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즐기면 더 좋은 '차'
박진필 (http://blog.yes24.com/bluecran)
차는 좋다. 식후에 가볍게 마시는 커피 한 잔도 좋고, 고즈넉한 산사에서 풍경소리 들으며 마시는 녹차도 좋고, 인사동 어느 골목의 찻집에서 만나는 따뜻한 모과차도 좋다. 차는 함께하는 사람이 있어 좋고, 대화가 있어 좋고, 여유가 있어 좋다.
사람들은 하루에 얼마나 차를 마실까? 아침에 한 잔, 식후에 또 한 잔, 근무 시간 중 또 한 잔, 누군가를 만날 때 또 한 잔. 우리의 하루는 차-정확히는 커피-로 채워져 있다. 그것이 비록 에스프레소 체인점의 고급 커피이던, 종이컵에 타 먹는 자판기 커피이던 간에 상관없이.
그래서 바쁜 직장인들은 틈이 날때마다 몸에 좋다는 녹차를 찾는다. 티백녹차를 우려먹으며 스스로를 위안한다. 하지만 역시 무언가 부족하다. 찻집에서 마시는 것 처럼 근사한 다구로 우아하게 차를 즐길 수는 없을까?
이 책 『홍차, 녹차, 허브차, 한방차 54가지 무작정 따라하기』는 그런 소박한 소망을 가진 사람들에게 가이드가 되어 준다.
책의 제목만 보면 종류별로 차 만드는 방법 54가지를 수록한 단순한 실용서로 보인다. 하지만 무엇이든 아는 만큼 즐길 수 있는 것. 책의 앞부분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차라고 생각하는 커피를 제외하고 홍차, 녹차, 허브차, 한방차에 대한 기본 지식을 상세하게 수록하고 있다. 이론서가 아니기에 책의 부피에 비해 내용은 많지 않지만, 이 정도만 알아도 차 전문가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의 심도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만들기로 넘어가면 차 전문가인 저자 부부가 알려주는 종류별 차 만드는 법이 상세하게 소개되어 있는데, 홍차를 예로 들면 다즐링, 아삼, 실론, 얼그레이, 밀크티, 아이스티 등 차의 종류에 따라 가장 맛있게 우려내는 방법을 사진과 함께 보여준다.
차를 우려내는 모습을 차에 따라 각기 다른 다구를 통해 보여주는 데, 이 것 또한 또 하나의 볼거리가 된다. 또한 페이지 구석구석 'Tea & Tip' 이라는 코너를 통해, 차에 대한 상세한 소개, 차를 만들때의 주의점, 소개된 차를 이용한 다른 차 만들기 등의 정보를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다.
책 뒷부분에는 건강을 위한 허브티의 블렌딩 방법, 차를 이용한 음식, 차와 함께 하는 간식 만들기 등이 소개되어 있어, 차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부가적인 정보도 제공한다.
누군가에게서 선물받은 홍차, 여행지에서 사온 녹차 등 집 안 어딘가에서 잠자고 있는 차를 꺼내자. 이번 주말에는 우아하게 차 한잔을 즐기는 여유를 누려볼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