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이들에게 신발을 제공할 수 있는 영리 목적의 사업을 시작하면 어떨까? 착한 사람들의 기부에만 의존하지 말고, 꾸준한 신발 공급이 보장되는 해결책을 생각해내는 게 어떨까? 다시 말해, 기부가 아니라 사업에서 해결책을 찾는 것이다. 흥분한 나는 의욕에 넘쳐 폴로 선생님이자 아르헨티나인 친구 알레호에게 내 생각을 털어놓았다. “새로운 종류의 알파르가타를 만드는 신발 사업을 시작할 거야. 그래서 한 켤레를 팔 때마다 신발이 없는 아이들에게 새 신발을 한 켤레씩 주는 거지. 수수료도, 복잡한 절차도 없어.” 간단한 개념이었다. 오늘 신발 한 켤레를 팔면 내일 신발 한 켤레를 기부한다. 비록 신발 사업을 해본 적도 없고, 그쪽에 인맥도 없었지만, 이것이야말로 해결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 순간,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새로운 회사의 이름이었다. 탐스(TOMS)!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신발(Shoes for a Better Tomorrow)’이라는 문구를 계속 이리저리 굴리던 참이었는데, 이것이 ‘내일의 신발(Tomorrow's Shoes)’이 되었고, 다시 탐스(TOMS)가 되었다.
사실을 퍼부어대는 것보다는 단순하고 잘 짜인 이야기가 훨씬 더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이는 과학적으로도 증명이 되었다. 2009년 카네기 멜론 대학교에서는 추상적인 사실과 구체적인 이야기 중에서 어느 것이 사람의 행동에 더 영향을 미치는지 비교하는 연구를 했다. 연구 팀은 학생들에게 5달러를 주고, 각양각색의 가전제품에 대한 설문지를 작성해달라고 부탁했다. 사실 그 설문지는 이번 연구와는 아무 상관도 없었다. 오히려 학생들이 설문 조사의 대가로 5달러를 받은 후 어떤 행동을 하는가가 이번 연구의 관건이었다. ‘설문 조사’가 끝나면 학생들은 5달러와 함께 그들이 받은 이 5달러를 국제 자선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에 기부해달라는 편지를 받게 된다. 그들이 받게 될 편지는 둘 중 하나인데, 한 편지에는 말라위의 식량 부족에 관한 현실과 심각한 가뭄이 농작물 부족으로 이어지는 통계치가 적혀 있었다. 또 다른 편지에는 말라위의 가난한 소녀 로키아에 관한 흥미로운 사연이 적혀 있었다. 통계치로 가득한 편지를 받은 학생들은 평균 1달러 14센트를 기부했다. 반면 로키아의 사연을 읽은 학생들은 평균 2달러 38센트를 기부했다. 전자보다 두 배가 넘는 액수이다.
크게 생각하라는 말은 듣기에는 멋있지만,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이기도 하다. 나는 더플백 세 개에 든 신발 250켤레로 탐스를 시작했다. 그게 전부였다. 하던 일을 곧장 그만두지도 않았고, 수만 달러를 투자하지도 않았다. 그저 신발 250켤레를 만들어서 팔아보려고 했다. 작게 시작함으로써 자신의 이야기를 다듬고,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고, 근성을 시험해볼 수 있다. 일본에는 카이젠[改善]이라는 개념이 있다. 매일 조금씩 향상시키면 그것이 쌓여 전반적으로 엄청난 발전을 가져온다는 의미인데, 1980년대 일본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도입해 유명해졌다. 그들은 혁명적인 혁신을 일으키기보다, 조금씩 개선하여 느리지만 확실하게 미국 자동차 시장의 우위를 확보했다. 이런 개념을 머릿속에 넣어두고 있으면 거창한 목표를 달성하기가 훨씬 덜 두려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