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문제의 핵심을 다루며 이 책의 끝을 맺고자 한다. 만약 광고가 브랜드의 수명 사이클에서 자신의 진정한 역할을 인정한다면 밝은 미래가 펼쳐질 것이다. PR 기법을 통해 일단 브랜드가 구축되고 나면 광고를 활용해 그 브랜드의 위치를 유지해야 한다.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무엇이든 잊게 마련이다. 여러분은 전체 구도에서 그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는 위치를 끊임없이 사람들에게 상기시켜주어야 한다. 맥주의 왕이라든지, 타이어 중에서 제1위 브랜드라든지, 진품이라든지, 너무 사용하기 쉬워 선두를 달린다든지,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케첩이라든지, 이탈리아 최고의 파스타라든지 하는 해당 브랜드의 강점을 계속 주지시켜주어야 한다.
반면에 PR은 브랜드 구축 작업의 사다리를 한 단계씩 올라갈 필요가 있다. 마케팅 과정에서 그것이 수행해야 할 진정한 역할과 기능에 대해 주도적인 책임을 맡아야 한다. 즉, 브랜드 구축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담당해야 한다는 뜻이다. 브랜드는 자신의 생애를 살다가 죽음을 맞는다. 브랜드는 언제까지나 영원히 존재하지는 못한다. 궁극적으로 어느 기업이든 똑같은 문제에 직면한다. 즉, 기존 브랜드가 생을 마감하는 시점에 이를 때 어떻게 기존 브랜드를 대체할 만한 새로운 브랜드를 구축하느냐가 문제다. 팜, 블랙베리, 스타벅스, 레드불, 플레이스테이션, 노키아, 자라, 비아그라, 아마존, 이베이 등은 물론, 다른 수많은 브랜드들 역시 광고를 통해서가 아니라 PR을 통해 창출되었다.
이것은 해당 브랜드의 나이와는 전혀 무관하다. 일부 브랜드는 출시된 지 수십 년이 지났는데도 잠재고객의 마인드에 침투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마케팅의 관점에서 볼 때 이런 브랜드들 역시 새로운 브랜드로 취급되므로 상당한 분량의 PR활동을 전개한 이후에 비로소 이를 뒷받침하는 광고 쪽으로 눈을 돌려야 할 것이다. PR을 먼저 하고 광고는 후속 작업으로 실시한다는 원칙이야말로 오늘날 마케팅 분야에서 성공을 여는 열쇠인 것이다.
--- pp.419-420
대부분의 마케팅 프로그램에서 누락되어 있는 요소는 바로 그 브랜드의 우수성을 대변해줄 유명인사이다. 제품은 퍼블리시티를 창조해내지 못한다. 그것을 창출하는 것은 바로 사람들이다. 언론사는 자동차나 식빵, 캔맥주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할 수 없다. 이들이 인터뷰할 수 있는 대상은 오로지 실제로 살아 숨쉬는 인간이다.
그런데도 수많은 PR 프로그램들이 기업이나 또는 그 기업이 개발해서 시장에 내놓은 신제품이나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신제품 출시를 둘러싸고 회사 안팎의 인물들이 해당제품에 대해 언급한 것이 인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PR 방식은 한 사람의 개인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그 이유에 대해 질문을 던지면 대체로 이런 답변을 거듭해서 듣게 된다. “새로 출시한 이 획기적인 신제품 개발의 모든 공로를 단 한 사람에게 돌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팀 전체의 공동노력에 의해 개발된 것이니까요.”
실상을 보면 PR에서는 공동노력이란 게 전혀 통하지 않는다. NBC, CBS, ABC 같은 방송국들은 팀 전체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할 수도 없고, 또한 그렇게 하려고 들지도 않을 것이다. 언론매체는 획기적인 신제품 개발에 가장 크게 공헌한 한 사람에 초점을 맞추고 싶어한다. 이런 대변인이야말로 해당 브랜드의 얼굴이며 목소리이다. 어떤 PR 프로그램이든 그 궁극적인 성공은 이들이 내세운 대변인이 얼마나 큰 효과를 발휘하는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는다. 누구를 대변인으로 내세우느냐는 결코 소홀히 다루어서는 안 되는 중대한 결정이다. 회사의 브랜드가 지닌 우수성을 대변할 수 있는 인물로 누가 가장 적임자일까? 대부분의 경우, 그것은 바로 해당기업의 CEO이다. CEO는 브랜드의 성패에 가장 많은 책임을 감당해야 할 인물이다. (중략)
그렇다면 만약 여러분 회사의 CEO가 언론매체를 능수능란하게 다루지 못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근본적인 해답을 제시하면 새로운 CEO가 필요하다. 실제적인 시각에서 볼 때 CEO가 이런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기업이라면 기존 CEO가 수행하지 못하던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인재를 선발해야 한다. 그리고 신임 CEO로 하여금 회사의 대변인이 되게 해야 한다. PR은 기업과 그 브랜드의 장기적인 성공에 무척 중요한 요소다. 따라서 기업의 CEO는 자기 시간의 절반 이상을 PR에 투입할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오늘날은 PR의 시대인 까닭에 PR은 CEO는 물론이요, 더 나아가 나머지 기업 전체의 성패에도 대단한 영향을 미친다.
--- pp.279-2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