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재미를 느껴 글을 쓰기 시작했던 학생. 몇 년이 지난 지금 작가를 꿈꾸며 소설을 통해 독자와 만나는 걸 즐기는 글쟁이가 됐습니다. 이제는 소설 읽는 것만큼 쓰는 게 좋고, 소설을 쓰는 것만큼 독자들의 댓글 읽는 걸 좋아하는 글쟁이입니다. 앞으로도 독자분들의 가슴을 울리고 웃게 하는 글쟁이로 남고 싶습니다.
저녁까지 사람 신경을 건드리는 저 쿵쾅대는 소리에 결국 우리의 은샘은 자리에서 일어나 대충 옷을 걸치고 엘리베이터를 잡아 올라갔다. 오늘은 담판을 짓고 말겠다는 다짐을 하며 말이다. 사진작가라 웬만해서는 집 밖에 있기 때문에 신경 안 쓰려고 했는데 이건 해도, 해도 너무한 거 아닌가. 오랜만에 집에 돌아와 씻고 푹 자려 했는데 저 윗집은 성격도 고약한지 자신을 가만히 두지를 않는다. “어디 그 잘난 면상 한 번 보자고.” 씩씩거리며 초인종을 눌렀다. 한 번 눌러서 안 나오길래 몇 번이고 눌렀다. 이러다 손가락에 지문이 사라지면 어쩌나 싶을 정도로 눌렀다. 그리고 그제야 자신을 볼 마음이 생긴 건지 문이 열리기에 그녀가 따지려고 목청을 높이려던 순간. “…응?” “누…구세요?” 귀엽다 못해 사랑스러움이 넘쳐흐르는 자신의 허리까지밖에 안 오는 한 남자아이가 나왔다. 진한 고동색 눈동자가 어찌나 맑던지 자신의 손에 카메라가 들려 있었다면 망설임 없이 찍고 말았을 것이다. 하얀색 배경에 우주선 그림이 그려진 앙증맞은 내복을 입은 남자아이를 보는 순간 그녀는 자신이 여길 왜 올라왔는지 잊어버리고 아이의 하얗고 말랑한 볼을 어루만졌다. “혼자 있니?” “아뇨…아빠하고 있는데 아빠는 씻으러 들어갔어요.” “그래? 어, 그래. 그럼 들어가 보렴.” 아이가 고개를 갸웃하고는 간신히 까치발을 들고 문을 닫으며 들어갔다. 그리고 아이가 들어가자마자 그녀는 혼란스러운 얼굴로 문을 쳐다봤다. “이 집…맞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된다. 저렇게 조그마한 애가 그렇게 큰 소리로 쿵쾅거릴 수 있을까? 거기다 아빠라는 사람밖에 없는 것 같은데 그런 어른이 뛰어다닐 리도 없고. 아무래도 자신이 뭐에 홀린 것 같다. “내 귀가 이상한 거야, 아암.” 돌아서는 은샘은 몰랐다. 자신을 천사처럼 홀렸던 그 순진해 보이던 아이가, 어른이어서 뛰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그 아빠라는 사람이 자신의 인생에 얼마나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