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는 이 세상에서 무서워하는 것이 두 개 있었다. 오직 그 두 가지만이 무서웠다. 그중 하나는 마을 사람들이 재즈를 지켜보면서, 그는 저주받고 태어나 살인에 관한 교육을 받았고 결국에는 아버지처럼 연쇄 살인범이 될 운명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나머지 하나는… 그 사람들의 말이 옳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새로운 시체가 발견된 마당에, 누가 마을 사람들을 비난할 수 있겠는가? 전혀 다른 두 명의 연쇄 살인범이 로보스 노드처럼 작은 마을을 선택할 확률은 1억만 분의 1이다. 그 정도가 아니라 아예 생각할 수조차 없는 일이었다. 빌리 덴트는 수감되었고, 32번의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마을에는 빌리가 죽고 나서도 5년은 지나야 가석방이 가능할 거라는 농담이 돌았다. 그는 교도소에 발을 들여놓은 순간부터 엄중한 감금을 당하고 있었다. 하루에 23시간 동안 가로 1미터 50센티미터, 세로 2미터 40센티미터 너비의 콘크리트 블록으로 지은 독방에 갇혀 지내고 있었다. --- 본문 중에서
가끔 나는 살아 있는 사람과 죽어 있는 사람의 차이가 뭔지 알 수 없을 때가 있어. 예쁜 소녀들을 보면서 가끔씩 생각에 잠기곤 하지. 저 아이는 살아서 숨을 쉬고 있는 걸까? 아니면 그저 인형인 걸까? 저 애가 울면 진짜 눈물이 나올까? 저 입에서는 진짜 비명이 터져 나올까? 그런 생각이 안개처럼 스며들면 마음이 혼란스러워지고, 좌절감을 느끼면서, 혼동하게 돼. 그럴 때 싸우는 거야. 처음에는 아주 작은 부위부터 시작하지. 귀나 입술, 발가락 같은 곳을 공격해. 그런 다음 좀 더 큰 부위로 이동해 가지. 그렇게 상대방이 피를 흘리기 시작하면, 계속해서 공격하는 거야. 그러다 보면 어느 새 내 손은 피에 젖어들고, 입속이 따뜻해지지. 그렇게 계속 공격하다 보면 정말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나, 재스퍼. 정말 마법 같고, 특별하고, 아름다운 일이. 상대방이 더 이상 움직이지 않으면, 싸움을 멈추지. 그렇게 싸움이 끝나면 그 순간 마음이 깨끗해지는 거야. 여자가 죽었어. 여자가 죽었다는 건, 그 여자가 한때 살아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단 말이지. 그 순간 나는 알게 돼, 저 여자는 살아 있는 사람, 진짜 살아 있는 존재였다는 것을. 그 사실을 이해하게 되었기 때문에 기분이 좋아지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