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을 연습생으로 살았다. 딴에는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여태 데뷔도 못하고 무대 위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또래 스타들을 그저 바라보며 부러워하는 연습생. ‘나도 곧 무대에 오를 수 있겠지. 무대에 서기만 하면 그 누구보다 빛날 텐데……’ 생각하며 주저앉고 싶은 몸과 마음을 ‘끙!’ 하고 다시 일으켜세우는 연습생. 하지만 “나이도 많고…… 이제 너무 늦은 거 아냐?” 주변의 염려 또는 참견에 주눅이 들고 마는 서른다섯 살의 연습생.(……) 요즘도 나는 가끔 한숨을 지으며 생각한다. ‘나는 왜 이렇게 만날 실수투성일까?’ ‘나이를 먹을수록 단단해지기는커녕 갈수록 물러터지기만 하니, 나는 아직도 왜 이 모양일까?’ 그리고 가끔 혼잣말을 한다. “이까짓 인생, 아무렇게나 살면 어때?” 하지만 이렇게 말하는 나는 사실, 누구보다 인생을 제대로 멋지게 살아보고 싶은 건 아닐까. “그까짓 영화 안 만들면 어때”라고 말했지만 전 생애를 영화에 바친 알프레드 히치콕처럼. 그러니 당신이 만약 오늘도 한숨을 내쉬며 ‘나는 왜 이럴까?’ 생각했다면, 당신은 지금 잘살고 있는 거라고 감히 이야기해주고 싶다. _ 「프롤로그」 중에서
얼마 전 PT스튜디오를 오픈한 내 동생은 또 바보스러운 짓을 시작했다. 운동하러 오는 고객 대부분이 직장인이라 이른 새벽과 늦은 밤에 레슨하는 것만으로도 피곤할 텐데,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면서 회원들 몸을 만들어주고 있는 것이다. 말 그대로 운동하는 사람들을 위한 고단백 저칼로리 도시락을 직접 싼다. 밤 11시는 돼야 집에 돌아오는 녀석이 잠자리에 들기 전에 야채를 식초에 절여놓고, 새벽 4시에 일어나 닭가슴살을 조리하고, 고구마와 계란을 삶고, 방울토마토를 씻는다. 그렇게 매일 아침 새로 만든 ‘몸짱 프로젝트 도시락’을 손수 회원들의 집으로 배달까지 하는 것이다. …… 예전에 동생이 트레이너를 하겠다고 말씀드렸을 때 “어휴!” 외마디 한숨과 함께 돌아앉으셨던 아버지는 이제 새벽마다 조용히 일어나 도시락에 들어갈 삶은 계란의 껍질을 까고 방울토마토 꼭지를 따주신다. _「계산할 줄 모르는 바보가 돼라: 똑똑해지는 법」 중에서
상처 되는 말을 던지는 백 명 중의 단 몇 명, 예를 들어 일하면서 만났지만 이제 ‘내 인생의 사람’이 된 오래된 친구의 결코 달콤하지 않은 직언은 들어야 하고, 회사 선배였지만 어느새 인생의 선배가 된 독설가 선배의 한 마디 한마디는 피가 배어나올 것처럼 쓰려도 듣는 게 맞다. 하지만 나보다는 자신을 아끼는 게 분명한 타인들의 말을 나는 왜 그렇게 귀담아듣고 오래 곱씹어가며 아파하는지 모르겠다. 나중에 이야기할 기회가 생겨 들어보면 그들은 “내가 그랬어?” 그 말을 했었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에픽테토스의 말대로, 자기 자신 외에 자기 자신에게 상처 주는 이는 아무도 없다. …… 만날 남의 눈만 의식하고, 남의 말만 신경 쓰고, 남 생각만 하지 말고 이제 내 생각 좀 하자. 이제껏 나에게 “너는 왜 니 생각을 안 하니?”라고 물어본 사람은 없다. 하지만 이제 알 것 같다. 내가 못난이처럼 굴면서 나를 아프게 한 건 내 생각을 덜 했기 때문이라는 걸. _「나에 대한 나의 생각 속에 정답이 있다: 남 신경 안 쓰는 법」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