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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당 김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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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당 김기홍

: 진단검사의학의 개척자, 헌혈운동의 선구자

박두혁 | 더숲 | 2016년 12월 26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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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12월 26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480쪽 | 930g | 152*222*35mm
ISBN13 9791186900192
ISBN10 1186900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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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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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의 궁극적인 목표는 건강한 사람이 병에 걸렸을 때 왜 그 병에 걸렸는지 원인을 찾아서 없애거나 완화해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병의 원인을 찾는 것은 예방에도 매우 중요하다. 현재의 의학자들은 환자의 병인病因을 찾기 위해 많은 과학적인 방법을 개발하여 활용하고 있다.
독일식 의학을 전수한 일본의 의학자들은 병에 걸려 사망한 사람의 사체를 해부하여 그 원인을 찾아내는 해부병리를 중시하였다. 해부를 통해 병의 원인을 알아보고 이를 학문적으로 연구, 정립함으로써 동일한 병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지금도 병리학은 기초의학의 중요한 한 분야로 확고하게 자리하고 있다.
동경제국대학 의학부에서 공부한 의당도 해부병리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군 병원에서 병리시험의 책임을 맡으면서 미국 군의관들로부터 살아 있는 환자의 혈액을 비롯한 각종 가검물可檢物을 이용하여 병의 원인을 찾아내는, 임상병리臨床病理라고 하는 새로운 분야를 경험하게 되었다. 군 병원에서 임상병리의 요체인 중앙검사실을 정립하고 수혈과 혈액관리의 기본을 익힌 그는, 해부병리와 임상병리는 그 기초와 원리가 완전히 다른 분야임을 인식하고 뜻을 같이한 학자들과 함께 당시 해부병리의 극히 작은 부분으로 인식되어 왔던 임상병리의 독립을 추진하였다. 이들의 부단한 노력으로 임상병리학은 1980년 10월 해부병리학에서 완전히 분리되었고, 현재는 진단검사의학으로 명칭을 바꿔 의학의 핵심 분야로 자리하였다. 일본은 현재까지도 임상병리가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은 상태다.
또한 그는 오진을 예방하기 위한 정밀한 임상검사의 중요성을 주장하며 임상검사정도관리학회의 창립을 주도하는 한편, 검사 실무를 담당할 전문기술원을 양성하기 위해 초급대학과정을 창설하여 정규 임상병리사 교육을 처음으로 시작하는 등 진단검사의학의 정착과 발전에 온 힘을 다하였다.
- 글을 시작하며 중에서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헌혈운동이 시급한 이유는 막말로 피장사가 용납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윤리적인 문제 때문만이 아니다. 현재 서울시만 해도 연간 7만 전후의 수혈이 시행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거니와 최소 5만이라고 쳐도 서울시민 100명 중 1명이 혈액을 제공하여야 한다는 계산이다.
이 많은 혈액을 이젠 직업적 공혈자供血者에만 의존할 수 없다. 근년에 경제사정이 호전된 탓으로 직업적 공혈자가 줄었는데도 혈액수요는 격증하고 있으므로 일자리나 잠자리를 얻기 쉬운 여름철에는 혈액공급이 달리기 마련이다. 요새도 혈액이 부산 같은 지방에서 올라오고 있다. 언젠가는 예기치 않은 때에 심각한 혈액기근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피가 없으면 구할 수 있는 환자가 눈앞에서 죽어가도 속수무책이 아닌가. 또한 직업적 공혈자의 혈액은 혈색소 양이 적고 성병이나 말라리아 같은 병균을 갖고 있을 확률이 높다고 보아야 한다. 하루 빨리 헌혈운동을 거국적인 규모에서 전개하여 다른 선진 국가처럼 헌혈에 의해서 수혈이 이루어져야 하겠다.
이웃의 위급을 돕고 자기가 어려울 때에는 이웃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혈액예치운동이야말로 서로 도우며 살아야 한다는 유대의식을 강화하는 데에도 이바지할 것이다. 사회정화란 공동사회를 자각하는 데에서 출발하여야 이루어질 수 있으며 법적규제나 강요만으로 달성하기 어려울 게다.
헌혈사업에 따른 어려운 문제가 하나 둘이 아니겠지만 누가 어떻게 헌혈계몽에 앞장서느냐 하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 의료계에 종사하는 의사로서의 자세에 대하여 한 번 깊이 생각했으면 좋겠다. 얼마 전 어느 신문에 ‘헌혈의 필요성을 잘 알고 있으며 피를 수백 cc 뽑아도 몸에 아무런 해가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의사들이 헌혈을 하지 않는 것은 퍽이나 아이러니한 얘기다.’라는 취지의 투고가 있었는데 저절로 얼굴이 붉어지는 기사였다. 알면서 하지 않는 사람이 제일 죄가 많다고 하지 않는가.
- 8장 헌혈운동에 바친 사랑의 정신 중에서

우리가 과거를 살다가 먼저 떠난 인물의 족적足跡을 더듬어 조명하는 것은 그가 살아온 과거를 통하여 그의 성가聲價를 알아보고자 함이 아니라, 바로 그의 생을 통하여 현재 우리의 삶에 살아 움직이는 그의 공과와 정신을 돌이켜보아 현재의 귀감으로 삼고 미래를 바라보고자 함이다.
의당 선생은 의학자이며, 의학교육자였다. 그러나 단순히 의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데 머물지 않았다. 그는 멀리 내다보는 눈을 가지고 학문적으로는 물론 환자를 진료함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병태생리病態生理를 의학의 한 분야로 정립하는 데 앞장섰다. 현재의 진단검사의학이 그것이다.
또한 그는 의학교육에 있어서 장차 기초의학교육이 취약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유능한 기초 의학자를 양성하는 데에 힘을 기울였다. 당시 그의 주의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던 많은 의학교육 기관들은 지금도 기초의학을 가르칠 사람이 없어 고민하고 있다. 선생은 또한 탁월한 병원경영자였다. 그는 우석대학교병원장 및 한양대학교병원장을 맡아 병원을 경영하면서 당시 개념조차 없었던 ‘병원의 친절’ 문제를 강조하는가 하면, 병원 내에 쌓여온 무사안일과 부조리의 적폐들을 과감히 개선함으로써 현대적 병원경영기법을 정립하였다.
뿐만 아니라, 선생은 우리나라에서 헌혈운동을 일으켜 이를 성공적으로 추진한 시민운동가였다. 환자치료용 혈액의 90% 이상을 전문적인 매혈꾼들로부터 사들인 혈액으로 사용하던 시절, 그는 뜻을 같이하는 인사들과 함께 헌혈운동을 일으켜 이를 전량 깨끗한 헌혈 혈액으로 전환시키는 커다란 업적을 남겼다.
2016년 12월 5일은 의당 선생의 30주기이다. 이 뜻 깊은 시기에 유족들과 함께 선생의 이처럼 뛰어나고 위대한 인물의 일생을 글로 옮길 수 있는 광영을 갖게 된 것을 일생의 가장 큰 보람으로 생각한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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