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환경과 상황이 절망적이라고 해서 아이들까지 모두 무기력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배우고자 하는 열망,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욕심은 모든 인간의 본능일 것이다. 지라니 합창단은 고로고초 아이들에게 그것을 불러일으켜주었다. 내가 아이들의 작은 손을 붙잡고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으냐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냐고 물으면, 아무 계획이 없을 것 같은 아이들도 모두 미래에 대한 꿈을 말한다. 늘 천진하고 즐겁게 노래하는 아이들의 마음속에 그렇게 야무진 꿈이 있다는 사실에 놀란다. 그 진지한 자세가 마음이 아프면서도 한편으로 감동으로 다가온다.”
“지라니 합창단의 대표곡인 후잠보 송은 “하쿠나 마타타”라는 후렴이 계속 반복된다. 하쿠나 마타타는 스와힐리어로 “아무 문제없어”, “걱정 없어”라는 뜻이다. 내가 지금껏 인생을 살면서 깨달은 가장 중요한 사실은 세상의 모든 일은 결국 마음에서부터 오는 울림이라는 것이다. 절대로 못 견딜 것 같은 상황을 견디게 하는 힘은 다른 무엇이 아니라 바로 내 안에 있다. 내가 내 삶을 부정하고 외면하는 순간 세상의 그 어떤 것도 나를 구원할 수 없다. 그래서 아무리 하찮고 보잘것없다 하더라도 내 삶의 이유를 찾고, 찬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한 마음과 생각이 나를 살아갈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괜찮아, 아무 문제없어”라는 후렴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잠보 송은 이러한 점에서 가장 중요한 삶의 진실을 담고 있다.” “쓰레기 처리장 한가운데에 위치한 고로고초 마을은 상상 이상으로 비참했지만, 그 속에서도 분명 희망이 싹트고 있음을 눈으로 확인했다. 한 달여 동안 머물면서 그곳 아이들과 함께 뒹굴며 어울려 놀았다. 그들과 같아질 수는 없지만 같이 놀아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당장 그들의 환경을 바꿔줄 수는 없지만 그들의 웃는 얼굴을 사진에 담아 건네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언제까지나 계속되는 불행이란 있을 수 없다”라는 말이 있다. 태어날 때부터 너무나 무거운 삶의 짐을 짊어진 이 아이들에게 앞으로는 행복한 일들만 일어나기를 간절하게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