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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트 투 덴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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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트 투 덴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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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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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2년 1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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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0.89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9.7만자, 약 3.2만 단어, A4 약 61쪽?

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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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차우모완
신문사와 문화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공모전에 소설이 당선돼 문단에 나왔다. 소설가이자 시나리오작가이며, 기업인. 다른 작품엔 유방암과 여성성을 심도 있게 다룬 장편『그 해 여름 갑자기』, 소설집『고엽』, 시나리오『쇼윈도』, 단편선『멍키스패너』『자신을 죽여야 사는 남자』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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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에도 sj였다. 덴마크라고 했다. 전화를 하고 있는 곳은 니하운 운하이며, 옛 선술집들이 남아 있는 거리의 한 허름한 바에서 막 맥주를 마시고 나오는 길이라고 했다.
내가 있는 이곳과 이곳의 사람들이 생각이 나던 날, ‘코펜하겐 타투(tattoo) 센터’라는 곳에서 처음으로 문신을 했고, 이젠 티볼리 공원의 야경을 보며 더 이상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고 했다. 아이스블루(ice blue)란 색깔도 그곳에서 알게 되었는데 그 색깔은 얼어붙은 눈물 같은 느낌을 주는 빛깔이라고도 했다. 비자가 만기될 즈음엔 북유럽을 표류했으며, 다시 덴마크로 돌아오곤 했다고 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서울로 날아가 본 적은 없었다고 했다. 지금은 유틀란트 반도 중부의 한 도시에서 모자 제조공으로 일하고 있으며, 일주일에 세 번씩 문신을 배우기 위해 코펜하겐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싣는다고 했다. 스튜디오는 코펜하겐에 있다고 했다.
그러나 나에겐 문신이나 덴마크 모자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었다. 우리에겐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는지도 몰랐다.

*
한쪽 벽에 세워둔 배낭을 기댄 채 여자가 트럼프를 꺼냈던 기억이 난다.
‘무엇이 가장 궁금하세요?’
여자가 물었다.
‘인생에서 다시 물을 건널 일이 있는지 알고 싶군요.’
남자가 대답했다.
‘집시의 트럼프는 그렇게 막연한 미래는 말해주지 않아요. 절박하고 당면한 문제만을 말해주죠.’
여자가 카드를 손바닥에 늘어서게 하며 말했다. 그러자 남자는 여행에서 오랜만에 괜찮은 여자를 만났는데 그 여자와 잘 되겠는지 알고 싶다고 대답했다.
‘글쎄요.’
여자는 빙그레 웃으며 카드를 뒤섞은 다음 남자의 왼손으로 절반을 뜨게 했다. 남자가 자신이 뜬 카드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러자 여자는 나머지 카드에서 네 장을 십자가를 그리는 순서로 방바닥에 배치하고, 여덟 장의 카드를 시계방향으로 둥글게 차례대로 놓았다. 열두 개의 카드가 원형으로 배치되었다. 여자는 자신 앞의, 네 번째로 놓았던 카드 바로 오른쪽에 위치한 카드 한 장을 가리키며 그것을 집어보라고 했다.
남자가 집은 패는 스페이드 킹이었다.
‘이 카드의 키워드는 ‘간밤의 꿈’이죠.’
‘어떤 의미죠?’

*
자신들의 예측이 빗나갈 것을 가장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들은 미래학자들이라고 한다. 그들의 예측은 집적적인 통계나 역사적 자료에 바탕을 둔 개연성에 의존한다. 그들의 오류는 모든 미래를 통째로 전복시킬 수 있는 단 하나의 예상치 못한 변수를 고려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사람의 인연 또한 마찬가지이다. 한 인생과 다른 인생이 만나 미래를 약속하는 일은 더욱 그렇다.

*
“우리가 읽었던 동화 안에 인생의 모든 비유가 담겨진 것 같지 않아요? 우리가 또다시 인생을 배우기 위해서 그 어려운 책들을 다시 읽을 필요가 있을까요? 그것은 지독한 삶의 낭비이지 않을까요? 그 시간에 우리는 살며 사랑하며 장미를 가꾸어야지 않을까요?”

*
마지막 단어를 적고 난 나는 미련 없이 공책을 덮었다. 그리고 그것을 들고 나와 그 벽에 걸린 작은 우체통 앞에 섰다. 우체통의 열쇠구멍 부분은 먼지가 가득했다. 이젠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우체통이었을 것이다. 난 공책을 좌우 반절로 꺾은 다음 우체함 입구에 밀어 넣었다. 그리고 완전히 어두워질 때까지 우체통 머리쯤에 나의 이마를 대고 이마가 따뜻해질 때가지 가만히 서 있었다. 어쩌면 나는 그 공책이 지금과는 전혀 다른 타인, 그 공책을 몰라볼 정도로 변해버린 먼 훗날의 나 자신에게 가 닿기를 바랐는지도 몰랐다.

*
70살이 된 나이에도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다섯 번째까지 녹음한, 겸허한 첼로의 명인 야노스 스타커는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나는 내 음악을 묘사하기 위해 시적인 방법을 쓰는 것은 꺼리는 편이다. 오히려 음악을 통해 시를 표현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는 음악과 하나였으므로 음악이 곧 삶이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그런 길을 갈 수는 없다. 여기서 ‘음악’을 ‘인생’이란 말로 바꾸면, 결국 아무 것도 되지도 못했고 그래서 아무 것도 아니고 앞으로도 아무 것도 아닐 내가 편안해진다. 그리고 네가 절 앞의 연못에서 달밤에 한 이야기는 옳았다. 우리는 어려운 책을 쓰기 위해서도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야한다.
---본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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