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도 도지사가 남한에 있다?
황해도 지역은 북한의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황해남도와 황해북도로 분리되었다. 하지만 남한에서는 북한을 ‘아직 수복하지 못한 우리 영토’라고 생각하여 북한의 행정구역 개편을 법률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북5도라고 하여 북한의 행정구역을 5도(황해도, 평안남도, 평안북도, 함경남도, 함경북도)로 보며, 행정안전부 산하에 ‘이북 5도청’을 두었다. 청사건물은 서울 종로구 구기동에 있으며, 심지어 각 도의 도지사와 군수까지 있다. 이 지역의 도지사는 남한의 다른 지역과 같이 선거로 뽑는 것이 아니라 실향민들의 추천을 받아 행정안전부가 임명한다. 상징적인 직위라고 할 수 있다. --- p.17
죄인도 피하고 싶어 했던 유배지, 삼수갑산
‘삼수갑산’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량강도에 속한 삼수군과 갑산군의 명칭을 합한 것이다. 삼수와 갑산은 개마고원 중심에 위치한 산골마을이다. 조선시대에는 함경도에 속했던 곳으로, 무거운 죄를 지은 죄인들의 유배지였다. 오지인 것은 물론 극한의 추위가 몰아치는 지역이기 때문에 이쪽으로 귀양을 가면 살아서 돌아오지 못했다고 한다. ‘삼수갑산을 가더라도 먹고나 보자’라는 속담은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속담과 달리 죽을 때 죽더라도 배를 채우자는 뜻이다. --- p.40
북한에서 택시는 도시에서만 외국인과 일부 계층을 대상으로 운행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택시가 꽤 보편화했다는 주장도 있다. 중국의 인터넷 포털사이트 ‘인민망’에 따르면 평양 시내 택시에서 기본 거리 2km의 요금은 2016년 북한 화폐 기준으로 2,000원이며, 이후 1km당 500원씩 올라간다. 북한 주민 월급이 3,000원 정도이니 대단히 비싼 편이다. 아무나 탈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18년 현재 평양에는 택시가 약 2500대 운행되고 있다. --- p.64
라선시는 외국인들이 비자 없이 들어갈 수 있는 북한의 유일한 지역이다. 라선시를 제외하고는 북한에 가려면 당연히 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에게 비자가 발급되는 것은 전혀 아니다. 남한 국적 민간인들의 관광 목적 비자 발급은 불가능하다. 이를 무시하고 북한에 간다면 추방되거나 억류될 수 있다. 송환이 된다고 하더라도 남한에서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고 재판을 받게 된다. (중략)
영국이나 영연방 국가 중 뉴질랜드에 대해서는 비자 발급이 관대한 편이다. 하지만 호주에 대해서는 까다롭다. 우방인 중국인 관광객들 역시 동림군 방문 시에만 이틀간, 신의주시 당일 관광 코스 이용 시에만 하루 동안 비자 면제가 가능하다. 미국인은 여행 금지 조치 이후 방북하더라도 비자가 압수된다. --- p.112
황해도 사람들은 착하고 순한 이미지가 강하다. 이 때문에 ‘땡해도’ 혹은 ‘물대포’라는 별칭이 붙어 있다. 평야지대를 중심으로 농사가 발달한 만큼 황해도 사람들은 협동심이 강하고 이웃과도 서로 원만한 관계를 지향한다. 하지만 환경이 거친 북부지역 사람들에 비해서는 성격이나 생활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듣기도 한다. 황해도는 원래 남한에 속한 지역이었기 때문에 북한 사회에서는 단점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황해도 사람들은 남 앞에 드러나기를 꺼려하고 자기 의견도 잘 드러내지 않는다. 이런 점들이 타 지역 사람들에게는 순하고, 소심하고, 이기적이라는 이미지로 비춰지는 것으로 보인다. --- p.149
전통과 비극을 간직한 항구도시. 원산은 19세기 말 인천, 부산과 더불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개항이 이루어진 도시이다. 일제 강점기 때는 군수물자를 생산하는 도시로 일찌감치 공업이 발달했다. 하지만 군사적 요충지였던 까닭에 6·25전쟁 기간 중 미군의 집중적인 공중타격 목표가 되었다. 휴전 뒤에 원산에서 피해를 받지 않은 건물은 단 2채뿐이었다고 한다. 말 그대로 도시 전체가 초토화한 것이다. 그 흔적이 ‘원산폭격‘이라는 군대의 얼차려 용어로 남아 있기도 하다. --- p.167
청진시 수남구역에서 열리는 북한에서 가장 큰 장마당으로, 면적이 7만 평에 달한다. 청진항으로 들어온 수입품부터 시작해 곡식과 고기, 생활용품에 약까지 다양한 물건을 사고판다. 수남시장은 남한에서 생각하는 재래시장이 아니고 동대문이나 남대문 같은 커다란 도매시장이다. 수남시장에서 물건을 떼어다가 다른 시장에 파는 것. 북한 정부는 매대사용료 등 다양한 명목으로 장마당에서 장세를 거두는데, 이곳에서 연간 84만 9,000달러의 장세를 거둔다고 한다. 청진시에서 수남시장 다음으로 큰 장마당은 포항장마당으로, 포항구역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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