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대로우와 애너 리스는 어릴 때부터 아는 사이였고, 두 사람은 한때 결혼을 생각할 만큼 가까웠다. 하지만 애너는 키티 메인이라는 아가씨와 관련된 사소한 오해 때문에 조지와 헤어지고 프레이저 리스와 결혼해 프랑스로 떠난다. 그로부터 십여 년 후, 두 사람은 런던에서 우연히 다시 만나고, 그 얼마 전에 남편을 잃은 애너는 조지와 다시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외교관인 조지가 애너와 결혼식을 올리고 함께 새로운 임지인 남미로 출발하기 위해 프랑스에 있는 그녀의 집 지브레로 가는 도중, 그녀로부터 방문을 미뤄 달라는 전보를 받는다. 지브레로 가기 위해 이미 도버로 가고 있던 조지는 항구에서 전에 몇 번 드나들었던 머릿 부인 댁의 고용인이었던 소피 바이너를 만나고, 두 사람은 함께 파리로 건너가 이 주일간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된다.
고아였던 소피는 머릿 부인의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대접에 질린 나머지 추천장도, 임금도, 미래에 대한 뚜렷한 계획도 없이 그 집을 나온 길이었다. 조지는 소피의 미모와 독특하고 매력적인 성품, 딱한 처지 때문에 연민과 경이감을 동시에 느끼며 짧은 시간이나마 그녀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로부터 몇 달 후, 애너의 편지를 받은 대로우는 그녀와의 결혼을 위해 다시 지브레로 향하고, 그 곳에서 소피를 다시 만난다. 그사이 소피는 애너의 어린 딸 에피의 가정교사로 취직하여, 프레이저 리스의 전처가 낳은 아들인 오언 리스와 약혼한 사이가 되어 있었다. 대로우는 약혼자인 애너와 무사히 결혼하기 위해 소피로 하여금 말없이 지브레를 떠나게 만들려고 한다.
하지만 뜻밖에도 소피는 여전히 대로우를 사랑하고 있었고 그 상태로 오언과 결혼할 수 없다며, 대로우가 사랑하는 애너와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자신이 그토록 혐오하는 머릿 부인 댁에 다시 들어가 그녀와 함께 인도 여행을 떠난다. 모든 사실이 밝혀진 뒤 오언은 해외여행을 한다며 집을 나가고, 애너는 대로우의 청혼을 거부하고 실연의 고통에 몸부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