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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사막의 달 2
중고도서

푸른 사막의 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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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8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324쪽 | 334g | 128*188*16mm
ISBN13 9788998328658
ISBN10 8998328658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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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냥 장난일 뿐이라고요! 진지하게 좀 받아들이지 마십시오!”
문을 두드려도 대답이 없어 그냥 문고리를 돌리자 누군가가 입씨름을 벌이고 있었다. 얼굴 먼저 빼꼼히 들어가 보니 데이드라트와 뮤리온이었다.
“너야말로 자꾸 강요하지 마! 모두가 그렇게 하기로 한 건데 당연히 지켜야지, 도대체 왜 그래?”
두 사람은 민아가 온 것도 모르고 있었다. 민아는 일단 상황이 어떻게 된 것인지 가만히 지켜보기로 했다. 확실히 남자 넷이 한 방에 있으니 안 그래도 좁은 방이 더 답답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바닥에서 주무신다는 건 말도 안 돼요!”
“뭐가 말도 안 되냐? 바닥에서 잘 수도 있지! 그럼 당첨을 뽑은 내가 바닥에서 자라는 거야?”
두 사람이 투닥거리는데 레길이 끼어들었다. 그러고 보니 레길은 머리를 팔로 받친 채 자기 혼자 침대 위에 클레오파트라처럼 길게 누워있었다. 보아하니 바닥에서 자는 것으로 씨름 하는 모양이었다.
설마 그게 뮤리온이 될 줄이야. 야영은 그렇다 쳐도, 멀쩡히 지붕 달린 집에서 침대 놔두고 황태자가 바닥에서 자게 되다니. 뮤리온이 평생 방바닥에서 자본 적이 있을까.
“음…….”
말싸움이 끝날 것 같지가 않아 민아가 헛기침을 하면서 방으로 들어갔다.
“아, 민아!”
“문을 두드려도 대답이 없길래 그냥 들어왔어요.”
“문을 두드렸어요? 미안해요. 정신이 없어서…….”
뮤리온이 민망한지 얼굴을 살짝 붉히며 민아 쪽으로 다가왔다. 그의 손에는 작은 종이가 들려있었는데, 그 쪽지에는 시원시원한 글자로 「바닥」이라고 적혀있었다. 아마도 제비뽑기로 누가 어디에서 잘지 정한 것 같았다.
말만한 남자 네 명이서 제비를 만들고, 또 뽑기까지 한 과정을 생각해보니 어쩐지 좀 귀엽기도 하고 안쓰럽게도 느껴져서 민아는 허허 웃음 지었다.
“바닥에서 자게 된 거예요? 리온.”
“네. 그렇게 됐어요.”
“하하. 그러면 누가 침대에서 자요?”
“유루스랑 레길이요. 데이는 소파에서 자기로 됐고요.”
“그래도, 바닥에서 자는 건 좀 그렇지 않아요? 야영이야 그렇다 쳐도, 여기는 바닥도 낡아서 삐걱거리던데.”
민아는 시범이라도 보이듯 밟고 있는 바닥을 발로 몇 번 밟았다. 끼익 거리는 기분 나쁜 소음과 함께 밟히는 곳이 흔들거렸다. 건물 자체가 낡은데다가 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그런 소리가 나는 것 같았다.
민아는 바닥이 삐걱대는 정도를 확인하며 다시 한 번 방을 전체적으로 훑어보았다. 이 좁은 방에서 남자 네 명이 자는 건 아무래도 무리 같았다. 하루도 아니고, 축제가 끝날 때까지 묵기로 했는데 이대로는 곤란하지 않을까.
민아는 소파에 앉아 무심히 자신 쪽을 바라보는 유루스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러지 말고, 유루스가 내 방으로 와요. 그러면 리온은 침대에서 잘 수 있잖아요.”
자신이야 몸집도 작으니 소파에서 자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며 꺼낸 말이었지만, 그녀의 말은 방 안에 무거운 정적을 불러왔다. 평소에는 재깍재깍 민아의 작은 행동에도 반응하던 뮤리온조차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지금 장난쳐?”
갑작스러운 침묵에 당황하던 민아 뒤에서 유루스가 쓴소리를 했다. 목소리가 어찌나 날이 서 있고 짜증스러운지 민아는 저도 모르게 움찔했다.
이 반응과 자신이 했던 말을 뒤늦게 생각해보니, 어쩌면 지금 자신이 유루스에게 “라면 먹고 갈래?”에 필적할 만한 말을 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돌이켜보니 확실하게 오해의 여지가 있었다.
민아의 얼굴이 눈 깜짝할 사이에 목에서부터 귀 끝까지 확 붉어졌다.
“아니, 그런 말이 아니라. 당연히 제가 소파에서 자고, 유루스가 침대에서 자는 거죠!”
“그 말이 왜 그렇게 되냐? 너희 부부도 아니고, 약혼자도 아니잖아. 지금 유루스한테 수작건 거 아니었어?”
“수작이라뇨!”
“그런 게 아니라잖아요, 레길!”
레길이 코웃음을 치며 한 말에 민아와 뮤리온이 동시에 소리를 질렀다. 두 사람이 동시에 화를 내는 통에 레길이 알겠다는 듯 두 손바닥을 내밀며 몸을 뒤로 물렸다.
“저는 방이 좁아 보여서 한 말이었어요! 왜 순수하게 받아들이지를 못해요?”
“그래! 다들 왜 그래!”
레길과 데이드라트는 미심쩍은 듯 가는 눈을 하고 방방 뛰는 두 사람을 쳐다봤다.
“게다가 유루스가 민아 방 침대에서 잘 바엔, 차라리 내가 민아 방바닥에서 자는 게 낫잖아!”
열을 내는 와중에 뮤리온의 입에서 다분히 진심이 섞인 말이 튀어나왔다. 뮤리온도 말을 꺼내고 나서야 뭔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는지 입을 다물었지만, 다시 찾아온 정적은 한참이나 방 안에 머물러 있었다.
“지금 이건 수작 맞지 않아?”
뒤늦게 레길이 꺼낸 말에 동의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부정하는 사람도 없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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