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에서 1972년 사이에 일곱 번이나 달에 갔으며, 현재는 화성을 정말 점령하려고 계획하고 있지만, 여전히 왜 여성들이 매달 생리를 하는지는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대부분의 경우 수정되지 않고 배출될 난모세포를 맞이하기 위해 두꺼운 자궁내막층을 제작하는 것은 당혹감만 안겨줄 뿐이다. 왜냐하면 낭비가 상당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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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 나와 있는 그대로의 계약 이야기 그리고 생리혈을 할례의 피로 바꿔버리는 속임수는 유일신 종교들의 모든 경전 속에서 생리에 대한 낙인이라는 꽤 논리적인 반향을 일으킨다. 이야기가 견고하게 유지되려면, 사실 여성의 피를 ‘저주받도록’, 즉 엄밀히 말해서 ‘나쁘게 말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이 상징적인 승리를 보장하는 가장 중요한 조건은, 여성이 자신의 생물학적 본질을 부끄러워하고 자신의 자궁에서 흐르는 피를 세상의 눈으로부터 감추려는 듯이 보이게 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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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란 간디는 42.195킬로미터를 달리는 데 만족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 성과를 생리 첫째 날에 이루었고, 페이디피데스와는 반대로 죽지 않고 4시간 49분 11초 만에 끝까지 갔다. 그녀는 생리 중에 달렸을 뿐만 아니라 탐폰이나 패드를 사용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경기를 끝내고 기뻐하는 그녀의 모습과 피로 물든 가랑이가 사진들을 통해 공개되자마자 수십 명의 사람들이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통해 그녀에게, 그녀가 역겨웠고 ‘언레이디라이크unladylike’ 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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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옛날 여성들이 생리혈을 흡수시키기 위해 어떻게 했을지 궁금해질 때, 그 당시 여성들은 지금보다 생리를 드물게 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우선 선사시대에는 여성들이 생리를 늦게 시작하고 빨리 죽었으며, 한두 명의 자녀밖에 갖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생리가 중단되는 수유와 임신 기간 사이에는, 지금의 450번 주기 대신 아마 100여 번의 주기 정도만 있었을 것이다. 신석기시대가 되어서야 농사, 즉 식량의 저장과 함께 여성들이 연속으로 아이를 낳고자 했는데, 어떤 시대에는 많은 아이들이 죽는 것을 보면서도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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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푸나 수분크림, 립스틱과 관련해 일어나는 일과는 반대로 아무도 탐폰과 패드 안에 무엇이 있는지 알지 못한다. 더 끔찍한 일은, 누군가가 뜻하지 않게 그 비밀을 알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대형 브랜드들로부터 소송을 당할 우려가 있어서 그 비밀을 누설할 수도 없다는 점이다. 제조 업체들은 산업 기밀을 방패로 삼고 있고, 지금까지도 탐폰이나 생리 용품 사용 또는 비사용에 따른 일부 질병의 영향을 규명하기 위한 대규모 연구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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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대로라면 나는 생리 인생 40년 동안, 1만 2000개에서 1만 5000개의 탐폰과 패드, 팬티라이너를 사용했다. 이 때문에 나는 2500유로를 썼고 1톤 반에 가까운 쓰레기를 생성하여 지금 여러분에게 말하고 있는 이 순간에도 나한테 아무 짓도 하지 않은 고래, 물고기, 지하수 그리고 아마 새들까지 오염시키고 있다. 이 모든 게 내 소중한 생리혈을 받아내기 위해 벌어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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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생리 용품을 생필품으로 간주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거리나 전쟁 지역, 극심한 빈곤 속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이 가장 먼저 요구하는 것이 바로 생리 용품이라고 일러주고 싶다.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는 수백만 여자 초등학생들이 생리 용품이 없어서 그냥 학교에 가지 않는다고 한다. 또 유네스코의 한 보고서에 언급된 대로, 생리혈을 흡수시키기 위해 낙엽, 진흙, 쇠똥, 동물 가죽, 낡은 헝겊이나 휴지를 사용하는데, 이 아이들이 처한 조건은 아이들을 불편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특히 할례의 피해자가 되는 경우에는 더더욱 쉽게 감염에 노출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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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휴머니즘 운동이 번식과 성의 속박에서 해방되려는 의지가 강하다면, 전통 과학은 더욱 내밀하게 전통 과학 연구자들과 관련된 문제에 집중한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연구개발 분야에서 일하는 과학자들 가운데 70퍼센트가 남성이다. 놀라울 것 없이, 이들은 골수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를 통해 전립선암으로 성불능이 된 남성들에게 성적 활력을 다시 부여해주었고, 머지않아 줄기세포를 이용해 탈모증도 치료할 계획이다. 하지만 생리혈에서 유래한 줄기세포와 관련한 발전은 아직 더디다. 그리고 여성들이 겪고 있는 질병들은 연구자들의 우선순위가 아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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