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1960년대 이후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경제성장을 달성하였다. 그 결과 일자리를 늘리고 절대빈곤을 해소할 수 있었으며, 사회보장제도가 미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1990년대 초까지 전반적인 소득분배를 비교적 양호한 상태로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소득분배가 악화되 고 빈곤이 심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여러 가지 요인에 기 인하는데, 그 가운데에서도 특히 지식기반경제(knowledge-based economy) 의 확산과 세계화(globalization)가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더하여 1997년의 외환위기 및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거시경제적 충 격은 저소득층의 소득불안정을 심화시켜 왔다. 우리 정부는 1970년대에 공공의료보험제도를 도입한 이후 지속적으 로 사회안전망을 확충해 왔다. 특히 1980년대 말에는 국민연금제도를 도입하였고 전 국민 의료보험을 달성하였다. 또 외환위기 직후에는 고 용보험의 가입대상을 급격히 확대하였고 국민기초생활제도를 도입하였 다. 2000년대 중에도 장기요양보험제도와 기초노령연금제도를 도입하는 등,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였다. 그 결과 우리나라 는 기본적인 제도를 모두 갖추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사회안전망은 아직 크게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촘촘하지 못한 안전망으로 인해 사회적 도움이 가장 필요한 사람들에게 복지혜택이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 전체 취업자 가운데 공 적연금 가입자는 60% 내외에, 고용보험 가입자는 40% 내외에 머물고 있다. 이로 인해 저임금근로자들은 사회적 보호가 가장 필요함에도 불 구하고 사회보험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또 우리나라의 노 인빈곤율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에 달해 있지만, 국민기초생 활보장제도나 기초노령연금제도는 빈곤계층의 노인들에게 충분한 도움 을 주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사회안전망은 촘촘하지 못하다는 것 외에도 다른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여러 부처가 여러 가지 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복지사 업의 체계가 매우 복잡해졌다는 것, 복지전달체계를 구성하는 중앙정부 와 지방정부, 그리고 민간기관 사이에 역할분담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업무협조가 원활하지 못하다는 것, 수요자 관점에서 사업체계와 전달체계를 재편하려는 노력이 각종 이해집단 간의 알력으로 인해 종종 좌절되어 왔다는 것 등이 그러한 문제들이다. 이러는 가운데 연금?의 료 등 사회보험의 지출이 빠르게 증가하여 복지재정의 장기적 지속 가 능성을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여러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본 보고서의 목 적이다.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매우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정할 필요 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본 보고서가 제시하는 여러 방안은 ‘복지개혁’ 에 가까운 것이다. 비록 단기적으로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이 어려울지 라도, 중장기적인 지향점을 명확히 제시한다는 데 본 연구의 의의가 있 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문제의 본질과 복지개혁의 기본방향에 대한 합의가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본 보고서의 작성에는 본원의 고영선 박사와 경기대학교의 박능후 교수, 서울대학교의 구인회 교수, 보건사회연구원의 노대명 박사와 강신 욱 박사, 한국노동연구원의 황덕순 박사가 참여하였다. 그 외에 여러 분 들이 아낌없이 노력을 기울인 결과 본 보고서가 발간될 수 있었는데, 지 면관계상 이들의 이름을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음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본 보고서를 바탕으로 앞으로 복지개혁이 꾸준히 추진될 수 있기를 기 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