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란 무엇인가? 밖에서 오는 행복도 있겠지만 안에서 향기처럼 꽃향기처럼 피어나는것이 진정한 행복이다.
--- p.26
자연이든 사람이든 세상이든 다 마음에서 시작된 것이다.마음 이 진정한 인간의 마음으로서 맑고 투명하다면 그 그림자인 세상도 맑고 투명해진다.....우리가 너무 외부적인 것, 외향적인 것, 표피적인 것, 이런 데만 관심을 갖다보니까 마음이 황폐해졌다. 옛날보다는 훨씬 많이 갖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 pp.24-25
자신의 근심과 걱정을 밖에서 오는 귀찮은 것으로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그것을 삶의 과정으로 생각해야 한다.숙제로 생각해야 한다.자신에게 어떤 걱정과 근심거리가 있다면 회피해선 안 된다.그걸 딛고 일어서야 한다.어떤 의미가 있는가.왜 이런 불행이 닥치는가.이것을 안으로 살피고 딛고 일어서야 한다.
저마다 이 세상에 자기 짐을 지고 나온다.그 짐마다 무게가 다르다.누구든지 이 세상에 나온 사람들은 남들이 넘겨볼 수 없는 짐을 지고 있다.그것이 그 인생이다. 따라서 세상살이에 어려움이 있다고 달아나서는 안 된다. 그 어려움을 통해서 그걸 딛고 일어서는 창의력을.의지력을 키우라는 우주의 소식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 p.58
자기 안을 들여다보라. 신앙인과 수행자들은 시시각각 자기 자신이 서 있는 자리를 살필수 있어야 한다. 자기 반성을 해야 한다. 절에 가면 선방 앞 섬돌에 이런 표찰이 붙어 있다. 조고각하照顧脚下. 비칠'조', 돌아볼'고', 다리'각', 아래'하'. 이 말이 무슨 말인가. 자기가 서 있는 자리를 살피라는 뜻이다. 자기가 서 있는, 지금 자기의 현실을 살피라는 것이다. 섬돌 위에다가 그런 표찰을 붙여 놓은 것은 신발을 바르게 벗으라는 뜻도 되지만, 그건 지엽적인 뜻이다. 본질적인 뜻은 그런 교훈을 통해서 현재 자기가 서 있는 자리, 그 현실을 되돌아보라는 것이다.
--- p.108-109
사실 혼자 사는 사람들만 외로움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세상 사람 누구나 자기 그림자를 이끌고 살아가고 있으며, 자기 그림자를 되돌아보면 다 외롭기 마련이다. 외로움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는 무딘 사람이다.
--- p.19
사람의 본성은 더 말할 것도 없이 본래부터 맑고 향기롭다. 본래 청정한 우리 마음을 깨닫고, 저마다 지닌 귀하고 소중한 그 덕성의 씨앗을 한 송이 꽃으로 피워야 할 것이다.
--- p.103
불임암에 도착하니 스님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혹시 낮잠을 주무시는 게 아닌가 하고 오두막 가까이 가서 스님을 부르자, 먼 뒤꼍에서 걸어나오시는 것이었다. 그래서 '스님, 이 무더운 날 무얼 하고 계십니까?'하고 묻자 스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한다.
'졸음에 빠지지 않으려고 칼로 대나무를 깎고 있었습니다.'
졸지 않기 위해 그 일을 하고 계셨다는 것이다. 칼도 날카롭고 대나무도 날카로우니 깜박 졸았다간 위험하다. 한여름에 그것도 혼자 지내는 거처이니 낮잠을 즐길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런데 졸지 않고 활짝 깨어있기 위해 칼로 뽀족한 대나무를 깎고 있었다니.
--- p.15
버리고 떠난다는 것은 곧 자기답게 사는 것이다. 자기답게 거듭거듭 시작하며 사는 일이다. 낡은 탈로부터, 낡은 울타리로부터, 낡은 생각으로부터 벗어나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 생명은 늘 새롭다. 생명은 늘 흐르는 강물처럼 새롭다. 그런데 물에 갇히면, 늪에 갇히면, 그것이 상하고 만다.
--- p.23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다. 궁색한 빈털터리가 되는 것이 아니다.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무소유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할 때 우리는 보다 홀가분한 삶을 이룰 수가 있다. 우리가 선택한 맑은 가난은 넘치는 부보다 훨씬 값지고 고귀한 것이다. 이것은 소극적인 생활 태도가 아니라 지혜로운 삶의 선택이다.
--- p.80
'당신이 행복하다면 나도 행복하다. 그러나 당신이 행복하지 않다면 그것은 내 문제가 아니라 당신의 문제다.'
--- p.165
내가 사는곳이는 눈이 많이 쌓이면 짐승들이 먹이를 찾아서 내려온다. 그래서 콩이나 빵 부스러기 같은걸 놓아준다. 박새가 더러오는데 박새한테는 좁쌀이 필요하니까 장에서 사다가 주고 있다. 고구마도 짐승들과 같이 먹는다. 밤에 잘때는 이 아이들이 물 쫓아 개울로 내려온다. 눈 쌓인데보면 개울가에 발자국이 잇다. 그래서 내가 그 아이들을 위해서 해질녘에 얼음을 도끼로 깨고 물구멍을 만들어둔다, 그것도 구지 말하자면 내게는 나눠갖는 큰 기쁨이다. 나눔이란 누군가에게 끝없는 관심을 기울이는 일이다.
--- p.33
내 마음 따로 있고 네 마음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마음은 하나이다. 한 뿌리에서 파생된 가지가 내 마음이고 당신의 마음이다. 불우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 우리가 눈물짓는 것도 그 때문이다. 왜냐하면 같은 뿌리에서 나누어진 한쪽 가지가 그렇게 아파하기 때문에 함께 아파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것이 마음의 메아리이다. 마음이 맑고 투명해야 평온과 안정을 갖는다. 마음의 평화로움과 애정이야말로 행복과 자유에 이르는 지름길이다.
--- p.161
가끔은 시장기 같은 외로움을 느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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