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주기에 맞춰 '발정'하는 성의 주기
성의 주기는 평균 26일에서 28일이다(그들은 대체로 26일로 말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것은 달의 주기에 맞추려는 생각에서인 듯하다). 21일 또는 22일 동안 각자는 성적으로 활동이 없는, 잠재상태의 '소머'이다. 18일째 되는 날 뇌하수체의 작용에 의해 호르몬 변화가 시작되며, 22일째 또는 23일째 되는 날 각자는 '케머', 즉 발정기에 들어간다. 케머 첫 단계(카르하이드 말로 '세헤르'라고 한다)에서 그들은 완전한 자웅동체를 유지한다. 성의 발현과 발정은 격리 상태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세헤르' 때 만일 혼자 있거나 케머 중인 다른 사람과 함께 있지 않으면 성적 결합이 불가능하다. 그런데 이 시기에는 성적 충동이 너무 강해서 그것이 그의 인격을 완전히 지배하며, 그 밖의 모든 충동을 억누른다. 케머 중인 파트너를 찾으면 호르몬 분비는 그들 중 한 사람이 남성호르몬 또는 여성 호르몬에 지배될 때까지 더욱 자극(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접촉-분비? 냄새?-이다)된다. 생식기는 팽창하거나 수축하며, 상대의 변화에 흥분한 파트너는 자동적으로 다른 성의 역할을 맡게 된다. 가끔 케머 상대에게 동일한 성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일은 매우 드물다. (...)
일단 성이 결정되면 케머 기간 동안 그것을 바꿀 수는 없다. 케머의 절정기(카르하이드 말로 '소케머')는 이틀 내지 닷새 동안 계속되며, 성적 충동과 능력은 최고조에 달한다. 그리고 그것은 아주 갑자기 끝나 버리는데, 만일 임신이 일어나지 않으면, 각자는 몇 시간 이내에 '소머' 단계로 돌아온다(메모 : 오티에 님은 이 '네번째 단계'가 월경 주기와 일치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주기는 새로 시작된다. 만일 여성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임신을 하면 호르몬 분비활동은 계속되며, 8,4개월의 임신 기간과 6개월 내지 8개월의 수유 기간 동안 여성의 성은 유지된다. 소머 때처럼 남성의 성기는 수축되며 가슴은 약간 부풀고, 골반은 커진다. 수유기가 끝나면 여성은 다시 소머로 돌아가며 다시 완전한 남녀동성이 된다. 생리적 습관은 정해져 있지 않으며, 여러 명의 아이를 둔 엄마가 여러 명의 아이를 둔 아버지가 될 수도 있다.(...)
캐머가 늘 똑같은 파트너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파트너는 가장 일반적인 관습인 것 같긴 하지만, 도시의 케머 하우스에서는 그룹이 형성되기도 하고 그럴 경우 그룹의 남성들과 여성들 사이에 집단성교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보다 극단적인 행태는 케머를 맹세하는 관습인 '오스쿄머'이다. 이는 일부일처제 결혼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법적인 규제는 없으나 사회적으로나 윤리적으로 매우 전통 있는 엄격한 제도이다. 카르하이드의 부족 마을 그리고 영지는 의심할 여지 없이 일부일처제에 기초해 있다. (...)
우리들이 잠깐 본 것이나 추측한 것만으로는 그 전모를 파악할 수 없는 남녀동성의 여러 측면들이 있다. 케머 현상은 물론 우리 조사대원 모두를 열광시켰다. 그것은 우리들에게는 신기하고 환상적인 어떤 것이지만 명백히 게센인들의 생활방식을 지배하고 있다. 그들의 사회구조, 산업, 농업, 상업의 경영 방식 그리고 주거지의 규모와 대화 주제 이 모든 것이 그들의 소머-케머 주기에 맞춰 형성되어 있다. 모든 사람들은 한 달에 한번씩 휴가를 낸다. 케머 기간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어느 누구도 일을 강요당하지 않는다. 가난한 자든 이방인이든 케머 하우스에 들어갈 수 있고 모든 것이 정기적으로 돌아오는 고통과 정열의 축제에 길을 내준다. 그래도 이런 것들은 이해하기가 어렵지 않다. 우리가 정작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은 생애의 5분의 4의 기간 동안은 이 사람들이 성적으로 전혀 고무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섹스의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여지는 충분하다. 그러나 실제로 그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게센의 사회는 그 일상적 기능에 있어서나 그 지속성에 있어서도 성 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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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할 점> : 누구든 원하는 것은 어떤 일이라도 할 수 있다. 얼른 보기에는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그러나 그 심리적 효과는 매우 크다. 오티에 님이 말한 것처럼 17세에서 35세 사이의 모든 사람들이 '해산에 매여' 있다는 사실은 역으로 이곳에서는 어느 누구도 다른 세계의 여성들처럼 생리적으로 그리고 육체적으로 완전히 '출산에 매이는' 일이 없다는 것을 뜻한다. 부담과 특권을 거의 동등하게 나누어 갖고 있으며, 모든 사람이 선택에 대해 똑같은 위험을 안고 있다. 그러므로 다른 세계 남성들처럼 그렇게 자유로운 남성은 하나도 없다.
<고려할 점> : 아이들은 어머니나 아버지에 대해 정신적, 성적 관계에 매여 있지 않다. 행성 겨울에 오이디푸스에 관한 신화는 존재하지 않는다.
<고려할 점> : 상대방의 동의 없는 성교나 강간은 없다. 인간 이외의 다른 포유동물과 마찬가지로 성교는 상호욕구와 동의가 있어야만 이루어질 수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 관계는 불가능하다. 물론 유혹은 가능하다. 그러나 그것은 시기적으로 아주 적절해야 한다.
<고려할 점> : 이른바 인간성에 대한 강한/약한, 보호/피보호, 지배/순종, 주인/노예, 능동/수동 따위의 이분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고를 하는 데에도 이원론에 대한 경향은 이곳에서는 그 정도가 낮거나 둔화되어 있는 듯하다.
<최종 결론> : 여러분이 게센인을 만난다면 남자와 여자가 있는 양성사회에서 하듯 행동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것은 같은 성 또는 반대성 사이의 양식화된 즉 남녀간의 상호작용을 기대하고 그들에게 남자 또는 여자의 역할에 상응하는 행동을 강요하는 것이다. 우리의 사회적, 성적 상호작용이 보여주는 그러한 양상은 이곳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은 타인을 남자와 여자로 보지 않는다. 사실 우리의 상상력으로 이것을 받아들이기란 힘든 일이다. 새로 태어나는 아이를 봤을 때 우리는 맨 먼저 무엇을 물어야 한다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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