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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겨우 자식이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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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겨우 자식이 되어간다

: 평범하지만 특별한, 작지만 위대한,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해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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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0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68쪽 | 342g | 135*205*17mm
ISBN13 9791190382014
ISBN10 119038201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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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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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도, 방황도 투정도 나에겐 허용되지 않는 것들이었다. 사달라고 조르는 것. 해달라고 칭얼대는 것. 아이의 언어. 청원의 말들. 사실 그것은 내가 부모에게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이기도 했다. 많이 생략했다.
아이가 말보다 침묵을, 요구보다 인내를 먼저 배웠다. 어린 나이에 어리광조차 제대로 피우지 못하고 힘겨운 부모의 삶을 일찍이 이해해버린 일은 참 슬프다. 그래서 어린 시절의 나는 스스로 활기찼고 때때로 우울했다. 자라는 동안 아빠를 부정했고 다 자라고 나서야 인정했다. 서러운 만큼 부정하고 나니 어른이 됐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 p.37

아빠는 손에 종이와 펜을 쥔 날보다 못과 망치를 쥔 날이 훨씬 많았다. 무거운 벽돌과 시멘트, 철근과 나무판들은 매일 만졌어도 그 얇디얇은 종이 한 장 만질 날은 많지 않았다. 아빠의 직업은 그랬다.
하지만 그런 아빠에게도 수첩과 펜은 항상 필요했다. 그 수첩에는 하루하루 일한 날짜들이 빼곡히 적혀 있었는데, 일용직 근로자였던 아빠에게는 일한 날 수를 잘 적어두고 확인하는 일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아빠의 삶은 글자보다 숫자가 많았다. 그 숫자들이 차오를 때면 아빤 항상 나에게 불쑥 물었다.
“팔만 원씩 26일이면 얼마냐.”
“이백팔만 원이요.”
곱셈을 해드리고 나면 아빠는 기쁨도 슬픔도 아무런 감정도 없이 그저 고개 한 번을 끄덕이고 나가셨다. 아빠의 월급에는 감정이 없다.
--- p.30

가끔 아빠에게도 문자가 온다.
‘연락 바랍니다.’
‘연락 바랍니다.’
뭉툭한 손가락으로 이상하게만 자꾸 저 문구를 반복해 누르는 아빠. 나는 ‘연락 바랍니다’ 여섯 글자를 ‘딸아 보고싶다’로 읽는다. 부모님은 딸의 생각을 잊는 법이 없어서 잠이 안 올 때, 삶이 무료할 때, 일이 없을 때 정체 모를 문자들을 나에게 보낸다. 휴대폰을 보고 손가락으로 아무거나 눌러보며 딸의 마음을 콕콕 터치한다. 그 문자를 보고 있으면 내 마음이 쿡쿡 저려온다.
나는 가끔 엄마 아빠에게 답장을 보낸다.
‘엄마 사랑해요.’
‘아빠 건강하세요.’
온 줄도 모르고 확인도 못하는 그 문자를 부모님께 가끔 보내곤 한다. 문자로 이야기를 나누고 연락을 주고받는 것은 내가 단념해야 하는 일이었지만, 엄마와 아빠는 잘못 누르는 문자로 딸에게 마음을 보낸다. 시간이 걸리고, 읽을 수 없기도 하고, 반복해 보내기도 하지만 엄마와 아빠가 나에게 보내는 문자 그리고 그 문자에 내가 답하는 마음. 그것이 내가 일흔의 부모와 문자를 주고받는 유일한 방법이다.
--- p.45

충분히 사랑받으면 결핍이 없어진다 했던가. 나는 나의 결여가 부모의 사랑으로 채워졌음을 이제야 알겠다. 그래서 내가 완성됐음을 너무나 잘 알겠다. 나는 많이 사랑받았다. 아버지는 자기 목숨을 걸고 나를 위해 노동했고, 어머니는 자기를 희생해 나를 위해 밥을 지었다. 그 노동과 밥은 가난과 무지를 넘기 위한 부모의 피나는 노력이었다. 그런데 지나온 나는 ‘지금의 나를 만든 건 부모가 아니라 나’라고 이기적으로 생각하며 자랐다. 혼자 크고 혼자 이뤘다 느꼈다. 부모는 걸림돌이 아니다. 걸림돌은 내가 주워 오는 것이다. 돌멩이는 훠이 훠이 던져버려야지 주머니에 담아두는 것이 아니다. 무겁고 힘들고, 무엇보다 나를 축 처지게 한다.
--- p.132

엄마가 엄마로 애써온 대부분의 것들은 기억되지 않았다. 어김없이 반복되었고 티 나지 않았으니까. 계속한다고 줄어들거나 나아지는 게 아니라, 그 상태를 유지하거나 그대로였으니까. 집 안의 모든 것들을 고스란히 있게 하기 위해 엄마는 부지런히 움직여야 했다. 먼지는 쌓이지 않았고, 옷은 항상 깨끗해졌고, 냉장고는 언제나 채워져 있었다. 어떤 것이 보호되거나 지탱될 때, 어떤 이는 축이 나고 지쳐간다.
엄마가 평생 해낸 집안일과 엄마가 평생 만든 음식들은 한 끼의 식사가 끝나거나 하루가 끝나고 나면 다 잊혀졌다. 그것은 자식이 한 가장 큰 망각이자 잘못이었다.
--- p.189

어찌 됐건 내가 나의 부모의 이야기를 더 열심히 써야 할 이유가 분명해졌다. 글이 가진 힘을, 연대를, 희망을 보았다. 가장 큰 공감과 위로는 그저 뻔한 대답이 아닌 자전적 담론임을, ‘나는 그랬다’고 꺼낸 한마디가 ‘나도 그랬는데’로 돌아오는 선순환임을 잘 안다. 너무 깊어 꺼내기 힘들었지만 팔을 뻗어 어딘가에 내놓았을 때, 박수 쳐주고 독려해주는 독자들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나는 오늘도 열심히 부모님의 이야기를 쓴다.
--- p.246

그 현장은 하루일 때도 일주일일 때도 몇 달일 때도 있었기에 50년을 넘게 일했지만 아빠는 회사 주소도, 내선 전화도, 명함도 없는 사람이었다. 아빠가 직장으로 출근했다면 나는 그 회사로 가 숙제도 하고, 아빠 내선번호로 전화를 걸어 통화도 하고, 아빠의 네모반듯한 명함도 만져볼 수 있었을까. 내가 아빠를 부끄러워했던 건 아빠가 회사원이, 건설사 대표가, 사장님이 아니어서가 아니라, 긴 경력을 유일한 직업을 그 노동을 감추었던 지난 시간들 때문이다. 참회와 반성이 참 많이도 늦었다. 행여 누군가 아빠의 직업을 물어올까, 묻는다면 뭐라 대답해야 할까 망설였던 낯없던 시간들. 창피한 건 아빠의 직업이 아니라 바로 나였다.
--- p.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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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희정 아나운서의 부모는 자신들의 손으로 직접 펜을 들어 글을 쓰지는 못했으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부모의 이야기를 드러내고 이를 깊이 긍정하는 딸을 이 세상에 등장하게 함으로써, 사실상 본인들의 삶에 담긴 위대함을 기록하고 알리는 데 성공했다. 나는 이 책을 임희정 아나운서와 그 부모님들이 함께 쓴 글로 읽었다. 책의 후반부에 실려 있는 시간차를 둔 두 장의 가족사진은 ‘저자들’이 이 글을 쓴 시간들의 얼굴이다. 나는 이 글을 읽는 동안 내 부모님의 얼굴과 삶이 떠올라 꽤 슬펐지만, ‘저자들’의 얼굴을 담은 페이지를 펼치는 순간 이 글이 담고 있는 시간들과, 나와 내 부모님의 시간들이 또한 얼마나 평범하고 종종 아름다웠는지를 떠올릴 수 있었다.
- 김원영 (변호사,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저자)
시간에서 기억을 지우고 나면 남는 것 혹은 몸에서 마음을 지우고 나면 남는 것. 허망을 말하려는 게 아니다. 다정과 비정 사이를 오갔던 한 사람의 온전한 윤곽은 무엇일까, 떠올려 보았다. 말하자면 ‘당신이 있다’. 이 단순한 진실 말고 아무것도 채울 수 없는 순간을 우리는 모두 가지고 있다. 이 책은 그 순간에 대한 기록이다.
역설적이게도, 임희정은 누구보다 행복한 성장기를 가졌다. 드디어 슬플 차례다. 그는 아름다움 운운하며 추억을 과거로 돌려세울 줄 모르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다 하지 못한 스스로를 끝없이 기억의 법정에 세울 뿐. 여기에는 이상한 인생의 윤리가 들어 있어서 슬프다. 나는 이 슬픔이 우리가 가진 최대치의 사랑이라고 믿는다.
- 신용목 (시인, 《우리는 이렇게 살겠지》 저자)
낡고 먼지 낀 ‘부모’라는 낱말의 가치를 가장 싱싱하고 진실한 언어로 복원해낸 책이다. 꿈을 품은 자식을 위해 매일 새벽 공사장으로 향한 아버지와 밥을 지은 어머니의 궤적을 따라가다 보면, 눈물과 자부심이 동시에 차오른다. 가난해서 미안했고 원망해서 죄송했던 지난날들에 새살이 돋아난다. 여기 담긴 글들은 작지만 치열했던 당신의 삶에 보내는 위로이자, 서툴지만 억척스러운 우리의 사랑에 보내는 헌사다. 결국 모두의 이야기다.
- 이주영 (〈오마이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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