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입니다”라는 의사의 말을 실제로 들었을 때, 내가 한 행동은 병원을 나와 회사를 그만둔 것이었다. 체계적 치료는 하지 않았다. 내가 우울증 환자라는 것을 인정하기 두려웠다. 지금도 여전히 우울하지만 병원을 가지 않는 이유기도 하다. 이 책은, 그날의 내가 병원을 나서는 대신 정식으로 치료를 했을 때의 이야기다. 특별한 교훈이나 깨달음은 얻지 못했다. 다만, 내일은 정신과에 가볼 용기가 생겼다.
- 김보통 (『아직, 불행하지 않습니다』 저자)
저자는 우울증에 ‘걸리다’, ‘앓다’, ‘생기다’ 대신 ‘오다’라는 동사를 썼다. 내가 부른 게 아니라 우울증이 나에게 왔고, 또 언제든 돌아갈 수도 있다는 믿음이 담겼다. 가까운 이들에게조차 쉬이 털어놓기 어려운 게 마음의 병이다. 그중에 제 발로 병원을 찾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어찌어찌 병원 문턱을 넘고 처방전이라도 받으면, 낙인이라도 찍힌 것만 같은 기분에 더욱 마음이 무겁다. 저자 역시 아내에게 말을 꺼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용기가 필요했을까. 처음은 쉽지 않았지만, 결국은 당당히 사무실 책상에도 약 봉투를 올려둘 수 있게 됐다. ‘실은 나도…’로 시작되는, 주변인들의 은밀한 상담 요청을 받기 시작했다. 혹시 당신도 아직 털어놓지 못했다면, 이 책은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 김소영 (『진작 할 걸 그랬어』 저자, 방송인·책발전소 대표)
나는 언제나 우울증 환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 또 본인만의 경험과 자세한 치료 과정, 상담사의 해결책이 담긴 책을 원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하고 있다. 저자는 ‘정신병에 대한 편견’으로 가득한 상태에서 우울증을 맞닥뜨리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고 자신의 치료 과정을 아주 민예하고 성실하게 써나간다. 또 다소 어렵고 지루할 수 있는 약과 치료 방법에 대한 설명은 가볍고 리듬감 있는 문체 덕에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마치 한 권의 소설 같기도 한 이 책은, 정신과에 가기 전 미리 읽어야 할 ‘입문서’로 불러도 좋을 거 같다. 그럼 조금은 편안하게 병원 문을 두드릴 수 있지 않을까.
- 백세희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