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하는 유리천장지수에서 매년 꼴찌이다. 하지만 이런 환경에서도 유리천장을 뚫으려고 노력했던 그리고 지금도 노력하는 여성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그녀들에게는 분명히 무언가가 있다. 공부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불굴의 의지, 용기, 자신감, 끈기, 열정 등등의 ‘플러스 알파’가 있다. 또 그녀들은 사회적 정서적 재능도 뛰어나다. 무엇보다도 그런 그녀들의 플러스 알파는 전염성이 강하다는 점이다. 나는 그 강한 ‘전염성’이 더 널리 퍼지도록 이 책을 썼다. --- pp.10-11
그녀들이 가지고 있는 마인드와 태도는 복합적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하나씩 하나씩 분리하기가 어려웠다. 야망, 자신감, 소통, 용기……. 그런 게 다 한 덩어리로 뭉쳐 다니는 것 같다. 야망 있는 그녀에게는 용기도 있다. 또 그녀들에게서는 ‘남성과 특별히 다른 점’이나 ‘여성이니까’ 하는 부분들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성장은 야망, 자신감, 긍정으로 무장된 마인드셋, 실행, 도전, 끈기 같은 태도, 그리고 실제 어떻게 일을 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으로 만들어진다. 나는 이 세 가지 요인들을 ‘성장 메이커’라고 부르고 싶다. 성장 메이커의 출발점은 마인드셋이며 태도는 마인드셋을 실천하는 과정이다. 야망, 자신감, 긍정 마인드가 내면의 힘이라고 한다면 실행, 도전, 끈기와 같은 삶을 실천하는 자세나 태도는 외면의 힘을 의미한다. 마인드셋과 태도가 서로 조화를 이룰 때 나의 성장은 점점 커지게 될 것이다. --- p.26
“일에 대한 실적이 같다고 하면 ‘나는 남자들에게 월급을 더 줄 것이다.’라는 상사의 말을 들은 적이 있었죠. 그 이유가 기가 막혔어요. 남자는 가장이기 때문이래요. 일반적 사회 분위기가 그래요. 실력으로 인정받고 파트에 헤드가 되고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업무 성과와 공부밖에 없었어요.”
우리FIS CEO를 지낸 권숙교 김앤장 상근고문이 외국계 씨티은행을 다닐 때 경험했던 일이다. 그녀는 오직 실력으로 인정받고자 더욱더 자신의 성장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일찍부터 IT와 금융을 융합한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 --- p.35
푸르덴셜생명 손병옥 회장은 40년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힘든 일도 많았다. 하지만 그녀는 힘든 일은 누구나 있게 마련이라고 생각했다. 짧게 가느냐, 길게 가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극복하는 힘은 삶의 태도에서 나온다. 긍정적일 사람일수록 넘어지면 금방 일어난다. “100번 넘어지면 101번 일어났어요.” 계속 왜 그렇게 사느냐고 물으면 “내가 스스로 일어나지 않으면 누가 나를 도와주나요?” 하며 스스로를 지켜냈다.
그녀는 직장 내 크고 작은 힘든 일을 겪을 때마다 “성공? 될 때까지 하는 것! 그뿐! 어쨌든 포기하지 말고 될 때까지 하는 것, 그뿐!”이라는 말을 항상 되새겼다. 그녀는 대학 졸업 후 1974년 외국계 은행인 체이스맨해튼은행의 서울 지점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미들랜드은행과 HSBC 등 외국계 은행을 거치며 경력을 쌓았지만 1993년 사표를 내고 미국 워싱턴 D.C.의 상무관으로 발령받은 남편을 따라 미국에 갔다. 하지만 다시 귀국을 하고 나니 할 일이 없었다. 그런데 뜻밖에 스카우트 제안이 왔다. 3년간의 공백을 딛고 푸르덴셜생명의 인사부장을 맡게 됐다. 어렵게 다시 얻은 기회이니만큼 정말 열심히 일했다. 성과와 공로를 인정받아 2003년 생보사에서 처음으로 여성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CEO 자리까지 승진했다. --- pp.74-75
2016년 11월 10일 나는 또 이런 연설을 들어야 했다.
“우리는 아직도 세상에서 가장 높고 단단한 유리천장을 부수지 못했습니다.” 미국 제45대 대통령 선거 패배를 인정하는 연설에서 힐러리 클린턴은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언젠가 누군가는 반드시 해낼 것입니다. 그 일이 지금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빨리 오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 연설을 보고 있을 어린 소녀들께 전합니다. 여러분은 힘 있는 존재들이며 여러분의 꿈을 추구하고 이루기 위해 세상의 모든 기회와 가능성을 누릴 자격이 있는 존재들입니다. 이것을 절대 의심하지 마십시오.” 『허핑턴포스트』는 “이 발언은 트위터에서만 46만 번 이상 트윗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최초 여성대통령을 기대했던 내 친구들은 실망하며 힘없이 말한다. “내 생전에 미국 여성대통령은 보지 못할 것 같아.” 선거패배 원인이야 여러 가지가 있겠고, 타국의 정치상황을 속속들이 꿰뚫고 있지는 못하지만 전 세계에서 많은 여성들은 세계 최강국인 미국에서 유리천장이 깨지기를 희망했다. 오늘 그 희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마냥 실망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죽을 때까지 성장을 꿈꾸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계속 도전할 때 힐러리가 말한 것처럼 언젠가는 그 누구나 모든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임을 확실하게 믿고 싶다.
--- pp.269-2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