품의 홍수 속에서 하루 평균 6천 건의 광고를 접하고 있다. 바로 브랜드는 이 같은 세상에서, 혼란을 막는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소비자들이 너무 많은 제품과 서비스의 범주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막막한 상황을 막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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