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애는 모든 어둠 속에서 괴물의 모습을 찾아낸다. 불쑥 내 머릿속에 그런 말이 떠올랐다. 어디서 익은 구절일까? 육아 관련 책인가? 그래서 부모들은 애들이 뭔가를 두려워할 때 무시하고 웃어넘겨서는 안 된다.
--- 본문 중에서
나도 언젠가 이제 가정을 꾸리려고 하는 젊은 남녀 앞에서 나호코를 팔꿈치로 톡톡 치며 “이 사람이 젊었을 때는 말야” 하는 식으로 말할 수 있게 될까?
나와 아내는 사이좋은 부부인데, 어째서 매사에 우리들도 언젠가 이렇게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할까. 나와 나호코 사이에 있는 무엇인가가 나에게 의문을 품게 만드는 것일까.
나도 사토미와 마찬가지로 소심한 인간이다. 언제나 뒤를 돌아보고, 뭐가에 쫓기는 게 아닌가 두려워하고 있다.
어째서일까.
사토미는 과거가 무섭기 때문이다.
나는 현재의 행복이 무섭기 때문이다.
--- 본문 중에서
그리고 내게만 들릴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내게만 보일 정도로 살짝 웃음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축하드립니다."
내가 받은 최초의 축복이었다.
그 말 뒤에 '그렇지만 말이야'라거나 '앞으로 힘들겠군', '솜씨 좋군', 시기, 냉소, 의심, 경멸 등등 다양한 표정이나 몸짓이 따라붙지 않은 순수한 '축하'였다.
내 눈에는 그가 기뻐해 주고 있다는 것이 보였다.
마음이 전해져 왔다.
그것은 우리 부모님도 끝내 하지 않았던 축복의 말이었다.
그래서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