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는 사회적 기업 ‘대지를 위한 바느질’을 ‘대바늘’로 줄여 표기했습니다.
* 각각의 결혼 이야기 마지막에 실린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지면은 실제 부부들이 서면으로 응답해주신 내용입니다.

이인원, 송인영 부부는 누구보다 알뜰한 결혼식을 올렸다. 간소한 결혼식을 하고 싶어 여기저기 알아보다 대지를 위한 바느질과 함께 결혼식을 진행했던 친구 소개로 찾아왔다. 결혼식 비용을 아껴 살림을 하나 더 장만하고 싶다는 실속파였다. 그래서 특별히 어떤 이벤트를 하거나, 결혼식을 꾸미기보다 ‘작은 결혼식’을 위해 무엇을 아낄 수 있을지 조언만 했다.
_ 스마트웨딩 ‘이인원, 송인영 부부’

일생에 단 한 번이기에 특별하게 하고 싶은 게 결혼이지만 반드시 ‘돈을 많이 들이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결혼식이 아닌 당사자들이 행복한 날이 바로 결혼식이 되었으면 해요. 이번 기회에 원 없이 써야 한다, 무조건 화려해야 한다, 남들에게 뒤쳐지면 안 된다… 이런 생각들은 잠시 접어두세요. 사실 결혼식에 오는 사람들은 우리를 축하해주러 오는 것이지 웨딩드레스의 질을 따지기 위해, 결혼식의 화려한 정도를 살피기 위해 오는 분들이 아니잖아요. 결혼식 당일, 신랑과 신부는 사실 뭘 입어도 그 모습 그대로 아름다우니까요.
_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복태와 한군 부부’

사실 한보람, 박슬혜 부부는 드레스 외에는 전부 다 알아서 진행을 한 케이스다. 대바늘에서는 약간의 조안만 보탰지, 나머지 공간을 고르고 청첩장이나 웨딩케이크 주문까지 신랑, 신부가 직접 발품을 팔아 하나하나 결정했다. 브랜드 디자인 관련 일을 한다는 신부의 센스 덕분인지 전문가 없이도 컬러 밸런스와 콘셉트를 잡는 능력이 탁월했다. 신랑, 신부가 직접 준비를 하다 보면 청첩장, 웨딩 장식, 케이크 등의 디자인이 중구난방이 되어 통일감이 사라지기 쉬운데, 이 커플이 고른 디자인은 전혀 흠잡을 데 없을 만큼 아기자기하고 예뻤다. 단순하고 간결한 스타일의 ‘블랙 앤 화이트’ 콘셉트는 신랑, 신부의 개성까지 그대로 느껴지는 결혼을 낳았다.
_ 새로운 예식 공간 ‘Alice & Paul 부부’

결혼식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보통 예산에 따라 이것저것 비교를 하고 가장 좋은 것을 선택한다. 그러다 보면 원래 대바늘과 함께 하기로 결정했던 것들 중에서도 빠지는 항목이 생기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드레스와 부케, 부토니아, 청첩장, 뷔페 업체 등을 대바늘 측에서 소개한 업체로 정하려다가도 현실적인 부분을 따지다가 결국 드레스만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상담을 여러 차례 진행한 뒤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되는 신랑, 신부는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기도 하고, 그런 마음에 연락이 뜸해지기도 하는데, 절대 그럴 필요가 없다. 결혼의 주인공은 신랑, 신부이니 원하는 것을 선택할 권리도 역시 신랑, 신부에게 있는 것이다.

정해진 틀에서 하나씩 바꿔가는 <br/> 웨딩 D.I.Y의 즐거움! <br/><br/>일생에 단 한 번뿐인 결혼, <br/>당신은 어떤 결혼식을 하고 싶으세요? <br/><br/>신혼부부 평균 결혼 비용으로 1, 2억 이상은 써야 한다고 생각하는 시대가 왔다. 사회생활을 시작해 5년 동안 알뜰하게 돈을 모았다는 커플도 결혼을 준비하기 위해 계산기를 두드리다 보면 금세 마음이 착잡해진단다. 신혼집, 웨딩홀 대관료, 예물, 예단,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의 줄임말) 패키지 등의 비용을 충당하려면 실제로 너무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 대한 정보를 찾고, 곳곳에서 열리는 결혼박람회를 참가해도 체크 리스트는 한결 같다. 이 모든 것을 꼭 빠짐없이 준비해야 하는 걸까? 우리가 대충 생각한 예산에, 우리가 꼭 필요하다고 느끼는 부분들만 챙겨서, 공장에서 찍어내는 듯한 결혼이 아닌 진짜 즐거운 날을 만들 수는 없는 걸까? <br/><br/>우리나라의 거품 가득한 결혼 문화의 변화를 위해 대여가 아닌 맞춤 드레스를 만들고, 예산에 맞게 새로운 스타일의 웨딩을 기획하고 제안하는 사회적 기업 ‘대지를 위한 바느질’의 이경재 대표는 말한다. 결혼식의 주인은 신랑, 신부이고, 정해진 웨딩 산업의 룰을 모두 다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전문 웨딩홀 대신 저렴한 비용으로 대여가 가능한 관공서나 평소 자주 찾던 레스토랑, 카페도 충분히 아름다운 결혼식 장소가 될 수 있고, 수백, 수천만 원을 들이며 생화 장식을 할 필요도 없다. 버려지지 않는 화분으로 식장을 꾸미고 결혼식이 끝난 이후에는 축하하러 와준 손님들에게 하나씩 나눠주면 그만이다. 실제 이렇게 결혼식을 진행한 여러 부부들을 소개하는 신간 도서 《잇츠 마이 웨딩》에 주목해보자. <br/><br/>우리만의 스타일로 꾸미는 웨딩 D.I.Y <br/><br/>콘셉트는 두 부부가 원하는 방향으로 잡기 나름이다. 음악이 중심이 되는 콘서트웨딩, 여러 아티스트가 총 출동한 아트웨딩, 건전 결혼 문화 캠페인의 일환인 작은 결혼식, 알뜰살뜰하게 준비한 스마트웨딩, 절친한 사람들만 모여 조촐하게 치러지는 하우스웨딩… 결혼식이 아닌 다른 방향에서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도 있다. 값비싼 비용을 들여야 하는 스튜디오, 메이크업, 드레스 패키지를 다른 방식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친구들과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 셀프 웨딩촬영을 해도 좋고, 드레스는 대여하는 대신 내게 잘 맞는 맞춤 디자인으로 제작해 입어도 된다. <br/><br/>이경재 대표가 소개하는 다양한 부부들은 각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결혼식을 만들어갔던 주인공들이다. 어떤 식으로 대지를 위한 바느질과 인연이 닿았는지, 그들이 원하는 결혼 스타일은 무엇이었는지, 그래서 어떤 것들을 실현했는지에 관한 이야기다. 결혼 이야기 뒤에 이어지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각 커플들이 결혼식을 회상하며 서면으로 응답해준 내용들이다. 그들이 결혼을 준비할 때 발품을 팔아 알아낸 고급 정보는 별도 페이지로 정리했다. 결혼을 앞두고 있는 커플이라면 7가지 STEP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웨딩 준비 페이지를 먼저 훑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