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너 슈얼은 1820년에 영국 지방도시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뼈와 근육이 약해서 고생하다, 14세 때 발목을 삐면서 다리를 절기 시작했는데 증세는 갈수록 심해졌다. 부모님은 독실한 퀘이커 신도로 어린 딸을 엄격하게 가르쳤고, 모든 생명체에 애정과 연민을 지닐 것, 언제나 예의 바르고 명예롭게 행동할 것을 특히 중요하게 여겼다. 다리가 아픈 애너 슈얼은 혼자 걸을 수 없어서 밖으로 나갈 때는 망아지가 끄는 조그만 마차를 타야 해, 말에 대해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었다. 그러다 더 걸을 수 없어 침대에 누워서 지내기 시작하고 쉰 살을 넘긴 다음에는 일 년밖에 못 산다는 선고까지 받았다. 어릴 때는 절름거리고 중년을 침대에 누워서 평생을 가난하게 살던 여인이 죽음을 맞이하게 된 것인데, 그런데도 자신에 대한 연민에 휩싸이기보다는 자신을 위해 오랫동안 헌신한 말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느껴 『블랙 뷰티』를 쓰기 시작했다. 오 년 동안 침대에 누워서 『블랙 뷰티』를 쓰고 어머니는 원고를 정리하며 도왔다. 책은 커다랗게 성공했는데, 이로 인해 말을 학대하는 분위기가 영국 전역에서 사라지기 시작할 정도였지만, 애너 슈얼은 그러기 몇 개월 전에 세상을 떠나 알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