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지 않을까? 두 번째라도.
행복한 일이야.
두 번째로 좋아하는 것을 일로 삼을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라고, 분명.”
이 대사에, 나는 마음을 얻어맞은 것 같았다.
저런 통찰력을 가진 드라마 작가가 그때는 부러웠고,
십몇 년이 넘는 세월을 견디게 해줘서
지금은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열 손가락 안에만 들어도」중에서
“착한 사람이 될 필요 없어.
나쁜 사람만 안 되면 되는 거야.”
좋은 사람이 될 자신은 없다.
그냥 사람다운 사람이고 싶다.
나쁜 사람만큼은 되지 않기로 했다.
이것이 앞으로의 목표가 아닐까 싶다.
---「나쁜 사람만큼은 되지 않기로 했다」중에서
매일매일이 스트레스의 연속이다.
‘그래도’ 아침에 일어나 회사로 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옥철을 타고 출근을 한다.
그것은 내일도 마찬가지다.
희망이 없어도 희망을 잃지 않으며,
별 볼일 없어도 빛나는 무언가를 찾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은 ‘그래도’
하나의 연결어가 고달픈 삶을 이렇게 껴안아주고 있었다.
---「우리는, 세상은, 인생은, ‘그럼에도 불구하고’」중에서
“그동안 한 일들이 허사는 아니었다.”
인생에서 통편집해버리고 싶은 온갖 것들도 결국,
내 인생의 퍼즐 조각이며,
허사가 아니었다라고 생각하는 것.
내 삶에 이뤄놓은 게 없을 것 같지만,
사실은 인생이란 가장 큰 그림을 완성해놓고 있다는 것.
모든 것을 의미가 있게 만드는
마법과도 같은 문장.
---「그동안 한 일들이 허사는 아니었다」중에서
늘 내일이 오는 게 두렵다.
어차피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는 신이 아닌 이상,
늘 전전긍긍하며 내일 나에게 닥칠 일을 막연히 두려워할 것이다.
그건 나이가 들수록, 책임을 져야 하는 것들이 생겨날수록,
분명 더더욱 심해지겠지.
이때 단 하나 위안을 삼을 수 있는 것.
막연함 속에 뚜렷한 것은,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보여주고 싶은 것」중에서
‘아, 드디어 끝났다.
할 만큼 했다.
최선을 다해 살았다.’
그렇게 느끼고 싶어졌다.
임무 완수. 미션 컴플리트.
마치, 피티가 끝나고 약간의 뒤풀이 후에,
나른한 기분으로 퇴근하며
‘아, 이젠 쉴 수 있구나’라고
휴식이 즐겁게만 느껴지는 순간이, 나의 끝이길 바란다.
---「끝은 결코, 슬픔이 있는 곳이 아니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