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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여자, 혼자 떠나는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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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여자, 혼자 떠나는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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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10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440g | 153*214*20mm
ISBN13 9788990856395
ISBN10 8990856396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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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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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에 이은 저의 두 번째 유럽일주는 어땠냐구요? 단언컨대 저는 이제야 비로소 제게 주어진 '인생'이라는 시간의 진정한 주인이 된 것 같습니다. 내게 주어진 '인생'이라는 하얀 도화지가 노력할수록, 도전할수록, 꿈꿀수록, 얼마나 아름답게 채워질 수 있는지 그 '기막힌 맛'을 조금은 알게 되었습니다. 긴 여행이 가르쳐주더군요. 우리가 원하는 무엇이든 도전해볼 수 있도록 생겨먹은 인생이라는 시스템이 정말 마음에 듭니다.
--- 프롤로그

지난 세계일주 때 여행 8개월 만에 모든 짐을 도난당하고 잠시 허탈감에 빠진 적이 있었는데 당장은 눈앞이 캄캄했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제야 비로소 진짜 여행자가 된 것 같은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돈과 신분증, 하다못해 칫솔 하나조차 남지 않고 모조리 잃어버린 후였지만 사실은 그때처럼 세상이 편안하고 아름답게만 보였던 적이 없었다. 더 이상 잃어버릴 것이 없으니 두려울 것도 없었다. 마치 어디로든 날아갈 수 있는 하얀 깃털이 된 느낌이었다.
--- p.37~38

어라! 위험한 순간이다. 드라마 같으면 이런 순간이 딱 사랑이 꽃 피는 타이밍 아니던가. 이 남자에게 반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했다. 어찌됐건 이렇게 좋은 사람인 줄도 모르고 그토록 의심을 했던 내가 오히려 진짜 속물이란 생각마저 들었다.

"핫산, 잘 지내? 그날 경찰서에서 네게 연락했다면 우리 진짜 막장드라마 찍었겠지? 경찰보다 그게 더 겁나더라! 눈치챘어? 네가 너무 멋있어서 연락 못했어. 너 때문에 여행을 멈추고 싶어질까봐. 미안해, 핫산. 그리고 진심으로 고마워. 내 추억 속의 왕자님."
--- p.57

사람은 기쁠 때나 슬플 때면 자신도 모르게 고함을 치거나 북받치는 감정을 남들과 나누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아예 말문이 막히게 된다. 한니스와 함께했던 마테스부르크의 숲을 떠나온 뒤 나 또한 그렇게 얼마동안 말을 잊고 살았다. 그 어떤 말로도 내가 느낀 감동을 충분히 표현할 수 없거니와 마치 나무가 되라는 무언의 지령을 숲의 정령에게서 받은 것 같은 묘한 느낌 때문이었다. 한니스처럼 은은한 향기를 뿜는 사람이 되고 싶다. 갑자기 궁금해졌다. 내게도 향기가 있을까? 나도 누군가에게 잊지 못할 한니스가 되어준 적이 있을까?
--- p.84

눈물을 닦는 것조차 버거울 만큼 지쳐 있던 나는 택시 기사가 뒤돌아서던 순간 완전히 무너져내렸다. 더 이상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무엇이 그렇게도 서러웠는지 끊임없이 흐르는 눈물이 너무 많아서 다 닦을 수도 없었다. 그냥 기차역 벤치에 앉아 하염없이 하늘을 보고 울기만 했다. 비교적 여행을 많이 했으면서도 스스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나는 아기와 다를 게 없었다. 나를 살게 하는 건 내가 아니라 세상이었다.
--- p.97p

새벽 4시. 날이 밝아오자 모두들 유령처럼 허연 얼굴에 짙은 눈화장은 흉물스럽게 번져서 뭉크의 「비명」보다 더 처참해 보였다. 밤을 꼬박 지새우면서도 누구 하나 이탈하지 않은 우리 여섯 걸들은 서로의 망가진 모습을 마치 거울을 보듯 바라보며 배시시 웃었다. 꼭 흙 묻은 판다곰 떼처럼. 그렇게 또 한 번의 금요일 밤을 보냈다. 헤어지는 인사 겸 내가 매테에게 물었다.
"우리 지금 자면 언제 일어날까?"
뭘 그런 당연한 걸 묻냐는 표정을 하고 매테가 게슴츠레한 눈으로 나를 스윽 쳐다본다.
"Sunday."
이래서 유럽의 젊은이들에게 토요일은 없다. 유럽에선 금요일이 지나면 일요일이 온다.
--- p.116p

대표적인 국가 간 교통수단인 비행기는 애초부터 국경 위 하늘을 날아다니는 다른 차원의 존재고 기차는 비교적 넉넉한 형편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편인데 반해, 버스는 저렴한 가격에 추가요금도 없이 무거운 이민가방을 실컷 실을 수 있으니 돈 없고 힘없는 사람들이 모여드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이다. 그러니 유럽의 어느 빈곤 국가에서 출발하여 서유럽으로 들어가는 밤 버스의 국경검색은 살벌하다 못해 때로는 보는 이조차 안타까울 정도의 불평등과 옛날 인종차별에 맞먹는 국적차별이 자행되곤 한다.
--- p.137p

다만 지금 이 순간에도 유럽여행을 꿈꾸며 직장을 어찌할지 고민하는 여성들에게 한번쯤 생각할 계기를 주고 싶었다. 또 이미 회사를 그만둔 여성들이라면 원하는 만큼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새로운 출발을 위한 뭔가를 꼭 얻어가길 바란다. 유럽에서 포착되는 한국 여성들의 어두운 번뇌가 부디 그녀들을 새롭게 태어나게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무작정 회사를 때려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위한 진통이었길 바란다. 그녀들이 바라던 진짜 꿈을 꾸기 위해 여자들이 다시 태어나고 있는 반증이라면 오히려 반가운 일일 텐데 말이다.
--- p.150p

그러나 설마 유뒷 남자가 마냥 멋있기만 할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사는 곳이 다를 뿐 사람 사는 모양새는 비슷비슷해, 겉보기에 멋진 이곳 남자들도 뜯어보면 단점이 많다. 특히 달콤할 것만 같은 유럽 남자들이 연인과 헤어질 때는 속전속결로 찬바람이 얼마나 쌩~쌩 부는지 '냉혈인간, 진정 사랑은 했던 거야?' 하는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을 정도다.
--- p.168~171p

백발인 그녀의 사랑은 아베이로를 떠난 이후로도 오랫동안 내 심금을 울렸다. 지금도 그녀의 깊은 사랑이 느껴지는 듯해 마음까지 아파온다. 내가 겪고 보아왔던 그 어떤 사랑 이야기보다 아름답고 숭고하여 내 삶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게 되리란 확신이 든다. 마리아는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가. 나는 그녀의 사랑이 부럽고 또 두려웠다. 마리아를 통해 좋은 반려자를 만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도 조금은 느낄 수 있었고 그런 삶을 함께 일궈가기 위한 노력도 인생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 p.233p

파두는 포르투갈어로 '운명, 숙명'이라는 뜻으로 전통 민요를 일컫는다. 포르투갈 사람들에게 있어 '파두'는 그들이 겪어온 역사의 한을 담은 '슬픈 노래'다. 박자도 보통 2박자, 4박자로 쉽고 단순하며 언뜻 보면 트로트처럼 들리기도 할 정도로 독특한 목 떨림이 매력이다. 최근 들어 소중한 전통 민요인 파두가 잊히는 것을 막기 위해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좀 더 가볍고 경쾌한 파두, 사랑을 노래한 파두 등 다양하게 변화된 퓨전 파두가 등장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포르투갈 전역에서 사랑받는 '파두'는 구슬프고 애절하다.
--- p.239p

"여행은 몸값을 올리는 즐겁고 효과적인 방법"
이것이 여행에 대한 나의 철학이자 전략이다. 여행만 하지 말고 활용하기. 직장에서 받는 온갖 스트레스와 무력감, 처절하도록 경쟁해야 하고 각박한 사회 분위기에서 도망치듯 뛰쳐나와 무작정 쉬기만 하는 것이 '여행'이 아니란 말이다. 특히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테마 여행, 즉 취미를 주제로 하는 여행과는 분명히 차원이 다르다. 내가 제안하는 여행은 '조금 긴 출장'이라고 소개하고 싶다.
--- p.259p

협찬을 끌어내는 핵심 키워드가 궁금한가? 그렇다면 지금부터 기업체의 협찬 담당자들이 솔깃해할 만한 나만의 '줄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길 바란다. 나만이 줄 수 있는 차별적인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내가 가진 무기가 어떤 것이냐에 따라서 이 세상 모든 거래의 승패가 좌우된다.
--- p.271p

"삶의 마지막 순간에 바다, 하늘, 별, 사랑하는 사람들을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볼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마라! 지금 그들을 보러 가라!"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이 책의 마지막 구절까지 함께 달려온 사람이라면 부디 지금부터라도 자신이 원하는 그런 삶을 꼭 살아가길 바란다. 꿈에 그리던 여행을 갈지 말지, 자신이 바라던 뭔가를 할지 말지, 몇 년째 고민만 하고 있다면 부디 부딪혀보길 바란다. 어쨌든 후회는 끝까지 망설인 자의 몫이다.
---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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