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소프트웨어 관련 기관 정책연구팀에서 일하고 있다. 수학과 졸업 후 대학원에서 철학을 공부했다. 그간 학술기자, 탐사보도 연구원으로 일했다. '문화기술과 관동팔경 역사문화의 개발' '높은 체감실업률과 확산되는 청년실업층의 이중고' 등 소논문과 『레이첼 카슨과 침묵의 봄』을 썼다. 이외에 『인수위 67일이 정권 5년보다 크다』와 『지식의 이중주』를 기획했다.
세계를 형성하는 네 가지 요소인 불?물?공기?흙에 더해 소프트웨어가 등장했다. 아니, 이제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지배한다’는 말은 ‘우세하다’는 의미와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의 의미를 함께 포함한다. 헤겔의 역사철학이 함의하듯 역사라는 것이 세계 이성의 자기 전개일까? 그렇다면 이성적인 것은 현실적이요, 현실적인 것은 이성적이다. 소프트웨어의 지배 속에 인간의 관념 역시 변할 수 있는 것이다. --- p.11
소프트웨어의 핵심은 단연 ‘논리’가 아닐까 싶다. 수많은 알고리즘(algorithm)이 모여야 정확하고 효율적인 연산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논리는 수학적 사고다. 아인슈타인이 다른 분야에서는 그렇지 못했지만 수학에서는 탁월한 재능을 보였다. 이러한 모습은 소프트웨어 관련 종사들에게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세계적인 게임개발자 미야모토 시게루의 경우, 전체 학업성적은 낮았으나 수학성적은 좋았다.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빌 게이츠(Bill Gates), 구글의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 야후(Yahoo)의 창업자 제리 양(Jerry Yang)역시 그들에게 수학은 즐거움이었고 창의성의 원천이었다. --- pp.28~29
전통적인 오프라인 시장의 경제 법칙 중에 ‘파레토의 법칙(Pareto’s law)’이란 것이 있다. 보통 ‘2080 법칙’이라고 불리는 이 법칙은 소수의 상위 20%가 하위 80%를 이끌어가는 비즈니스 현상을 말한다. 그러나 인터넷 사회에 접어들면서 이러한 법칙은 상당히 어긋나거나 정반대의 현상으로 흘렀다. 그 결과 ‘롱테일(The long tail) 법칙’이라는 새로운 법칙이 등장했다. 긴 꼬리의 다수 80%에 해당하는 적은 매출이 모여 상위 20%의 매출을 압도한다는 개념으로 ‘파레토의 법칙’과는 정반대다. 2007년 거래액 500조를 돌파한 인터넷 전자상거래에서 주로 나타난 이러한 현상은 최근 포털사이트의 검색 전략에서도 통용되기 시작했다. --- pp.52~53
특허 전문가들조차 소프트웨어 관련 특허 소송에서 과연 어디까지가 특허인지 선을 긋기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특정 소프트웨어가 나오면 여기에 토대를 두고 다른 소스코드를 만들고 개선해 또 하나의 새로운 소프트웨어가 생겨나는 게 정보통신 업계의 관행이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소스코드 공유를 통해 전 세계 개발자들에게 기술혁신을 주문하거나 구글이 개발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디벨로퍼즈 사이트(https://developers.google.com)가 그러한 예다. 이토 조이치(Itou Jouichi) MIT 미디어랩 소장은 “소프트웨어 분야는 변화가 너무 빠르고 혁신 비용이 낮아서 특허는 불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특허가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오히려 이에 들어가는 비용이 많아 거대 기업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