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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문화를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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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문화를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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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4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86쪽 | 413g | 128*188*20mm
ISBN13 9788972975946
ISBN10 897297594X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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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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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음악은 국경을 초월한 보편적인 언어라고들 한다. 과연 음악은 보편적인 언어일까? 그리고 그러한 보편성은 음악이 수학적 법칙과 같은 보편적 법칙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일까? 간단히 답하자면, 음악은 결코 국경을 초월한 보편적인 언어가 아니다. 우리 가운데 인도의 전통적인 종교음악을 듣고서 음악적 감흥을 느낄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아마도 열이면 열 사람이 모두 지루하고 따분하다는 느낌만을 받을 것이다. 반면 같은 종교음악이라도 서양에서 만들어진 중세의 성가를 들려준다면 그 선율에 감동을 받는 사람의 숫자가 의외로 많을 것이다. 그것은 인도 음악이 원래 지루하고 서양의 종교음악은 감동적이라서가 아니라 우리의 음악적 정서가 이미 서양화되어 있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 p.93, 「통기타에서 컴퓨터 음악까지 - 대중음악」 중에서

한 스포츠 용품 회사의 유명한 광고 카피 ‘just do it’은 지금 당장 해보라며 직설적으로 모종의 실천을 권한다. 물론 광고는 당장 스포츠에 도전해보라는 의미로 이해된다. 그러나 이 광고가 말하는 본질적인 도전과 실천의 대상은 스포츠가 아니라 소비 행위다. 이 광고 문구는 소비에 대한 현대인의 강박증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나에게 무엇이 필요하고 왜 필요한지 반성할 겨를조차 없이 기회가 닿으면 무조건 강박적으로 구매하는 현대인은 일종의 호모 콘수무스(Homo Consumus), 즉 소비하는 인간이라고 할 수 있다. -p.116, 「편의점에서 백화점까지 - 소비사회와 욕망」 중에서
오늘날의 웰빙은 깨끗함을 추구함으로써 질병을 피할 수 있었던 전염병 시대 건강의 변종이다. 세계보건기구는 건강을 신체적·심리적·사회적 웰빙으로 정의한다. 개념적으로야 여러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만, 현실 세계에서 웰빙(잘 있음)은 그 범위가 심리와 사회로 확장되기는 했어도, 결국 지저분한, 그래서 위험한 요소들을 제거하는 것이다. 미아즈마와 세균이 각종 화학물질과 항생제 등 인공물, 그리고 스트레스라는 정체불명의 악당으로 대체되었을 뿐이다. --- p.147, 「기생충에서 아토피까지 - 위생, 건강, 그리고 웰빙」 중에서

수입 밀가루를 예로 들어보자. 부두에서 수입 곡물을 하역하는 노동자들이 단순 마스크가 아니라 왜 굳이 간이 방독면을 쓰고 일하는지 안다면 아마도 수입 식품을 다시 생각할 것이다. 수입 바나나의 메틸브로마이드, 사과 주스의 다미노자이드, 오렌지주스의 각종 중금속, 쓰레기 수준의 양념 고춧가루, 농약과 항생제, 수입 밀가루의 살충제, 농약의 휘발성 방지 코팅제나 상품 가치를 높이려는 과일 광택제 등은 우리의 건강을 담보 잡고 있다. 어려운 약제 이름까지 말할 필요도 없이 어항에 오렌지를 넣으면 금붕어가 30분도 못 되어 죽고 마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드디어는 가짜 단백질 중국산 멜라민 파동이 세계를 흔들었다. --- p.163, 「새만금에서 대운하까지 - 환경위기와 생태학적 자연관」 중에서

과학기술이 발전에 발전을 거듭한다면 앞으로도 KTX보다 더 빠른 열차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은 충분히 예측 가능한 일이다. 인터넷 등 통신 기술 역시 공간 이동의 속도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시킬 것이다. 서울과 부산, 서울과 뉴욕은 점점 더 가까워질 것이며, 이론상 그 마지막 지점은 이들 도시 간의 공간적 거리가 제로 상태가 되는 상황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가속의 극한은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더 이상 시·공간의 압축이 불가능한 상태, 즉 더 이상 가속이 일어나지도 일어날 수도 없으며, 또한 그럴 필요조차 없는 상태다. 한번 상상해보라. 서울과 부산, 서울과 뉴욕 사이에 공간적 두께가 전혀 없는 상태, 말하자면 서울이 곧 부산이자 뉴욕인 그런 상태 말이다. 우리는 이런 공간을 상상할 수 있는가. 모든 이질적이고 상대적인 공간들이 하나의 절대적 공간으로 통일되는 상태 말이다. 한 공간에서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는 시간이 제로가 되는 상태, 이는 곧 모든 움직임이 소멸하는 상태임에 틀림없다.
--- p.195, 「증기 기관차에서 KTX까지 - 시간체험과 공간이동」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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