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플롯이 탄탄하게 어우러진 역사로맨스의 작가. 구제불능일 정도의 독서중독증을 타고난 메리 조 푸트니는 SYRACUSE UNIVERSITY에서 영문학 및 산업디자인 학위를 취득한 후 프리랜서 디자이너 생활을 했다. 1987년 11월 이후 20여 권의 책을 출간한 그녀의 작품은 심리적인 세밀함이 뛰어나기로 정평이 높다. 현재 국내에 소개된 작품으로는 알코올 중독자와 한 여인의 사랑, 그 사랑으로 알코올 중독을 이겨가는 회복과정을 세밀하게 그려낸 『오디세이의 노래』와 탕아로 소문난 집시백작과 정숙한 여교사의 만남을 그린 『바람꽃』, 『꽃잎이 바람에 흔들릴 때』, 『바람의 춤 1, 2』, 『바람의 연인』, 『바람의 나라』가 있다. 『바람의춤』과 『오디세이의 노래』, RITA상 수여 『바람의 나라』,-APHRA가 주는 '올해의 작품상'수여 ONE PERFECT ROSE-BALLANTINE에서 휴대용 하드커버 출간. 뉴욕타임즈 및 월스트리트 저널 베스트셀러, 워싱턴 포스트의 올해의 TOP ROMANCE에 선정.
힘들고 고단한 오후였다. 그러나 앨리즈는 대번포트가 다른 일꾼들과 한마음으로 열심히 양떼를 씻기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고집 센 암양들의 발길질과 박치기를 마다하지 않으면서 함께 발버둥치고, 그런 암양을 놓치지 않으려다 자기가 물 속에 처박히는 지경에 처하면서도 다른 일꾼들의 웃음소리에 함께 웃어주는 그의 모습은 함께 있었던 모든 사람들을 감동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p.157
앨리즈의 밀쳐내는 힘에 레저널드는 잠시 중심을 잃고 흔들렸으나 이내 다시 몸을 가누며 앨리즈의 왼쪽 팔을 낚아챘다. [수줍은 거절은 당신한테는 안 어울려, 앨리즈. 당신이 내게서 원하는게 뭔지 나도 잘 알아. 기꺼이 당신한데 그걸 주겠어.] 레저널드는 무도회장의 정원에서 그랬던 것처럼 부드러운 손길로 앨리즈의 뒷머리에 손을 갖다 대고 그녀의 얼굴을 천천히 앞으로 끌어당겼다.--- p.313
대번포트가 스트릭런드를 떠난 지도 일주일이 지났다. 앨리즈의 마음은 그 동안 안도에서 불안으로 바뀌었다. 비록 어색한 대면이 될지라도 대번포트가 빨리 돌아와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바뀐 것이다. 그가 비록 무례하고 타락한 탕아이고 그녀의 삶에 두통거리만 안겨줄 사람이라 해도, 그가 가까이 있는 것이 훨씬 더 삶을 즐겁게 한다는 것만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었다.
장부를 정리할 때마다 느끼곤 하는 거였지만, 앨리즈는 오늘도 영국의 도량형과 화폐단위는 십진법으로 개선되어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그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문을 두드린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면서 그녀는 들어오라고 말했고, 누가 들어오는지 고개를 들어보지도 않았다.
발소리를 죽여 살금살금 다가온 레저널드는 팔만 뻗으면 닿을 만한 거리에 이르러서야 안녕하시오, 하고 인사를 했다. 펄쩍 뒤어오를 정도로 놀란 앨리즈는 고개를 치켜들었다. 그 바람에 펜에서 잉크가 흘러 종이에 여기저기 얼룩을 만들고 말았다. 호들갑스러운 꼴을 들켜버렸다는 민망함 속에서도 애써 침착한 마음을 되찾은 앨리즈는 내심 한숨을 쉬었다.--- pp. 190-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