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이 세상은 젊은이들이 행복하지 않은 곳이 된 듯합니다. 대학입시, 취업, 결혼 등 한 치 앞도 예측하기 어려운 미래로 현실적인 압박감을 많이 갖고 있다고들 합니다. 헤쳐 나가기 쉽지 않은 조건들이 누구에게나 부담이 되는 시대입니다.
한 강연에서 제가 젊은이들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무일푼의 스무 살 젊은이가 70대의 재벌그룹 회장에게 인생 전체를 맞바꾸자고 한다면, 회장이 뭐라고 대답할 것 같습니까?”
제 질문에 젊은이들은 선뜻 대답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눈치였습니다. 설마 바꾸고 싶으랴 생각한 듯했습니다.
사실 제가 만나본 재벌그룹 회장은 할 수만 있다면 무조건 바꾸겠다고 말했습니다. 늙는 것이 서러워 바꾸고 싶어하는 거였을까요? 벌어들이는 돈이 수없이 많아 매일 수억 원씩 써도 죽는 날까지 다 쓸 수 없는 그가 못해본 게 무엇이 있겠습니까. 하지만 그는 실제로 그렇게 답했습니다.
젊은이와 인생을 맞바꾸고 싶은 이유는 다시 인생에 도전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도전에는 무수한 실패, 좌절, 시련, 고통이 뒤따릅니다. 재벌그룹 회장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그 역시 견디기 어려운 시련을 헤쳐왔을 것입니다. (……)
도전에는 무수한 실패, 좌절, 시련, 고통이 뒤따릅니다. 회장의 오늘이 있기까지 면밀히 살펴보면 견디기 어려운 시련이 있기 마련입니다.---1장 「방황해도 좋다, 청춘이기에」 중에서
이른바 출세했다는 사람들조차 일류대학을 나오지 못한 것에 괜히 주눅이 들어 뒤늦게 명문대학교의 대학원을 수료하고는 대학원 학력만을 내세우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저는 대한민국 최초의 밀리언셀러로 역사에 기록된 장편소설 『인간시장』으로 세상에 알려지기 전부터 어느 대학 출신이라는 걸 자랑하곤 했습니다. 제 출신학교 자랑이 가상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저는 “국적은 바뀌어도 학적은 바꿀 수 없잖습니까?”라고 되묻곤 했습니다.
일류대학 출신도 아니고 좋은 직장에 못 다니며 가진 것도 별로 없고 물려받을 것도 없으며, 인물이 뛰어나지 못하고 미래도 왠지 불안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지만, 저는 “그게 뭐 어쨌다고!” 하며 괜히 배짱을 부려보곤 했습니다.---2장 「얽매이거나 움츠러들 때 뿌리칠 여섯 가지」 중에서
인생을 망가뜨리는 가장 그럴 듯한 방법은 바로 비교법입니다. 비교법으로 확실하게 찾아낼 수 있는 것은 자신이 모자라고 부족하고 모나고 어리석다는 사실뿐입니다.
행복의 반대말은 불행이 아니라 괴로움입니다. 괴로움은 곧 마음의 군살입니다. 마음속에 있는데도, 보이지 않는데도, 현미경으로도 볼 수 없는데도, 그것은 천근만근의 무게를 가지고 자신을 내리누릅니다.
마음의 군살은 멀리 갈 수 없게 자꾸 자신을 붙잡고 늘어집니다. 무거우니 주저앉을 수밖에 없습니다. 가까운 곳에 가더라도 등짐을 무겁게 짊어지면 안 됩니다. 아무리 좋은 음식과 보석과 돈이 있더라도 그런 것들로 등짐을 가득 채워서는 안 됩니다. 등짐은 가벼워야 합니다. 그래야 자유롭습니다.
왜 괴롭습니까? 이렇게 물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원인으로 어떤 특정한 상황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한 번 더 생각해 보세요. 그 상황 때문에 괴로운지, 그 상황에 대한 생각 때문에 괴로운지 말입니다.
생각에 얽매여 있으면 괴로움이 자꾸 증폭되어 점점 더 커진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생각은 멈추거나 끊어지지 않습니다. 자꾸 변화합니다.---3장 「그대, 스스로 세상과 소통하세요 : 마음 공부」 중에서
영국의 시인 밀턴은 “마음이 천국을 만들고 지옥도 만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마음은 참으로 변덕이 심합니다. 그 변덕스런 마음에 내가 끌려다니려니 얼마나 고생이 많겠습니까. 그래서 버드나무처럼 유연해야만 합니다. 바람이 불면 흔들리다가도 바람이 멈추면 고요해져야 합니다. 버드나무는 가지를 잘라 거꾸로 심어도 자란다고 합니다.
사람이 버드나무처럼 유연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슬픔, 실패, 좌절, 근심, 걱정 따위를 희망, 기쁨, 즐거움, 보람 등으로 바꿀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마음을 조금은 비워둬야 합니다. 만찬에 초대되었을 때 맛있는 걸 많이 먹으려면 뱃속을 어느 정도 비워둬야 하듯이 내 마음에 행복과 기쁨을 채우려면 비워야 합니다.---4장 「물처럼 유유하고 바람처럼 걸림 없이: 세상 공부」 중에서
나보다 힘이 세거나 잘났거나 많이 가진 사람을 경계하거나 주눅이 드는 것은 일종의 도피본능으로 열등감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호랑이나 사자 같은 맹수를 홀로 상대할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사람들은 함정을 파거나 그물을 치거나 덫을 놓거나 무기를 만들거나 여럿이 협심하여 맹수를 잡습니다. 그런 공격본능은 곧 자존심퓀니다. 힘으로는 맹수를 이길 수 없지만 두뇌로는 이길 수 있다는, 그리고 실행에 옮기는 용기가 바로 자존심입니다.
인생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맹수에게 주눅 들어 도망 다니거나 피하기만 하면 얻는 게 적고 그래서 스스로 열등하다고 느끼며 강자에게 비굴해지는 것입니다. 열등감에 무릎을 꿇으면 행복해질 수 없습니다.
---5장 「물처럼 유유하고 바람처럼 걸림 없이: 세상공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