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인류가 가장 많이 읽은 책이다. 성경은 이 세상의 기원과 인류의 발전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구약성경은 원래 모세 5경인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로 출발했다. 하지만 이후 로마 가톨릭이 예언서인 여호수아, 사사기, 사무엘서, 열왕기서, 예레미야, 에스겔, 이사야, 소예언서 등 외경을 성경으로 받아들였으며 이어 시편, 욥기, 잠언, 전도서, 아가, 애가, 다니엘, 에스더, 에스라, 느헤미야, 역대기, 룻기 등도 나중에 추가되었다. 구약성경 중에서 하나님이 이 세상을 7일 동안 만든 천지창조 이야기와 최초의 인류인 아담과 이브가 만들어진 이야기, 대홍수가 일어나 사악해진 세상이 멸망한 이야기 등은 종교의 유무를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이야기이다. 구약의 지향점은 구세주의 탄생이다. 구약이 다루고 있는 수많은 인물들은 구세주인 예수의 탄생으로 이어지는 가계도 속에 속한다. 이 때문에 구약성경에서는 아담과 이브 이후 모세와 그 자손들의 이야기를 거쳐 하나님의 관심을 받는 여러 중요한 인물들이 혈통으로 이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세상 사람들에게 구약성경이 널리 퍼진 이유는 애굽 및 근동 지역의 다른 종교들과는 달리 인류의 역사에 목적성을 부여하고 적극적으로 개입한 인격신(여호아)이자 유일신에 대한 신앙이 일찌감치 확립되었기 때문이다. 인류의 구원을 희망으로 삼고 이것이 언젠가 실현된다는 메시아 도래 사상을 담은 유대교는 자연숭배 내지 두려움의 대상에 그쳤던 주변 종교에 비해 종교로서의 격이 높았다. 유대교는 곧 주변 민족에게 유난히 핍박을 받았던 유대민족을 단결시키는 구심점이 되었다. 구약성경은 본래 유대 민족의 역사서였기 때문에 유대교의 민족주의 이데올로기가 강했다. 이를 극복하고 유일신 사상을 물려받되 신들의 보편적인 통치 방식인 ‘사랑’을 유대 민족 외의 전 세계를 대상으로 확장하여 구현한 것이 바로 유대교와 구별되는 기독교이다. 기독교의 성립은 이러한 예수 그리스도를 사랑의 현신인 구세주로 인정하는 결단에서 비롯되었다. 예수의 탄생과 복음, 그리고 죽음과 부활의 이야기를 다룬 것이 바로 성경의 후반 축을 구성하는 신약성경의 주된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