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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방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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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방기도

: 하나님을 만나는 은밀한 시간

최승열 | 규장 | 2007년 11월 26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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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11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378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60970373
ISBN10 8960970379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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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최승열
서울신학대학교에서 신학사와 신학석사를 받고, 평택대학원에서 역사신학을 전공했으며 동 대학원에서 〈이성봉 목사의 영성과 목회 적용〉으로 목회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전농교회에서 영성훈련 사역에 전념하고 있으며, 여러 신학대학원과 각종 목회자 모임에서 영성 강의를 인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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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
오직 하나님 한 분만을 만나기 위해

어느덧 “목회를 다시 하겠습니다”라고 매년 새롭게 다짐한 지 36년이 흘렀다. 15년 전, 목회에 대한 갈등이 증폭되고 있을 때 사활(死活)을 건 기도를 하다가 “너도 변하지 않으면서 누구를 변화시키려 하느냐?”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비로소 나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나님 자신’을 구하는 골방기도를 함으로써 영적 생활을 방해하는 누더기 같은 것들이 점차 벗겨지는 경험을 했다. 멀리 계시던 하나님과 가까운 관계가 되었고, 더 나아가 하나님과 친밀함을 누리는 자리에까지 이르렀다. 하나님과 교제하면서 하나님으로 채움을 받은 것이다.
그러자 목회 자체를 포기하려 했던 내 안의 답답함이 사라지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유와 기쁨, 평안함, 만족감이 물밀듯이 찾아왔다. 또한 주님을 사모하는 열정이 더욱 강력해져서 비록 진흙 같은 세상에서 살지라도 주님이 주시는 거룩한 능력 안에서 ‘성결한 삶’을 살고자 하는 갈망과 확신을 갖게 되었다.
나는 골방기도의 영향력이 이렇게 크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골방기도는 나를 영적 침체에서 살려낸 기도이다. 골방기도란 바로 하나님과 나누는 교제의 기도이다. 하나님을 만나고 그분을 체험하는 기도가 바로 골방기도이다. 하나님과 나누는 인격적인 교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나는 골방기도를 하면서 하나님 아버지를 어린아이처럼 의지하게 되었다. 하나님과 나누는 교제가 없으면 바른 신앙생활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나는 그동안 기도의 균형을 상실한 가운데 신앙생활을 해온 것을 알았다. 하나님과 나누는 교제의 기도보다 주관적인 기도, 실용적인 ‘구걸기도’에 치우쳐왔던 것이다. 그로 인해 나는 영적으로 메말랐으며 더 이상 목회를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고 말았다. 그러나 골방기도를 통해 하나님과 교제하면서 나 자신은 물론 섬기는 교회 또한 영적으로 소생함과 아울러 활력을 찾게 되었다.
이제 10여 년간 나름대로 연구하고 적용한 골방기도에 관한 내용을 필자의 목양과 한국교회의 신앙 회복을 위해 책으로 펴내는 바이다. 한국교회가 골방기도에 대해 눈이 열리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사명감을 가지고 이 책을 낸다.
또한 새로운 신앙 지도인 나의 영성훈련에 말없이 적응하느라 고생한 전농교회 가족에게 감사를 드리며, 도움을 준 황돈형 교수, 송용구 교수, 민현기 목사, 구제천 전도사, 김근선 전도사와 사랑하는 가족에게 심심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특히 책의 출간을 격려해준 규장의 모든 식구들에게 감사를 드리는 바이다.

주님을 더욱 사랑하려는 종 최승열

[ 서론 ]
골방기도는 하나님을 만나는 참 믿음의 여정이다

나는 수많은 나날 성도들과 나 자신을 위해 열심히 기도했으며, 나아가 교회와 나라와 민족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해왔다. 하나님의 구원과 목회자의 부름을 받았기에 나는 늘 하나님을 입에 달고 다녔고, 누구보다도 세세하게 많은 것을 구하며 성실한 목회를 했다고 여겼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하나님과의 거리는 그리 가깝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생겼다. 불혹(不惑)을 앞두고 있던 1985년, 열심히 목회를 하고 있음에도 영적으로 힘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계속적으로 힘이 빠져서 나는 스스로에게 무슨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처방을 하고 싶었지만 나는 정확한 원인을 진단할 수 없었다. 하루하루 답답함이 옥죄어오던 차에 나는 마침내 영적 방황을 하기 시작했다.

방황의 길
목사님인 아버지는 자식 중에 첫 열매인 나를 하나님께 드리기로 서원하셨기에, 나는 어려서부터 교회 안에서 자랐다. 늘 목회하시는 아버지를 보며 산 덕분인지, 나는 별 어려움 없이 진로를 정할 수 있었다. 영혼을 구원하고 삶을 변화시키는 목회가 가장 보람 있고 귀한 일이라 여겨져 아버지의 뒤를 이어 목회자가 되리라고 마음먹은 것이다.
서울신학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수술로 인해 군 복무 면제 판정을 받은 나는 스물여섯 살 때부터 전도사로 사역했다. 열심히 교회를 섬기던 나는, 1970년대와 1980년대 군사정권하에서 부정과 부패가 난무하고 인권이 짓밟히는 상황을 직면했다. 하지만 교회는 아무런 발언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있었고, 나는 내 안에서 무언가 끓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사역하는 동안 한때 인권운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때까지도 내 앞에 놓인 길은 대체적으로 평탄하고 순탄했다. 그런데 마흔을 앞둔 어느 날인가부터 웬일인지 내 안에서 조금씩 허물어져 내리는 무언가가 있었다.
‘교회와 목회가 세상과 다른 것은 무엇인가? 왜 삶에 변화가 없는 것일까? 왜 하나님의 자녀 된 모습이 보이지 않는가? 왜 하나님의 자녀이면서 안정감이 없는가? 왜 하나님만을 사랑하는 일에 번번이 실패하는가? 왜 이웃 사랑이 불가능하게 느껴지는가?’
방황은 수년 동안 계속되었다. 마흔 중반을 넘어섰음에도 여전히 해결책은 보이지 않았다. 고민과 번민으로 인해 탈진 상태가 되었지만 하나님은 묵묵히 나를 지켜만 보고 계셨다. 얼마나 괴롭고 힘든지 목회를 그만두고 싶었다. 마침내 나는 천직으로 여겨왔던 목회에 대해 결단을 내릴 시기를 맞이했다.
나는 선배 목사님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자문을 구했다. 선배 목사님은 자신도 그런 고민을 한 적이 있다고 하면서, 1년간 매달 첫 주에 기도원으로 가서 금식기도를 해보라고 조언해주었다.
나는 목회 결단을 위해서라면 못할 것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
‘1년 동안 매달 첫 주에 금식기도를 해보자. 그러고도 하나님의 응답이 없으면 목회를 그만두자.’

내 기도의 근본 문제점
1992년, 독하게 마음먹은 나는 기도원을 다니며 굴속에서 절규하기 시작했다. 금식하며 열 달을 매달렸건만 아무 역사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게 하기를 11개월… 여느 때처럼 혼자 굴속에서 간절히 하나님을 찾으며 부르짖고 있었다. 갑자기 영혼을 두드리는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왔다.
“네 설교에 너도 변하지 않는데, 누가 네 설교를 듣고 변하겠느냐?”
그랬다. 나는 수없이 설교를 했지만 정작 나 자신이 변해야 할 대상이라고는 생각조차 못하고 있었다. 오히려 성도들이 변하지 않는다고 닦달하면서 스스로 의기소침해했다.
“맞습니다, 주님…!”
할 말이 없었다. 눈물이 흘러내렸다. 지난날을 반성하는, 내 가슴을 쥐어뜯는 아픔과 회한이 쉬지 않고 토해져 나왔다.
한참을 그러고 나니 비로소 내 자신을 돌아보는 눈이 열렸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성한 곳이라고는 하나도 없었다. 죄와 허물로 뒤덮인 죄인 모습 그대로였다. ‘죄인 중에 괴수’라고 고백했던 바울의 말이 살갗 속으로 뜨겁게 파고들었다.
3개월 후, 잘 아는 목사님의 소개를 받고 어느 수도원에서 한 주간을 지냈다. 나는 그곳 수도원 원장 목사님을 통해 나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발견했다. 바로 잘못된 기도가 문제였다.
그 분은 예배 때마다 ‘영성이 생기는 기도’와 ‘영성이 생기지 않는 기도’에 대해 설교했다. 옛날 성인(聖人)들은 청원기도를 드리지 않았고, 오직 하나님 자신만을 구하는 기도를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청원기도의 대부분이 ‘구걸기도’, ‘주관주의적 기도’, ‘실용주의적 기도’라고 서슴없이 비판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구걸기도만을 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바람직한 기도의 자세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하나님 자신을 구하는 기도에 집중하라고 거듭해서 강조했다. 나는 얼굴이 화끈거려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골방기도란?
골방기도는 기독교의 ‘대헌장’이라 할 수 있는 산상설교(마 5-7장)에서 주님이 명령하신 기도이다(마 6:6-8). 골방기도는 영적인 사활(死活)이 달린 기도이다. 골방기도가 없이는 영적인 생존이 불가능하다. 주님은 골방기도를 명령하셨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친히 골방기도 생활을 하신 분이다. 주님은 항상 골방기도와 사역의 균형을 중시하셨다. 그 이유로 두 가지 면을 들 수 있는데, 하나는 끊임없이 하나님과 맺는 교제를 통해 아버지와 친밀함을 쌓아 늘 하나가 되기 위함이며, 다른 하나는 아들로서 하나님 아버지의 뜻을 알기 위해서이다. 하나님 아버지의 뜻을 모르면 하나님의 뜻과는 상관이 없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즉, 자신을 드러내기 위한 사역이나 일 중심의 사역으로 전락하게 된다. 골방기도를 등한히 한 개인과 교회의 모습을 한번 보라. 경건의 능력을 상실하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왜 하필 골방을 강조하시는 것일까?
골방기도를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방해를 받지 않는 환경이 중요하다. 골방이 아니면 은밀히 기도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주님 자신마저도 조용하고 한적한 장소를 찾으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도 은밀한 기도를 하기 위해서는 방해를 받지 않는 장소가 있어야 한다.
왜 골방기도인가? 걸으면서 기도하고, 일하면서 기도하고, 운전하면서도 할 수 있는 것이 기도 아닌가? 물론 할 수 있다. 그러나 골방기도는 아니다. 쉬지 말고 기도하는 것과 골방기도를 하는 것은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주님은 골방기도를 강조하셨다.
골방기도를 하기 위해서는 잠시 세상의 것을 차단하고 세속적인 모든 생각과 일을 멈추고 하나님과만 교제해야 한다. 골방기도는 깊은 기도이고 강력한 기도이다. 온전히 하나님만 향하는 기도이다. 골방기도는 하나님의 강력한 통치와 다스림을 받는 기도이다. 이러한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생명이 풍성해지고, 하나님의 성품으로 회복되어지며, 하나님의 온전한 자녀로 살게 된다. “내 기도하는 그 시간 그때가 가장 즐겁다”(찬송가 482장)라고 찬양한 화니 크로스비의 기도는 모든 기도가 즐겁지만 특히 골방에서 은밀한 중에 계시는 하나님과 맺은 깊은 교제의 기도가 더 즐겁고 행복한 기도임을 말해주고 있다.
골방에서 은밀한 중에 계시는 주님과 함께 있는 그 자체만으로도 평안과 행복을 느낀다. 그러므로 골방기도의 맛을 아는 사람은 이 세상의 어떤 것보다도 골방에서 주님과 함께 있는 시간을 즐긴다. 하나님은 항상 우리와 은밀하게 교제하기를 기뻐하신다.
골방기도는 주님의 특별한 약속이 있는 기도이다.
“너는 기도할 때에 네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은밀한 중에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마 6:6).
골방기도에는 내 마음속에 계시는 하나님의 은밀한 역사가 따른다. 분주한 일과 중에서도 내 기도는 반드시 응답받게 될 것이다. 우리가 하나님의 임재를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하나님이 가까이 계시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의 영적 감각이 둔해지고 마음이 산만해져 있기 때문이다. 골방기도는 일상생활 중에도 나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게 해준다.

근본을 사랑한다는 것
어느 지혜로운 왕이 있었다. 왕은 자기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여인이 누구인지 알아보기 위해 자기의 여인을 모두 불러 모았다.
“무엇이든지 원하는 대로 구해라.”
왕의 말을 들은 여인들은 신바람이 나서 ‘무엇을 구할까? 가장 값나가고 좋은 것이 무엇일까?’ 하고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마침내 저마다 원하는 것을 구하기 시작했고, 왕은 약속대로 그들의 소원을 들어주었다.
그런데 유독 한 여인만 아무것도 구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왕은 궁금히 여기며 그녀에게 왜 아무것도 구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여인이 이렇게 대답했다.
“저는 아무것도 필요 없습니다. 다만 왕 한 분만을 원합니다.”
왕은 마침내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해주는 여인을 알게 되어 무척 기뻐했으며, 평생토록 그 여인을 사랑하며 살았다.
나 역시 왕의 여인들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다. 모든 것을 가진 왕을 구한 것이 아니라, 왕이 가진 것 중에 지극히 작은 일부를 구하는 어리석음을 범한 것이다. 말로는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왕을 진심으로 사랑한 것이 아니라, 마치 왕이 내 하인이라도 되는 듯 왕에게 ‘달라’는 주문만을 일삼아왔다. 하나님 자신보다는 하나님 선물에만 매달리는 수준이었으니 말이다.

결단
그 수도원에서는 식사시간, 공동 작업시간에도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을 금하고 침묵기도를 시켰다. 침묵기도 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나는 원장 목사님의 지도를 받으며 점차 침묵기도 하는 시간을 늘려나갔다.
나는 하나님 자신을 구하는 기도를 드리면서 비로소 하나님과 교제를 했다. 그렇게 스스로의 내면과 삶의 변화를 경험했다. 골방기도가 생활화되면서 환경의 매임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은 물론, 말씀의 능력, 찬양과 기도의 능력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하나님과 만나는 것, 그분을 향한 접근방법을 몰라 방황하던 나는, 비로소 하나님을 확신했다.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고, 목마른 사슴이 시냇물을 찾아 해갈하듯이, 그때부터 나는 하나님을 아주 깊이 빨아들였다.
그 후 나는 스스로의 영성 형성에 몰두했다. 그리고 어느 시점부터인가 영성 목회를 위해 차근차근 구상하며 준비를 갖추었다.
2003년, 나는 또 한 번 깊은 고민에 빠졌다. 30여 년간 고수해온 기존의 목회 방향을 틀어서 새로운 스타일의 영성 목회를 시도해야겠다는 결단의 순간을 맞은 것이다. 그리고 섬기던 교회에서보다는 새로운 교회에서 영성 목회를 시작하는 것이 더 이상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슴 벅찬 고민을 하던 나는 결국 용기를 내어 17년 동안 잘 섬겨오던 교회에 사직(辭職)의 뜻을 밝혔다. 생각지도 못했던 일에 놀란 장로님들이 한사코 나를 말렸다.
“내일모레면 예순인데, 왜 힘든 모험을 하려고 하십니까? 안정을 추구할 시기인데, 어디로 가신단 말입니까?”
장로님들의 염려는 당연했다.
그러나 어떤 힘이 그곳에 머물러 있도록 나를 더 이상 내버려두지 않았다. 하나님과 함께하는 깊이 있는 만남 속에서 영성이 풍성해지는 가운데, 영성 목회를 위한 준비가 이루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최고의 복
나는 안정을 누리는 것보다도 남은 기간 동안 목회다운 목회를 하고 싶은 열망으로 가득 찼다. 결국 나는 정든 교회를 떠나 현재 시무하는 전농교회로 부임했다. 나는 제일 먼저 성도들을 향해 기도를 바꾸어나갈 것을 권유했다. 새로운 사역지에서 펼치는 나의 영성 임상목회의 첫 시도는, 구걸기도에서 하나님 자신만을 구하는 골방기도로 전환하는 것이었다.
기대 반 염려 반과는 달리 대부분의 성도들이 잘 받아들이고 이를 적용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신앙의 모습이 달라지는 것을 확연히 알 수 있었다. 그렇게 해를 거듭하자 변화의 속도가 빠르게 나타났으며, 교회 전체가 역동적으로 탈바꿈했다. 이처럼 하나님 자신만을 찾는 골방기도를 통해 성도들이 하나님과 나누는 교제권을 형성했으며, 신실한 하나님의 자녀로 변화되었다.
그러므로 골방기도는 우리에게 영적?정서적?육체적 치유를 경험하게 해주고, 우리를 그리스도 앞으로 이끌어주며, 주님과 동행하게 해준다. 또한 골방기도가 활성화되면 모든 것이 회복되고 살아난다. 골방기도는 만사가 변화되기 전에 ‘내가’ 먼저 변화되는 경험을 안겨준다. 따라서 골방기도가 없는 건강한 신앙생활은 존재할 수 없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무엇이든 구하라고 하셨다. 하지만 우리가 기도를 통해 어떤 것을 구하느냐에 따라서 신앙은 많은 차이를 보인다. 그래서 각자 자신의 기도를 돌아보고 이를 점검하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
아직도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은 왕의 여인들이 그러했듯 세상에서 값나가고 화려한 것들을 하나님께 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삶에 있어서 하나님보다 값지고 소중한 것은 없다. 하나님은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고, 모든 것의 소유주이시며, 나의 존재의 근원이시고, 나의 생사화복(生死禍福)을 주장하시는 분이다.
일찍이 다윗은 “주밖에는 나의 복이 없다”라고 고백했다(시 16:2). 다윗은 주님 자신만이 최고의 복(福)임을 알았던 것이다.
이사야는 “여호와를 경외함이 너의 보배니라”라고 가르쳤다(사 33:6).

하나님을 체험하는 골방기도
높은 수준의 설교를 듣거나 훈련을 받는다고 해서 변화되는 것이 아니다. 변화는 노력이나 훈련이 아닌 은혜와 통치의 차원에 속한다. 변화되기 위해서는 전적으로 새로운 세계를 만나야 하는데, 새로운 세계는 하나님, 하나님의 통치, 하나님의 나라이다. 하나님을 만나고 그분을 체험하는 기도가 바로 골방기도이다.
골방기도를 통해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가 회복됨은 물론 더 나아가 개인과 교회가 거룩한 존재로 회복되어진다. 혹자는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영적 침체에 빠지는 가장 큰 요인 가운데 하나가 ‘구걸기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러한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맞는 말이다. 구걸기도로는 올바른 신앙심이나 영성이 생기지 않는다. 신앙이란 전하고 듣는 것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골방기도를 통해 내면화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교회성장운동, 부흥운동 일변도의 신앙운동이 한국교회 전체의 흐름이었기에 골방기도는 자연스럽게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골방기도에 대해 수없이 들어왔지만 그것은 몇몇 관심 있는 사람들의 전유물이었기에, 대중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조용한 시간, 하나님과 나누는 깊은 교제, 하나님 체험을 중시하는 성숙한 신앙이 강조됨에 따라 골방기도에 대한 관심이 많아져서 다행스러울 뿐이다.

[ 에필로그 ]
이 땅에 이루는 하나님의 마음

골방기도를 모든 성도에게 가르치고 적용하여 성공 가도를 달리는 세이비어교회가 있다. 한국에서도 세이비어교회를 소개하는 책이 두 권 출간되어 널리 알려졌다.
세이비어교회는 21세기의 가장 혁신적인 교회 모델로 부각되고 있다. 60년 전, 고든 코스비 부부에 의해 세워진 이 교회는 미국을 움직이는 작은 공동체이다. 또한 지금까지 교인 수 150명을 넘은 일이 없지만 연간 천만 달러 이상의 예산을 집행하는 역동적인 교회이다. 고든 코스비는 큰 규모는 실제로 효과를 반감시키며, 복음의 증인이 되는 사람들의 공동체에 불리한 결과를 가져온다고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세이비어교회는 숫자를 통해서 오는 힘의 유혹을 의도적으로 거부하기 때문에 세이비어 일원이 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세이비어교회 공동체는 바로 나사렛 예수와 깊은 교제를 나누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세이비어교회는 철저하게 예수님 중심의 공동체를 지향한다. 이 교회에서는 골방기도를 통해 기도문, 언어, 상상을 배제하고, 우리의 감정, 의지, 감각기관의 사용도 제한하며 오로지 하나님과 친밀히 교제만 누린다.
공동체 일원들은 규칙적으로 침묵 골방기도를 통해 수련의 시간을 가진다. 한 시간을 의무적으로 기도하되 때로는 5~20분에 이르는 침묵 중심의 기도를 한다. 이 교회가 침묵 중심의 골방기도의 삶을 강조하는 것은 공동체로서 ‘행함’(doing) 이전의 ‘존재함’(being)을 우위에 두기 때문이다. 이 교회는 주님을 닮아가는 ‘존재’와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역’이 조화를 이룬다.

놀라운 섬김의 정신
세이비어교회의 교인들이 행하는 사역의 핵심적인 철학은?
1) 영적인 삶을 통해 주님을 닮아가는 삶을 추구하고,
2) 주님이 보여주신 긍휼의 마음으로 지역사회를 섬기며,
3) 주님이 섬기셨던 가난한 자, 버림받은 자, 소외받은 자 들을 섬기는 일에 헌신하며,
4) 용기와 희생적인 삶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헌신하는 것이다.

이것이 세이비어교회 공동체가 추구하는 정신이다. 이 정신이 원동력이 되어 구체적인 사역이 이뤄지는데 먼저 지역사회를 구체적으로 섬기기 위해 워싱턴 지역의 빈민가인 아담스 모르간을 중심으로 카페와 서점이 운영된다. 그리고 저임금 가족을 위한 주택보급 사업이 실시되며, 실업자?노숙자?마약중독자?알코올중독자 등을 위한 병원이 지어지고, 이들이 다시 사회에 나가 재활할 수 있도록 희년 사역이 이곳에서 모범적으로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이 교회는 섬김의 저력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바로 ‘침묵 중심의 골방기도’에서 나온다. 세계적인 영성신학자인 헨리 나우웬도 세이비어교회에서 ‘침묵 중심의 골방기도’를 배웠다. 이 교회를 거친 사람들 가운데 월터 부르그만, 유진 피터슨, 파커 팔머 같은 영성지도자들이 있다.

기도는 생명의 연줄이다
필자가 섬기는 교회에서도 ‘침묵 중심의 골방기도’를 실시하는데, 세이비어교회와 비슷한 분위기와 현상 들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우리 교회는 영성 임상목회 5년째, 골방기도는 2년째에 접어든 아직 어린 교회이다.
골방기도의 실례는 나름대로 특징이 있다. 그러므로 골방기도의 실례를 모두 활용해보고 자기에게 적합한 것을 선택하여 계속 사용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무엇이든지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골방기도는 마치 연과 연줄의 관계와 같다. 연을 날리는 데 있어서 연줄은 생명줄이다. 연줄이 끊어지면 연은 주인을 벗어나 제멋대로 놀아나서 마침내 부서지거나 사라져버린다. 기도는 연줄과 같고, 마음은 연과 같다. 그러므로 항상 연줄인 기도를 튼튼하게 해야만 연과 같은 마음이 하늘을 향해 마음껏 비상할 수 있다. 연줄을 사용하기만 하고 늘 새롭게 하지 않으면 연줄은 낡고 쇠하여 끊어지고 연과 분리된다. 이같이 기도를 항상 새롭게 하지 않으면 기도는 마음과 분리되어 종교의식에서 끝나버리고 말 것이다.

주님과 동행하는 삶
기도는 이처럼 중요하다. 그러므로 이제는 구걸기도의 수준에서 벗어나 기도의 본질인 하나님과 만남과 교제를 이루는 기도, 즉 ‘골방기도’를 하루 빨리 회복해야 한다. 그리고 하늘에 계신 하나님 아버지의 온전한 자녀가 되어 하나님의 뜻을 이 땅에 실현시킴으로써 그분의 나라를 이루어나가야 한다.
골방기도가 생활화되면 골방이 아닌 어느 곳에서도 기도할 수 있다. 그야말로 천하가 기도실이다. 굳이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서 이 산, 저 산, 이곳저곳으로 돌아다닐 필요가 없다. 전철을 타거나 버스를 타고 가면서도 가능하고, 심지어는 운전을 하면서도 가능하다. 영(靈)이신 하나님과 더불어 사는 사람은 쉬지 않고 기도하는 생활이 가능하다. 그리고 주님과 동행하는 삶도 가능하다.
이제 골방기도를 드리면, 마음을 활짝 열고 하나님께 나아가고자 하는 열망이 생길 것이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분 앞에 나아가면 하나님께서 우리 안에서 기쁨으로 일하시는 것을 경험할 것이다. 또한 그분께서 우리 안에서 이루시는 일을 신뢰하는 것은 물론, 기도생활과 이웃을 향한 사랑이 회복되는 것도 발견할 것이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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