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귀엽지 않아요?" 카멘 스턴우드가 물었다.
"토요일 밤의 필리핀 사람처럼 귀여워." 나는 까칠하게 대답했다.
"내가 어떻게 들어왔는지, 당신은 짐작하지도 못할 거에요." 카멘 스턴우드가 말했다.
"알 수 있을 것 같아. 피터 팬처럼, 열쇠 구멍으로 들어왔겠지." 내가 말했다.
"피터 팬이 누군데요?" 카멘 스턴우드가 물었다.
"아, 도박장 주변에서 알게 된 사람이야." 내가 대답했다.
카멘 스턴우드는 낄낄거렸다. --- p.218
나는 어느새 오렌지 숲에 가 있었다. 쏟아지는 비는 헤드라이트 불빛 속에서 견고하고 하얀 물보라가 되었다. 앞 유리 와이퍼는 충분히 볼 수 있을 만큼 깨끗하게 닦이지 않았다. 그러나 빗물에 흠뻑 젖은 어둠조차도, 끝없는 바퀴 살처럼 깊은 밤 속으로 달려가는 오렌지 나무들의 완벽한 라인을 감출 수는 없었다. --- p.261
내 입술 아래에 있는 그녀의 얼굴은 얼음처럼 차가웠다. 그녀는 손을 올려서 내 머리를 붙잡았다. 그리고 내 입술에 거칠게 키스했다. 그녀의 입술 역시 얼음처럼 차가웠다. 나는 문을 지나서 밖으로 나갔고, 내 등 뒤에서 소리 없이 문이 닫혔다. 포치 아래로 비가 흩날리며 들이쳤다. 그녀의 입술처럼 차갑지는 않았다. --- p.286
당신이 한 번 죽고 나면, 당신이 어디에 누워 있든, 그것이 무슨 상관이 있을까? 구정물을 모으는 더러운 물웅덩이 속에 누워 있든, 높은 언덕의 꼭대기에 있는 대리석 탑 속에 누워 있든, 그런 것이 무슨 상관이 있을까? 당신은 죽었고, 당신은 깊은 잠에 들었으니, 당신은 그런 것 따위에 방해 받지 않는다. 기름과 물은, 당신에게는, 바람과 공기와 같다. 당신이 죽게된 더러운 이유에 상관 없이, 당신이 가라앉은 더러운 장소에 상관 없이, 당신은 이제 깊은 잠에 들었다.
--- p.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