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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예쁘다
중고도서 육아의 블랙홀에 빠진 엄마들을 위한 힐링 에세이

엄마는 예쁘다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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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6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08쪽 | 478g | 150*200*20mm
ISBN13 9788952773937
ISBN10 8952773934

중고도서 소개

사용 흔적 약간 있으나, 대체적으로 손상 없는 상품
  •  판매자 :   훈민   평점4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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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김미나
외고와 명문대를 나와 잘나가는 공기업에서 근무하던 중, 사내 연애로 만난 남편과 9개월간의 세계 일주를 떠났다. 뜨거운 가슴과 예민한 감성을 자부하던 그녀였지만, 이제는 다섯 살과 세 살, 두 딸의 ‘엄마’가 되어 돌봄 노동자로 매일을 허덕이며 살아가고 있다.
책과 영화, 드라마 등 문화 전반에 걸친 해박한 지식과 비범한 글발로 여러 차례 파워블로거로 선정되었다. 좋아하는 책, 영화,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했던 블로그는 출산과 육아를 경험하며 아이 엄마로 겪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들로 채워져 나갔다. 결혼 전 막연히 생각했던 엄마의 삶과 현실은 너무도 달랐다. 삶의 무게는 훨씬 묵직해졌고, 이전과는 다른 복잡한 빛깔을 띠기 시작했다. 내가 아닌 타인(아이)를 위해 하루하루를 사는 동안 ‘나’는 점점 사라져가는 느낌에 우울해지기도 했다. 결국 삶의 모든 순간에서 어쩌면 가장 많은 내적 성장을 거쳐야 하는 시간이 바로 엄마가 되어가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하며 스스로를 다독이고 위로하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 책은 그 누구도 미리 경험해볼 수 없기에 모든 과정을 오롯이 스스로 체화해야 하는 엄마의 나날에 관한 것이다.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생각의 깊이와 따뜻한 유머 감각은 대한민국에서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모든 여자들에게 가장 평범하면서도 속 깊은 위로가 될 것이다.

알음알음 블로그:blog.naver.com/midori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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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되고 나서, 나의 모든 단어 사전은 새롭게 쓰여졌다. 평생을 빈민 운동에 헌신한 아베 피에르 신부의 [단순한 기쁨]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삶에 대해 몽상하지 말자. 삶을 만들어가자. 공허한 말에 만족하지 말고 사랑하자. 그리하여 시간의 어둠에서 빠져나갈 때 모든 사랑의 원천에 다가서는 우리의 마음은 타는 듯 뜨거우리라.” 아이를 키우는 과정은, 몽상이 아닌 삶을 만들어가는 일이었고 나의 유년을 되짚어보는 시간이었고 내가 할 수도, 줄 수도 없었던 사랑의 원천을 엿보는 나날이었다. 대신 아파해주고 싶은 마음이 무엇인지, 내 속의 두려움이 어떤 것인지 또 그것을 상쇄하는 기쁨과 감사가 무엇인지, 나는 아이를 키우며 내 마음의 단어 사전을 매일 새롭게 개정해 나갔다. 매일 비슷한 엄마의 나날 속에서 삶을 만들어간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몸으로, 가슴으로 배워 나갔다. 그렇게 나는 엄마가 되었다.
---「Prologue」중에서

아기를 바라보면 이상하게도 슬퍼질 때가 있다. 저렇게 작은 존재를 세상에 내놓았다는 것에 대한 근원적인 슬픔이랄까. 앞으로 이 녀석이 겪어갈 인생의 굴곡과 몸으로 체득해가야 할 삶의 비의(悲意)에 대한 슬픔이다. 사실 그런 슬픔은 내가 삶을 바라보는 태도에 가깝다. 그러니 내가 강해지고 넓어지고 유연해지지 않으면, 내 아이가 살아갈 세상은 내 눈에는 늘 슬프고 안쓰러운 것일 수밖에 없다. 내가 더 옷깃을 여며야 한다. 내 가치관과 태도를 매 순간 선택하고 결정하며 살아야 한다. 이토록 사랑스러운 손님의 발에 굳은살이 박히고, 그 발로 세상을 딛고 밖으로 향할 날까지.
--- p.40-41

“신기하지? 은이가 엄마 몸에서 나왔던 표시로 배꼽이 있는 것처럼, 이 귤에게도 귤나무 엄마가 있었어. 이 꼭지는 귤나무 엄마랑 연결되어 있었던 귤의 배꼽이란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은 그것을 낳은 어미들과 연결되었던 흔적을 갖고 있다. 배꼽을 갖고 있지 않다 하더라도 그들은 결국 자기를 낳은 어미의 모습을 닮아간다. 그래서 눈물겹다. 생명은 언제나 빛나고 눈물겹다. 아기 안에 있는 엄마 그리고 그 엄마의 엄마, 그 엄마의 엄마까지 올라가다 보면 결국은 우리 안에 있는 창조주의 신성에까지 도달하게 될 것이다.
--- p.83

두 아이를 간신히 재우고 나서 정신이 나가 멍하니 주저앉아 있는 나에게 남편이 말했다.
“지금은 그냥 모든 재료가 한 냄비에 담겨 스튜로 끓고 있는 그런 시기인가 봐. 이런 시간이 지나야 더 끈끈해질 거야.”
나 역시 더 끈끈하고 단단해지고 싶다. 아이의 분노와 질투, 달라진 행동을 너그럽게 받아줄 수 있을 만큼 단단해지고 넓어지고싶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 이렇게 울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슬퍼서 울고, 우울해서 울고, 괴로워서 우는 게 아니라 차돌같이 단단해지고 큰 나무처럼 등걸이 굵어지기 위해서 울고 싶다. 우리에겐 시간이 필요하다. 각각의 모든 재료가 하나로 물러져서 깊고 그윽한 풍미를 낼 수 있도록, 스튜가 끓는 시간인 것이다. 그 시간을 통과하고 나면 나는 더 큰 어른이 되어 있을 것이고 더 강한 엄마가 되어 있을 것이다.
--- p.153-154

[어바웃 타임]의 시간 여행자 아버지는 같은 시간 여행자 아들의 결혼식에서 이렇게 축사한다. “사람 사는 것이 다 거기서 거기니, 결혼은 따뜻한 사람과 하거라.” 그 말이 옳다. 사람 사는 게 다 비슷하고, 나에게 행복하고 따뜻한 사랑을 주는 내 아이들과 살고 있으니 그것으로 됐다고 생각한다.(중략)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아마 조금씩 차이는 있으되, 모두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으리라 감히 생각한다. 피로와 슬픔이라는 거센 물결이 흘러나와 버릴 것만 같은 위태한 방죽을 작고 사소한 행복이라는 손가락으로 메워가며,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나직하게 부르고 가끔은 서로의 상처를 핥아주면서 말이다.


--- p.204-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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