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구성은 크게 세 부분으로 되어 있다. 제1장에서는 훈민정음의 탄생 과정을 설명하고 있으며, 제2장에서는 훈민정음의 구조와 제자 원리 등을 살펴보았으며, 제3장에서는 훈민정음이 우리 민족에게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이 책을 읽는 아이들로 하여금 계속 흥미를 유지시키며, 읽은 내용을 계속 확인하게끔 하는 장치로 돌발퀴즈를 주요 면마다 배치시켰다. 아울러 실제로 훈민정음을 어디에서 만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와 훈민정음이 걸어온 길을 알 수 있는 연표, 그리고 우리말 바로쓰기와 관련된 조사보고서 쓰기 등에 대해 자세히 실어 놓아 훈민정음을 바로 아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사람의 발성기관을 본떠서 닿소리 기본글자 5개와 홀소리 기본글자 3개를 만들다
우리글이 없어서 어려움을 겪는 백성들을 위해 세종대왕은 사용하기 쉬운 우리 글자를 만들었다. 그 글자는 사람의 발성기관의 모양을 본떠 닿소리 ㄱ, ㄴ, ㅁ, ㅅ, ㅇ 5개와 홀소리 ? , ㅡ, l 3개를 만들었다. 이 기본글자에 획을 더해서 총 28글자를 만들었다. 즉, 기역(ㄱ)에 획을 하나 추가해 ㅋ을 만들고, 니은(ㄴ)에 획을 더해서 ㄷ과 ㅌ을 만들고, 미음(ㅁ)에 획을 더하여 ㅂ과 ㅍ을 만들고, 시옷(ㅅ)에 획을 더해서 ㅈ과 ㅊ을 만들고 이응(ㅇ)에 획을 더해서 ㅎ을 만들었다. 이렇게 소리의 강약을 기준으로 획을 보태는 것을 ‘가획의 원리’라고 한다. 그리고 홀소리 기본글자를 서로 결합해서 ㅗ, ㅏ, ㅜ, ㅓ, ㅛ, ㅑ, ㅠ, ㅕ를 만들었다.
글자에 철학을 담다
이런 닿소리와 홀소리에는 동양의 오행 사상과 음양 사상이 담겨 있다. 동양철학에서는 만물을 생겨나게 하고 온갖 물건의 모양을 변화시키는 다섯 가지 원소를 오행이라고 한다. 닿소리 기본 글자 5개는 이런 오행의 의미를 담고 있다. 기역에는 목(木) 즉 나무, 니은에는 화(火) 즉 불, 미음에는 토(土) 즉 흙, 이응에는 수(水) 즉 물, 시옷에는 금(金) 즉 쇠의 뜻을 담았다. 또한 홀소리 기본 글자에서는 선의 위나 오른쪽에 점이 찍히면 밝고 따뜻한 양의 기운을, 아래나 왼쪽에 점이 찍히면 어둡고 차가운 음의 기운을 나타낸다. 이렇게 훈민정음은 과학의 슬기와 우주 만물에 대한 깊은 사상이 담겨 있는 우리 민족 고유의 글자이다.
IT환경에도 잘 맞는 훈민정음
일정한 가획의 원리에 따라 만든 훈민정음은 세계의 언어학자들도 인정하는 과학적인 글자이다. 또한 미래의 디지털 환경에도 잘 맞는 글자로, 21세기 정보화 시대에도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컴퓨터 기술의 바탕이 되는 디지털 정보 이론이 ‘0’과 ‘1’의 조합으로 이뤄진 것처럼 한글도 28글자로 글자를 조합하는 원리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많이 사용하는 휴대폰의 글자판도 한글의 가획 원리를 응용한 것이다. 이런 원리로 만든 한글 글자판은 전세계 글자 가운데 가장 빨리 문자를 입력할 수 있다. 우리 나라가 이렇게 IT강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한글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