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6년 중국 길림성 왕청진에서 태어나 왕청 제2중학교를 거쳐 연변대학 조선문학과를 졸업했다. 중국작가협회 연변분회 시문학연구회에서 두 차례 시인상 수상했고『세계시선집』에 영문으로 시가 수록되었다. 현재는 10년가 중국작가협회 연변분회 소속시인으로 창작 활동을 하다가 전문 번역일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시집『가끔은 아침 이슬처럼 맑고 투명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가 있고 역서로는『슬픈 우리 젊은날』,『훔쳐 본 일기』,『나 그대를 사랑함은 풀꽃 같은 그리움 때문입니다』,『중국청년시선집』등이 있다.
이른 아침, 숲속을 거닐다가 그늘진 길가에서 그 누구에게 버림받은 장미꽃 한 묶음을 보았다. 자줏빛, 연분홍빛, 황백색빛 얼굴을 가진 장미꽃 송이마다 핏빛은 약간 살아 있어도 생명의 향기는 죽어가고 있었다. 나는 쓸쓸히 장미꽃 묶음을 주워 들었다. 푸른 잎에 맺힌 이슬은, 지난 밤을 하소연하는 듯 눈물처럼 방울방울 떨어졌다. 어느 가련한 소녀가 경박한 남자에게 속임을 당했을까? 어느 불행한 총각이 들뜬 여자에게 희롱을 당했을까? 어젯밤의 별 같은 속삭임은 어디로 가고, 오늘 아침의 꿈 같은 이슬은 슬픔으로 남아……. 나는 측은한 가슴으로 장미꽃을 안고 집으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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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방, 댕댕 댕댕 정확한 시계 소리는 병든 기억을 쫓는다. 아침은 너무 늦다. 기다리기엔 너무도 긴 절망이다. 아, 별 하나가 암담한 창가에 사랑의 눈빛을 보내준다. '물어 보자, 나의 별아. 어찌하면 이 밤을 벗어날 수 있느냐.' '너 스스로 구원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