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캐릭터, 플롯이 탄탄하게 어우러진 역사로맨스의 작가. 구제불능일 정도로 독서중독증을 타고난 메리 조 푸트니는 Syracuse University에서 영문학 및 산업디자인 학위를 취득한 후 프리랜서 디자이너 생활을 했다. 1987년 11월 이후 20여 권의 책을 출가한 그녀의 작품은 심리적인 세밀함이 뛰어나기로 정평이 높다. 현재 국내에 소개된 작품으로는 알코올 중독자와 한 여인의 사랑, 그 사랑으로 알코올 중독을 이겨가는 회복과정을 세밀하게 그려낸 『오디세이의 노래』와 탕아로 소문난 집시백작과 정숙한 여교사의 만남을 그린 『바람꽃』이 있다.
역자 : 김은영
이화여자대학교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프리랜서로 활동 중이다. 번역서로는 『신부』『마지막 약속』『여백의 사랑』『사랑을 부르는 천사』『사랑의 표적』『오디세이의 노래』등이 있다
'영광입니다, 공작님. 댁같은 남자분들은 결혼을 원할 땐 돈 많고 아름다운 열 여덟 살짜리 처녀를 고르는 게 아닌가요?' 마고의 히스테릭한 웃음소리가 고요하던 정원을 흔들었다. '유감스럽게도 전 그 중 하나도 갖지 못했군요. 다른데 가서 알아 보시죠? 한동안 위험한 줄타기를 하시더니, 판단력이 대단히 흐려지셨군요?' 마고의 노골적인 거절에도 불구하고, 레이프는 한 가닥 희망의 빛을 보았다. 사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로빈을 거부했던 그녀였다. 그러나 지금 그녀는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은 하지 않았던 것이다. 레이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그것이었다.---
매기와 두 남자는 본채와 마구간 사이의 소로를 무사히 지나갔다. 레이프가 먼저 빗장을 열고 문을 걷어찼다. 그의 소총이 안에 있을지도 모르는 적을 겨냥하고 있었다. 다행히 마굿간 안에 인기척은 없었다. 안을 대충 훑어본 레이프가 말했다. 「로빈, 제일 좋은 말을 골라요, 마고, 마구를 챙겨요. 난 망을 볼테니 .」세 사람은 마치 오래도록 훈련이라도 해온 사람들처럼 손발이 척척 맞았다.
하지만 그녀의 생각은 창고에 들어서는 순간 툭 끊기고 말았다. 강철같은 억센 손이 그녀의 입을 틀어막고 허리를 옥죄었기 때문이다. 괴한은 그녀가 소총을 놓을 때 까지 사정없이 팔을 비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